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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지구에 예술은 없다’… 페스티벌의 전환 노력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한다면
공연의 지속가능성도 생각해야

이미지 | 374호 (2023년 08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페스티벌 관련 업계에서도 ‘지속가능성’이 화두다. 현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각종 폐기물 방출을 최소화하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환경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국내외 공연예술 업계도 주도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가이드라인을 만들며 지속가능한 페스티벌을 만들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공연 산업의 규모가 큰 영국의 경우 페스티벌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 분석하고 나아가 환경 영향을 감소시키기 위한 업계 전반의 접근 방식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페스티벌 주최 측의 노력 만으로는 변화에 한계가 있다.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아티스트, 관객 모두 지속가능한 페스티벌을 만들어가야 할 책임이 있다.



편집자주

이번 기고문 작성에는 무신사 어스팀 인턴 강호성, 임주혜 씨가 함께 참여했습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트립합 뮤지션 매시브어택(Massive Attack)의 로버트 델 나자(Robert Del Naja)는 라이브 음악 산업이 영국의 국가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매년 46억 파운드 이상의 경제적 가치와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1 그래서 음악 산업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대응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밴드 라디오헤드(Radiohead)의 멤버, 톰 요크(Thom Yorke) 역시 다른 많은 산업과 마찬가지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라이브 음악 산업도 빠르게 변화해야 하고, 그러려면 정부의 인프라 지원과 계획이 필요하다며 지지 발언2 을 했다.

음악 마니아로서 이루고 싶었던 꿈 중 하나는 페스티벌 스테이지를 직접 프로듀싱하는 것이었다. 큰 규모의 록페스티벌에서 마침내 그 꿈을 이뤘다. 문화 다양성을 고려한 여러 프로젝트와 함께여서 더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페스티벌을 마칠 무렵이 되자 마냥 꿈을 이뤘다는 개운함만 남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버려지는 수많은 쓰레기, 낭비되는 자원들을 목격했기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페스티벌은 여름 시즌 야외에서 진행된다. 계절 특성상 폭우가 잦다. 관객들은 우비, 일회용 우산, 중요한 물품을 담기 위한 비닐 팩이 필요하다. 홍보 혹은 판매용으로 준비된 이 일회용품들은 사용 후 여기저기 버려진다. 스태프들은 안전과 위생을 위해 치우기 바빴다. 대형 쓰레기봉투에는 페트병, F&B존에서 사용된 플라스틱 컵, 도시락, 비닐, 비옷, 장화 등이 가득 찬다. 즐거움의 이면에는 너무나 많은 쓰레기가 있었다. 음악을 즐기는 일회성 행사이니 괜찮다고 넘기기엔 공연과 페스티벌은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며 폐기물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공연 산업은 지금까지 문화예술 자체로서의 완성도, 아티스트와 관객의 편의를 우선시해 왔다. 하지만 현장에서 그 이면을 깨달은 순간, 전환이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공연을 즐기는 환경, 나아가 지구의 환경이 파괴되면 공연은 지속될 수 없다. 죽은 지구에 예술은 없다. 따라서 공연과 페스티벌 산업에서도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고, 기록하고, 줄이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인류는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배출량을 유지한다면 지구 기온이 4도 상승할 것이라는 IPCC 6차 과학평가보고서를 떠올린다면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킬 필요가 있다.3 매시브어택, 라디오헤드의 촉구와 같이 문화예술의 영역인 공연과 페스티벌 역시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를 빠르게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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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신사 어스 카테고리 오너

    이미지 무신사 어스(earth) 카테고리 오너는 기업 지속가능경영 담당자로서 사회·환경적 가치를 만들고 확산하는 일에 전념해왔다. CJ주식회사 CSV경영실, 코오롱FnC를 거쳐 임팩트투자사 HGI에서 기업의 임팩트 전환 전략을 연구했다. 현재 ‘지속가능한 생산 및 소비로의 전환’을 위한 실행 중심 이니셔티브 무신사 어스 서비스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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