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피프티 사태는 K팝의 글로벌 시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벌어진 사례다. 누군가는 이것을 탐욕의 사례라고 보고, 누군가는 예의와 의리의 문제로 본다. 다만 이 사안은 넓은 의미에서 헤게모니 싸움이다. 첫 번째로, 기획사와 아티스트의 헤게모니 갈등을 보여준다. 피프티 피프티 사태는 양자의 계약을 둘러싼 역학 관계 변화가 데뷔 초에도 일어날 수 있으며 여론은 그룹의 극초기 단계에서 기획사의 기여도가 높다고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두 번째로, 글로벌과 로컬 자본의 헤게모니 갈등도 보여준다. 이 사태는 워너뮤직 등 글로벌 기업이 팬덤을 모으는 데 최적화된 K팝 비즈니스 모델에 주목하면서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음을 보여줬다. K팝은 팬 인게이지먼트를 높이고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는 방법론이자 엔터테인먼트의 실패 확률을 낮추는 사업 모델로서 인정받고 있으며 피프티 피프티 사태는 K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훨씬 더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시사점을 남긴다.
2023년 11월 1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2023 빌보드 뮤직어워드’가 열렸다. 이번 빌보드에서는 처음으로 K팝 4개 부문이 신설됐다. ‘톱 K팝 투어’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 ‘톱 K팝 앨범’ ‘톱 글로벌 K팝 송’ 등 4개 부문에 다수의 후보가 올랐고 결과적으로 BTS의 정국, 스트레이 키즈, 뉴진스, 블랙핑크가 각 부문을 수상했다. K팝의 현재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차우진 평론가는 1999년부터 음악 산업에 대한 비평과 기획을 병행했다. 최근 5년간 메이크어스, 스페이스오디티 등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 및 구축했다. 2020년부터는 콘텐츠 비즈니스 관점으로 음악 산업을 분석하는 전문 미디어 TMI.FM(Tech/Media/Inspired)을 운영 중이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네이버 온스테이지 기획위원, 현대카드 뮤직 콘텐츠 기획 및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하는 대중음악백서의 기획위원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