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동화를 위한 기업들의 시도는 관련 사업 초기, 번번이 실패했다. 로봇의 설치와 유지보수에 고도로 숙련된 인력이 동원되다 보니 인건비 절감 효과가 제한적이었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이 부족했으며, 일부 복잡한 프로세스는 기술의 한계로 인해 자동화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AI 기술의 발전으로 진입 장벽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로봇이 수행 가능한 작업이 다양해지고, 상황 적응력이 높아지고, 인간과 같은 손재주를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AI로 불 꺼진 공장을 구현하려면 투자 기준을 바꾸는 등 혁신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비판적 검토가 동반돼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2024년 8월 21일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디지털 아티클에 실린 ‘Can AI Deliver Fully Automated Factories’를 번역한 것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제조기업들은 완전 자동화 공장의 도래를 간절히 기대해 왔다. 완전히 자동화된 공장에서는 첨단 로봇과 지능형 기계, 센서로 구성된 네트워크가 생산을 원활하게 조율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운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렇게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면 이론적으로는 완전한 어둠 속에서도 공장을 운영할 수 있고, 이런 공장은 ‘불 꺼진 공장(light-out factory)’이라는 별명을 얻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아디다스가 미국과 독일에 만든 ‘스피드 팩토리’, 스탠리 블랙앤데커가 미국 텍사스에 만든 ‘크래프트맨’ 공구 공장, 테슬라 등 눈에 띄는 사례들이 있었다. 하지만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과도한 자동화는 실수였다”고 말했듯 이런 완전 자동화 공장의 전반적인 성공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업계 전문가는 불 꺼진 공장을 만드는 계획을 포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필자들은 이렇게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2018년 이후 선진국 제조업의 시간당 생산량은 미국(-0.4%), 독일(1%)과 같이 거의 정체 상태에 빠져 있고 이는 앞으로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공장 자동화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우리의 연구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제조업체들에 좋은 소식은 상당한 변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의 공장 자동화를 어렵게 만들었던 구현 진입 장벽은 향후 몇 년 내에 빠르게 낮아질 것이다. 자동화 로봇의 능력과 범용성, 비용적 효율은 더욱 향상되고 있으며 생성형 AI가 물리적으로 공장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이런 불가피한 혁신에 대비하지 않는 제조업체는 뒤처질 위험이 크다.
기존 공장을 ‘불 꺼진 공장’으로 전환하기
전 세계적으로 불 꺼진 공장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을 입증하는 혁신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 고객사 중 하나인 유럽에 본사를 둔 자동차 공급업체의 예를 들어보겠다. 이 회사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공장을 완전 자동화된 운영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과감하게 결정했다. 사람은 기획자, 감독자, 유지보수자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다.
다니엘 쿠퍼는 BCG 헨더슨연구소 펠로이자 독일 쾰른 사무소의 매니징 디렉터다. BCG 글로벌 제조 및 공급망 팀을 이끌고 있고 미래 공장으로 나아가는 고객사를 지원하는 BCG 혁신 운영 센터를 설립했다. 그는 초생산적(hyper-productive) 미래 공장이 지역 및 특정 제조 허브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AI와 자동화가 공장의 비용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