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한국의 중소 벤처기업들이 글로벌 전략을 추진할 때 염두에 둬야 할 오해와 진실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해외 진출에 실패하는 이유는 현지 정보 부족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과도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빚어진 잘못된 확증편향 때문이다.
둘째, 과거에는 내수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해외에 진출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에서 새로운 수요를 발굴한 뒤 오히려 한국으로 역진출하면서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셋째, 익숙한 근거리 시장보다 원거리, 선진 시장에서 획득한 노하우가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넷째,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는 리스크가 큰 해외 진출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2024년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 명단에 한국 기업 15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2023년보다 3곳이 줄어든 수치다. 반면 일본은 같은 명단에 40개 기업이 포함됐으며 전년도보다 1곳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일본은 1990년에만 해도 111개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는데 지난 20년간 꾸준히 그 숫자가 줄고 있다. 흥미롭게도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일본 기업의 탈락과 일본 내 노동 가능 인구 감소의 상관관계는 0.94로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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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맥락에서 2025년을 정점으로 노동 가능한 인구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 또한 일본처럼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에 속하는 기업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의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섬뜩한 현실을 의미하며 곧 한국 경제의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
기업 성장의 두 가지 중요한 원천은 기술 혁신과 글로벌화다. 현재 국내 대기업들은 이미 글로벌화를 상당 부분 달성했다. 대기업은 글로벌화보다는 기술 혁신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점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가 최근 직면한 어려움의 원인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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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국내 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향후 글로벌화가 성장의 핵심 원천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림 1) 이에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을 대한민국 글로벌 성장의 원동력으로 보고 이들을 육성하는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의 많은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부터 한국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 이른바 ‘본 글로벌(born glo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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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생존과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화에 ‘빨간불’이 켜지거나 실패한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웹툰 플랫폼 카카오픽코마는 2021년 9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프랑스 법인을 세웠지만 3년도 채 되지 않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배달 앱 시장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배민)은 2023년 12월, 베트남 진출 4년 반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베트남에서의 누적 적자는 2000억 원을 넘었다.
이러한 예를 비롯해 한국발(發) 글로벌 기업의 성공과 실패 사례들을 바탕으로 글로벌화에 대한 네 가지 오해(myth)를 분석해보자. 오해는 종종 절반의 진실을 담고 있어 의사결정자로 하여금 미묘한 함정에 빠지게 만들기 쉽다. 특히 노하우가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이런 오해를 제대로 이해하고 인식하는 것이 실패 위험을 줄이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대개 레드오션이 된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현지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이제부터 소개할 성공 사례들은 현지 기업과의 경쟁이 불필요한 블루오션을 창출했다. 또한 해외시장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으로 역진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글로벌화에 대한 오해와 진실1. 현지 정보 부족이 장애물?→ 중요 정보 선별과 객관적인 판단이 중요 2024년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창업 10년 이내의 국내 스타트업 중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스타트업은 2.8%에 불과하다. 스타트업들은 해외 진출을 열망하지만 실제로는 주저하게 되는 원인으로 현지 정보 부족을 들고 있다. 2022년 벤처기업협회와 코트라(KOTRA)가 공동으로 벤처·스타트업 271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진출 관련 공동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지 정보 부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그렇다면 과연 정말로 정보 부족이 문제일까?
사실 우리는 전례 없는 정보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단 한 번의 클릭으로 각종 리포트 자료, 해외 진출 세미나 발표 자료 등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더군다나 중소벤처기업부와 외교부는 재외공관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창업 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대한 정보도 이전보다 더 쉽게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오히려 문제는 정보의 과다가 아닐까 싶다. 197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경제·심리학자 허버트 사이먼 교수는 인간은 제한적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에 기반해 의사결정을 내리며 처리해야 할 정보가 많을수록 자신이 가진 정보의 일부만을 사용해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주장했다.
정보의 양과 상관없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정보 해석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가설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이는 기존 믿음을 강화하는 정보를 더 주목하고 반박하는 정보를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게 만든다. 또한 닻내림효과(anchoring bias)로 인해 초기 정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초기에 제시된 정보가 후속 판단에 큰 영향을 미쳐 비합리적인 결정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런 편견들은 일상적인 의사결정 과정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정책 결정, 과학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요한 것은 누구나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정보를 편견과 선입견 없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최근 베트남에 진출한 많은 스타트업이 실패를 겪은 이유도 베트남의 평균 연령이 낮고 경제성장률이 높은 등과 같이 일부 희망적인 정보에만 의존했기 때문일 수 있다. 베트남에서 철수한 배민이 대표적이다. 배민은 왜 애초에 베트남을 선택했을까?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베트남에 진출하기 전 10여 명으로 구성된 시장 조사팀을 호찌민에 상주시키며 시장 조사를 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베트남 인구의 모바일 이용률이 높은 데다 로컬 배달 앱의 인기가 높다는 이유로 베트남 진출을 부추겼을 수 있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9년 진출 당시 베트남의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2억 달러(약 2300억 원) 정도였으며 2024년에는 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2019년 당시 한국의 음식 배달 시장 규모 9조 원에 한참 못 미쳤다. 싱가포르의 시장조사기관 모멘텀웍스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베트남의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11억 달러로 인도네시아의 45억 달러, 태국의 36억 달러, 싱가포르의 25억 달러, 필리핀의 24억 달러, 말레이시아의 22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동남아시아 최대 슈퍼 앱 기업인 그랩은 베트남을 포함한 이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평균 5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었다. 가격 경쟁이 한국보다 훨씬 치열해서 철수한 기업들도 있었다. 그런데도 이런 후발주자의 불이익을 감수할 만큼 베트남의 음식 배달 시장이 전략적으로 매력적이었을까? 아니면 처음부터 베트남 진출을 확정했던 것일까? 2019년 당시 스마트폰 보급률, 스쿠터 이용 비율, 소득 수준, 아파트 위주의 주거 형태, 외식 인구 비율 등을 고려할 때 한국과 시장 상황이 비슷하지만 베트남보다 시장 규모가 4배(약 9200억 원)나 컸던 대만이 더 나은 선택지였을 수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쿠팡은 빠르고 편한 새벽 배송 서비스, 소위 로켓배송 물류 모델을 앞세워 국내 택배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했다. 그리고 2021년 6월,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던 일본으로 첫 해외 진출에 나섰는데 로켓배송이 아니라 주문 후 10분 만에 신선식품과 생필품을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도쿄 일부 지역에 제공했다. 전략적으로 핵심 역량(로켓배송)에서 동떨어진 신사업(퀵커머스)을 해외에서 시작하는 것은 성공 가능성을 더욱 떨어뜨릴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일본 유통과 문화의 특성을 가볍게 여겼다는 점이다. 첫째, 일본은 기업이 고객에게 직접 판매하는 기업·소비자 간(B2C) 전자상거래가 전체 전자상거래의 8.08%에 불과했다. 일본에서 B2C 전자상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이유로 현금 중심의 거래 관행과 고령화된 인구로 인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주문을 꺼리는 아날로그 문화를 꼽을 수 있다. 둘째, 일본은 편의점의 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편의점 수가 많으며 전 국민이 하루에 한 번은 편의점에 들른다고 한다. 이런 정보를 제대로 고려해 현지국의 거래 관행과 문화를 쉽게 바꿀 수 없음을 감안했다면 쿠팡은 퀵커머스 서비스로 일본에 진출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쿠팡은 1년 9개월 만에 일본 시장에서 철수하고 말았다.다른 한편 온라인 패션 플랫폼 기업인 무신사는 2021년 1월 무신사 재팬을 설립하고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했다. 국내 패션 분야의 이커머스 침투율은 약 35%지만 일본은 약 20% 정도였다. 코로나19 이후 일본에서도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됐지만 일본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보다는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방문해 구매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를 반영해 무신사는 일본 진출을 본격화하기 전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일본의 MZ세대들을 공략했다. 쿠팡과 달리 무신사는 일본의 거래 관행과 문화에 맞춘 ‘동대문 패션’의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FM 라디오의 디지털화에 앞장서며 ‘오디오계 유튜브’를 지향한 스푼라디오(회사명 스푼랩스)의 사례를 살펴보자. 스푼라디오는 2016년 3월 스마트폰 앱으로 Z세대(Generation Z)를 타깃으로 하는 오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국내 오디오 시장의 한계를 깨닫고 창업 초기부터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하고자 했다. 그리고 2017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동시 진출했는데 이들 국가를 선택한 이유는 Z세대 인구가 많고 문맹률이 높아 라디오를 청취하는 인구가 많으며 사회주의 국가와 이슬람 국가라는 국내와는 다른 환경에서 사업성을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투자자들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가 유망한 투자처로 자주 언급됐던 것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정작 이들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나 구매력은 한국의 20분의 1, 많게는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았다. 스푼 서비스는 광고가 아닌 사용자 후원 중심의 수익 모델이기에 구매력 있는 소비자의 존재가 중요했다. 실제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진출 초기에 사용자들의 호응은 얻었지만 그런 인기가 규모 있는 매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결국 스푼라디오는 2020년 이 두 국가에서 서비스를 종료했다.
다른 한편 스푼라디오가 비슷한 시기에 진출한 일본의 경우 성공적으로 안착했는데 오디오 플랫폼이 얼굴 노출을 선호하지 않는 일본 특유의 문화와 잘 맞아떨어졌으며 무엇보다 이용자들의 구매력이 컸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의 성과에 힘입어 최근 2년간 스푼라디오의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면서 국내 매출을 뛰어넘었다.
김형건 스푼사업부 헤드는 “다양한 국가에 진출하는 것보다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한, 구매력 있는 고객이 있는 국가에 진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스푼라디오는 이 같은 교훈을 바탕으로 최근 대만에 진출했다. 김 헤드는 “대만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한국 수준으로 높아진 반면 인건비가 한국과 일본 대비 저렴하며 최근 K팝 등 한류의 영향으로 관련 콘텐츠에 대한 팬덤도 강한 편”이라며 “초기 테스트 반응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2. 국내서 성공한 사업을 해외로 가져간다?→ 해외에서 성공해 국내로 역진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같이 현재 글로벌 기업이 된 국내 대기업들은 내수시장에서 핵심 사업을 바탕으로 탄탄한 기반을 다진 후 이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이는 해외시장을 공략할 때 발생하는 외국인 비용을 감당하고 현지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비핵심 사업보다는 핵심 사업으로 해외시장에서 기반을 다져야 하기 때문이다. 쿠팡, 우아한형제들, 스푼라디오 등 일부 벤처기업도 국내에서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 상품, 서비스를 기반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 하지만 이런 원칙이 반드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자국에서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부족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수요가 있는 해외시장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020년 5월에 설립된 닥터테일(Dr.Tail)은 미국에서 AI(인공지능) 기반 수의사 상담 플랫폼을 운영하는 국내 창업 기업이다. 설립자인 이대화 대표는 과제 수행을 위해 방문했던 미국에서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어려움을 확인하고 창업과 더불어 재빨리 미국 시장에 진입했다. 미국은 국민의 73%(약 2억1420만 명)가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131조 규모의 세계 최대 반려동물 시장이다. 한국보다 39배가량 큰 규모다. 하지만 한국에 비해 수의사와 동물병원 수가 턱없이 부족해 진료를 받으려면 최소 2~3주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리고 응급진료의 76%가 감기나 설사같이 가볍고 일시적인 증상인데도 응급실 방문 비용이 한 번에 최소 800~1500달러(104만~195만 원)나 들었다. 미국 반려동물의 3분의 1 이상이 매년 한 번 이상 응급실을 방문하지만 보호자의 61%는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면서 차별화된 가치를 더 낮은 비용에 제공하고자 닥터테일은 월 19.99달러(약 2만5000원)에 온라인 상담 및 의료기록 보관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루오션을 개척했다.
국내에서는 현행법상 반려동물 원격진료는 불법이지만 미국에서는 합법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동물병원을 방문할 수 없게 되면서 원격 상담 서비스가 크게 성장했다. 핵심 고객층은 초보 반려동물 보호자와 지속적인 컨설팅이 필요한 만성질환 반려동물 보호자다. 온라인 상담을 통해 본격적인 진료가 필요한지를 진단하고 닥터테일 앱을 통해서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모든 의료 기록을 저장하고 통합·관리한다. 의료 기록이 있으면 보호자는 새로운 동물병원을 방문했을 때 반복적인 검사를 할 필요가 없어 진료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닥터테일은 2024년 1월 미국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의 2024년형 스마트TV에 수의사 상담 서비스를 탑재했다. 또 반려동물의 건강 요구에 맞춘 제품 및 서비스를 추천함으로써 건강식품 및 애완동물 용품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전용 영상 촬영 장비인 피보(Pivo)로 유명한 쓰리아이(3i)는 2017년 창업 초기에 국내에서 부동산 매물 촬영 웹 솔루션인 ‘유브이알(YOUVR)’을 출시했다. 그러나 공인중개사들의 연령대가 높고 앱을 다운로드하고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 국내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경쟁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영상 콘텐츠 플랫폼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이 한국보다 훨씬 큰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이때가 2018년 말이었다. 스마트폰을 피보 위에 얹어 놓으면 ‘오토 트래킹’ 기능이 있는 피보가 스마트폰 카메라 영상 속의 사람 또는 동물을 자동으로 추적한다. 또 360도 회전이 가능해 누구나 카메라맨 없이도 혼자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게 만들었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혼자서 콘텐츠를 제작해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20~30대가 핵심 고객층이었다. 유튜버뿐만 아니라 운동선수, 강연자 등 자신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담고자 하는 모든 이로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었다.2019년 첫 매출을 기록한 쓰리아이는 아마존, 월마트, 애플스토어에 입점해 출시와 동시에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미국에서 성공한 후 한국으로 역진출했는데 2021년 4월 국내에서도 피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는 쓰리아이의 피보가 글로벌 시장 선도와 기업 경쟁력 제고 및 수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세계 일류 상품으로 지정했다. 쓰리아이의 AI 기술에 기반한 피보 맥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CES 2023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3. 해외 진출은 가까운 인접 국가에서 시작?→ 원거리, 선진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이 자산 글로벌 전략가인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의 판카즈 게마와트 교수는 무작정 해외로 나갈 것이 아니라 문화적, 지리적으로 본국과 가까운 시장에 진입할수록 성과가 높다고 주장한다.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네트워크 부재, 운영 비용 증가, 현지 경쟁자들에 비해 낮은 인지도와 신뢰도 등으로 인해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을 ‘외국인 비용(liability of foreignness)’이라고 부르는데 본국과 가까운 인접 국가로 진출할 경우 외국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일본, 중국, 동남아 등이 게마와트 교수가 말하는 문화적,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라고 볼 수 있다. 원거리 국가는 해외 경험이 충분히 쌓인 경우 점차적으로 진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근거리 국가에도 특수한 리스크 요인이 존재한다. CJ올리브영 사례를 살펴보자. 올리브영은 2023년 3조861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뷰티 업계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이런 여세를 몰아 2024년 초에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내세워 본격적인 해외 공략을 선언했다. 올리브영의 해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7월 상하이 법인을 설립하며 중국 시장에 진출해 해외 사업을 시작했다. 상하이에서만 매장을 10개까지 늘렸지만 2020년에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철수했으며 온라인 사업으로 전환했다. 미군의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과 중국에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10여 년간 단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한 상하이 법인은 2023년 말 현재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전해진다. 올리브영의 중국 진출 사례는 본국과 가까운 인접 국가로 진출할 때 현지 국가의 정치적 위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성공 신화로 꼽히는 네이버의 메신저 플랫폼 라인은 일본 정부의 정치적 압력으로 인해 합작사인 일본 소프트뱅크로 넘어갈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KOTRA가 2022년 12월 수행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지역 조사에 따르면 해외 진출 스타트업의 36.7%가 북미 지역에 소재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8.4%가 실리콘밸리에 위치하고 있다. 다음으로 중국(19.7%), 동남아(15.4%), 유럽(10.8%), 일본(6.2%), 대양주(2.7%), 서남아(2.7%), 중동(2.7%) 등의 순서였다. 처음부터 원거리 국가에 진출하는 것의 이점도 많다. 각 지역의 소비자 행동이 다르기 때문에 거리가 먼 다양한 시장에서 활동하면 폭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의 다양화를 추구하고 경쟁 우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원거리 국가에서의 성공은 기업에 큰 자신감을 부여한다. 기업은 복잡한 환경에서의 도전 과제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하며, 다양한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인지할 수 있다. 이 같은 성공 경험은 기업의 글로벌 운영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의 사기를 증진시켜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업은 눈높이를 높여 본국과 먼 거리에 있는 시장에 도전하고 더 넓은 시장 영역에서의 성장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만두는 선진 시장에 우선 진출해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한 대표적인 사례다. CJ는 2006년 비비고 만두의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첫 번째 시장으로 지리적으로 근접하고 문화적으로 유사한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아시아 권역이 아니라 미국을 선정했다. 당시만 해도 20년간 미국 만두 시장을 독점해 온 일본의 링링과 중국계 중소형 만두 회사들과 경쟁해야 하기에 비비고 만두의 성공을 점친 이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CJ는 인수합병, 현지화한 제품 개발 등을 통해 미국 진출 10년 만에 만두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았으며 이 경험을 토대로 동남아시아, 유럽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성 생리대 기업인 라엘도 미국에서의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한국뿐 아니라 다른 국가로의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2016년 한인 여성 3명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에서 유기농 여성 생리대 기업인 라엘을 창업했다. 창업자들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챙겨오던 유기농 생리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에는 여성 위생용품 시장에서 유기농 제품이 30% 이상을 차지하는 반면 미국은 10% 미만이었다. 공동 창업자들은 당시 미국에서 건강과 환경에 대한 여성의 관심이 높아진 데 반해 아마존에서 흡수력과 착용감이 뛰어난 유기농 생리대가 별로 없는 것에 착안해 라엘을 론칭하기로 결정했다. 1년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유기농 순면 커버 100% 생리대’를 2017년 5월 미국 아마존에 론칭했고 6개월 만에 유기농 생리대 카테고리에서 1위를 기록했다.
라엘의 창업자들은 글로벌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면 미국 시장에서 먼저 인정받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해 미국에서 창업했다. 미국에서는 P&G와 같은 거대 기업이 여성용품 시장을 장악할 만큼 진입장벽이 높았고 시장의 70%를 체내형 생리대인 탐폰이 차지하고 있었기에 일회용 패드형 생리대의 기술력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 이들은 현지 기업과 직접적으로 경쟁하지 않고 흡수력과 착용감이 좋은 유기농 생리대라는 새로운 가치를 미국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블루오션을 찾았다. 또한 라엘은 미국 텍사스에서 원료를 조달하지만 제품 개발과 생산 기지로 한국을 선택했다. 이유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품질이 훨씬 좋은 생리대를 만드는 곳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2017년 3월 한국에서 생리대 유해 물질 파동이 일면서 많은 한국 소비자들도 아마존에서 라엘 생리대를 구매하기 시작했고 2018년 4월 국내에 상륙해 한국지사인 라엘코리아를 설립했다.
또한 라엘은 2018년 생리 전후 여성의 피부를 위한 ‘라엘 뷰티(Rael Beauty)’를 미국에서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웰니스 스킨케어로 확장해 제2의 성장 엔진으로 삼았다. 2021년 미국에서 K뷰티가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라엘 뷰티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생리대로 유명하지만 미국에서는 스킨케어로 더 유명한 라엘은 여성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3종(월경케어+질건강+요로건강)인 ‘라엘 밸런스(Rael Balance)’를 2022년 10월 국내에 론칭했고 2024년 초 미국 시장에서도 건강기능식품을 론칭했다. 라엘의 궁극적인 목표는 여성의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라엘은 한국지사를 통해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의 기회를 확대하고 미국 본사를 통해서는 캐나다와 유럽에서의 사업 기회를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4. 해외 진출은 속도전?→ 압축글로벌화의 함정에 빠지면 안 돼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일상생활과 사회 전반에서 속도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경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음식 주문부터 배달까지 많은 서비스가 매우 빠르게 이뤄진다. 또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며 기술 발전과 혁신의 속도도 빠르다. 해외 진출에도 이런 속도가 반영되고 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작용한다. 첫째, 기술이 급변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열린 기회의 창도 언제 닫힐지 모르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크다. 둘째, 국내 시장은 좁은데다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로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스푼라디오는 한국에서 2016년 3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후 이듬해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2017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동시에 진출했고, 2018년 4월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같은 해 11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했다. 그리고 2019년 9월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초기에 과감하고 공격적인 시장 확장 전략을 취했지만 결과적으로 일본과 올해 진출한 대만을 제외하고 모두 사업을 접었다.
글로벌화를 추진함에 있어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국가에 동시에 진출하는 압축성장(compressed growth), 이른바 압축글로벌화(compressed globalization)를 추진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경영학자들은 이를 시간 압축의 비경제성(time compression diseconomies)이라고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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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글로벌화의 비경제성에 대한 주요 사항을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해외시장은 문화, 소비자 행동, 법규 등이 국내 시장과 다르기 때문에 충분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속도전에 치우치면 이러한 중요한 요소들을 간과할 수 있다. 둘째, 현지화의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필요에 맞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급하게 해외 진출을 시도하다 현지화에 필요한 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제품이나 서비스가 현지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 셋째, 품질 저하를 야기할 수 있다. 빠른 진출을 위해 제품 개발을 단축하거나 품질 관리를 덜 철저히 할 경우 품질 저하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
해외 진출은 많은 자원(자금, 인력 등)을 필요로 하고 리스크 관리도 필수다. 압축글로벌화에 치우치면 자원의 비효율적인 사용을 야기하고 리스크를 충분히 평가하고 관리할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 과거 대우자동차의 실패 또한 압축글로벌화의 비경제성으로 설명할 수 있다. 1990년대 중·후반, 대우자동차는 압축글로벌화의 성공 사례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왜 2000년 11월, 파산을 선언했을까? 파산 원인으로 종종 과도한 차입 경영이 꼽히지만 사실 대우자동차는 글로벌화의 속도전 때문에 차입 경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1992년, 대우자동차는 14년간 계속됐던 GM과의 국내 합작사업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리고 다음 해 3월,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세계경영’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우자동차의 세계화 전략을 추진했다.
그 당시 대우자동차는 GM에서 개발한 차량을 생산만 하고 독자적으로 자동차를 개발할 기술력이 부족했다. 세계경영 전략은 개척자 정신을 바탕으로 신흥시장을 개척하면 품질이 매우 뛰어나지 않은 차라도 현지 소비자들이 구매할 것이라는 확신에서 출발했다. 세계경영을 선언할 당시 대우자동차는 해외에 제조 공장이 없었다. 그런데 2000년 초까지 대우자동차는 신흥 국가 12개국에 13개의 해외 자동차 공장을 현지 기업과의 합작이나 인수를 통해 설립했다. 수십 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구축을 7년이라는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한 자동차 회사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비교 대상으로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구축에 걸린 시간을 살펴보자. 현대차는 1997년 튀르키예에 첫 번째 해외 생산공장을 준공한 뒤 1998년에 인도 공장을 준공하고, 2000년 초까지 이 두 개의 해외 공장을 운영했다.5
2023년 기준 현대자동차는 해외 9개국에서 11개의 해외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반면 파리바게뜨가 빵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 파리에 진출한 사례를 살펴보자.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주류 시장에 있는 현지인들을 처음부터 표적 고객으로 설정해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갔다. 프랑스인들이 가진 빵에 대한 자부심, 까다로운 입맛 등 진입장벽이 높은 프랑스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무려 16년간 철저한 조사와 분석을 진행했다. 1998년 프랑스 릴에 사무소를 설치한 후 2006년 현지 법인을 세워 본격적인 매장 오픈 준비와 함께 메뉴를 개발했다. 그리고 2014년 7월, 루브르 박물관 등 파리의 명소들이 위치하고 있고 7개 지하철 노선이 지나는 샤틀레 지역에 1호점을 개점한 후 현재까지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프랑스 파리에서의 성공은 초기 진입 속도를 늦추는 전략도 효과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화를 추진할 때 속도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 물론 글로벌화에 최적의 속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은 기업별로 해외 진출 속도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문화적, 지리적으로 본국과 가까운 시장에 진입할수록 빨리 진입하는 것이 유리하며 반대로 원거리 시장에 진입할수록 천천히 진입하는 것이 더 낫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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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업이 적용할 수 있는 일률적인 표준 속도는 없다. 그 이유는 경영진이 자사의 자원과 역량, 국제화의 성공과 실패 경험, 해외 진출의 목표와 전략, 국내·외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속도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은 빠르게 진입해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해야 할 수도 있고, 다른 기업은 시장을 철저히 조사하고 천천히 진입해 적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최적의 글로벌화 속도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보다 자원과 역량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해외 진출에 대한 속도 조절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블루오션, 해외시장을 두드려라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는 2004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 기고를 통해 진정한 성장 동력은 경쟁이 없는 시장 공간인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는 데 있다고 봤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경영진은 ‘블루오션은 과연 존재하는가?’라고 의문을 갖는다. 김위찬 교수와 마보안 교수에 따르면 제품 시장에서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드물지만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시장 또는 산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앞서 살펴본 사례 중 쓰리아이의 피보가 여기에 해당하는데 국내가 아니라 미국에서 블루오션을 찾아낸 경우다. 다음으로 기존의 시장을 파괴하지 않은 채 새로운 시장 공간을 만들어 기존의 비고객을 고객화하는 가치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블루오션은 대개 레드오션 내에서 기업이 기존 시장 또는 산업의 경계를 변경할 때 창출된다. 미국 시장에 유기농 생리대를 도입한 라엘과 수의사 상담 플랫폼을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 닥터테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기업은 기존 고객에 충실한 경향이 있어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종종 꺼리기도 한다. 하지만 자원과 역량이 부족한 중소·벤처기업의 경우 레드오션에서 대기업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오히려 비효율적이다. 이들은 지켜야 할 레드오션이 없기 때문에 블루오션 창출에 집중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한국에서 수요를 발견할 수 없다면 과감하게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자. 더 넓은 시장에서 블루오션의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