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은 중첩과 얽힘 같은 양자 현상을 활용함으로써 기존 컴퓨팅 체계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연산 속도와 복잡도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부푼 기대와 달리 현실에서는 양자컴퓨터 구현을 위한 큐비트 안정화와 극저온 환경 유지를 비롯해 오류 정정, 저비용 시스템 개발, 활용처 발굴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양자 기술의 상용화 장벽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기업들이 한계를 돌파하는 방법으로는 오류가 많고 규모가 작은 양자컴퓨터지만 특정 영역에서 유용하게 활용하는 니스크(NISQ)나 ‘양자-고전 컴퓨팅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꼽을 수 있다. 한국 기업이 가진 반도체 공정 기술을 이용해 큐비트 소자 영역에 진출하는 등 강점을 가진 분야를 노리거나 비교적 장벽이 낮은 양자 소프트웨어 개발에 진출하는 것도 영리한 전략이다.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는 20년 정도 걸릴 것이다.”
최근 CES 2025 기조연설에 참여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말이다. 그의 발언은 시장에서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며 관련 기업들의 주가 변동을 초래했지만 동시에 양자 기술이 이제 ‘가능 여부’가 아닌 ‘상용화 시기’의 문제로 발전했음을 시사했다. 양자 기술은 차세대 혁신 기술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분야지만 연구개발 과정은 상당히 복잡하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디지털 컴퓨터와 전혀 다른 원리를 기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기초 이론부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응용 기술까지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과학자와 기업들이 양자 기술에 주목하는 것일까? 양자 기술이 가져올 막대한 파급력 때문이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수천 년이 걸릴 복잡한 계산을 짧은 시간 안에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해 신소재 및 신약 개발, 금융 투자, 물류 최적화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만큼 간단하지 않다. 현재 양자 기술은 해결해야 할 수많은 기술적 난제를 안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재 양자 기술이 직면한 주요 한계와 극복을 위한 전략, 향후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한상욱 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이미지 센서 회로설계 분야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픽셀플러스, 삼성종합기술원을 거쳐 현재 KIST 양자기술연구단에 재직 중이다. 양자기술연구단장, 한국양자정보학회 회장, 국가전략기술 특별위원회 위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 양자반도체 전문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양자정보전공 교수, KU-KIST 융합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양자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주요 수상 실적으로는 과학기술진흥 국무총리 표창, 유무선 네트워크 산업발전 장관 표창, 출연연 우수 연구성과 장관 표창, 기자가 뽑은 올해의 과학자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