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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금쪽이

거짓 뒷담화 퍼트리는 선배,
가만히 있어야 하나요?

함규정,김현정,정리=배미정 | 379호 (2023년 10월 Issue 2)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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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는 작은 항공사에서 지상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는 과장입니다. 아무래도 규모가 작은 회사다 보니 같이 일한 적이 없더라도 오며 가며 엘리베이터에서 인사하거나 안면이 있는 사람들도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문이나 가십거리도 끊이지 않는 편입니다.

회사 내에 저보다 연차가 2년 위인 대학 선배가 있는데요, 처음에는 선배라며 챙겨주고 밥도 몇 차례 사주곤 했는데 나중에 사람들에게 제가 학창 시절에 어장관리를 했다느니 지금도 남성 동료들에게 ‘흘리고’ 다닌다느니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일과 무관한 사생활인 데다 사실도 아닌 거짓 이야기를 꾸며내는 의도를 도통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경력직인 저와 달리 그 선배는 공채인 데다 같은 기수에 동기도 많아서 그런지 뒷담화를 들은 사람이 한둘이 아닌 것 같다는 겁니다. 일과 관련도 없는 이야기인데 갑자기 화제를 꺼내 해명하기도 민망하거니와 회사에 마음 편히 속 얘기를 할 만큼 제 편이 많지도 않은 느낌입니다. 제가 삐뚤어진 건지 모르겠지만 요새는 이런 소문을 전달해주는 사람들의 진의마저 의심스럽습니다. “너도 알아야 될 것 같아서 이야기해준다”면서 “행동 조심해라”는 식으로 경고 아닌 경고를 던지는 선배도 있었는데요. 저를 생각해서 조언해준 것일 수도 있겠지만 별로 듣고 싶지 않은데 굳이 이야기를 꺼내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에 대한 원망과 짜증도 생깁니다. 전해 들은 이야기 중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와전된 것인지도 불분명하고요.

최근에는 인사이동이 있었는데 처음 보는 사람으로부터 ‘소문을 안 좋게 들었는데 생각보다 사리 분별이 있고 행동이 똑 부러진다’는 피드백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피드백을 준 분은 선의로 칭찬을 건넸을 텐데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어디까지 하고 다녔기에 이런 평판이 생긴 것인지 더 찝찝한 기분입니다.

이제 와서 저도 똑같이 뒷담화를 하거나 전부 사실무근이라고 맞받아치면 모양새도 더 안 좋아질 것 같고, 그 선배나 동기 귀에 들어가면 더 큰 미운털이 박히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갈등에 휘말리기도, 똑같은 사람이 되기도 싫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동안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는 바람에 거짓이 사실인 양 굳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차피 사람들은 타인에게 별 관심이 없으니 그냥 가십이 지나가고 사람들이 제 진면모를 알아주길 기다리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지금이라도 직접 선배에게 따지거나 주변에 억울함을 적극 토로하는 게 맞을까요. 이 모든 상황 자체가 피곤해 이직 생각마저 드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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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규정[email protected]

    씨앤에이엑스퍼트 대표

    비즈니스 교육·훈련 기관 씨앤에이엑스퍼트(C&A EXPERT)의 대표이자 성균관대 경영학부 겸임교수다. 감정 코칭 전문가로서 직장 내 감정 관리 및 소통 기술에 대해 CEO와 임원, 팀장 및 팀원을 대상으로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한다. 저서로는 「감정 관리도 실력입니다」 「감정에 휘둘리는 아이 감정을 다스리는 아이」 「제가 겉으론 웃고 있지만요」 「서른살 감정공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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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정

    김현정[email protected]

    aSSIST 글로벌 리더십 센터장

    필자는 미 컬럼비아대에서 조직과 리더십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미네소타대에서 상담심리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숭실대 경영학부 조교수, INSEAD 글로벌리더십센터 방문연구원으로 재직했고 삼성전자 리더십 개발센터 등에서 근무했다. 심리학과 경영학, 성인교육학을 기반으로 한 효과적인 리더십을 연구하며 상담 및 코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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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리=배미정

    정리=배미정[email protected]

    동아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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