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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와 인사관리

비슷해도 다 다른 사람들 조직문화에 맞춘 유연한 인사전략은 필수

박광서 | 178호 (2015년 6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인사/조직

 

 

 

 

현지화는 결국 사람의 문제다. 현지에서 고용하는 사람들을 이해해야 하고, 그에 맞는 조직문화와 규범을 구성해야 한다. 당연히 문화적 차이에 대한 분석과 통찰이 필요하다. 호프스테드 모형에 따르면, 문화적 차이는 권력거리, 개인주의 대 집단주의, 남성성 대 여성성, 불확실성 회피 의지라는 네 개의 차원으로 나뉜다. 말레이시아에서 큰 성공을 거둔 K그룹은 이 네 차원에서 각각 올바른 인사관리 전략을 짰고 적합한 조직문화를 구축했다. 또한 그에 맞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 결과, 1998년 처음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후 지금까지 6개의 공장에서 연간 약 6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신사업 등으로 조만간 매출액과 종업원 수 역시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화는 왜 필요한가?

사람들 사이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항상 함께 존재한다. 국적, 인종, 언어, 기후 등 사는 환경이 다르더라도 사람으로서의 비슷한 점과 동시에 상이한 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나라에서 기업활동을 해야 하는 해외 진출 기업, 또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은 언제나 어려움을 겪게 된다. 1970년대부터 글로벌 경영에 진입한 해외 선진기업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왔던 이유다. 해외 진출 및 글로벌화의 역사가 비교적 길지 않은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 역시 빨리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선 기업의 성공을 위한 현지화란 무엇인지부터 개념 정의를 해보자. 경영현지화에 대한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대략 다음과 같이 정리해볼 수 있다.

 

“국제 비즈니스 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이 현지에서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현지 기업으로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현지 경제 및 문화적 환경에 적합한 관리 체계를 세워 기업의 경쟁적 위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진출 국가의 상이한 문화나 경영환경 특성에 맞춰 기업 자체를 적응해 가는 과정으로, 독립된 경영주체로서 현지 사회에 정착하는 것.”

 

이 같은 경영현지화의 활동은 여러 분야로 나눠볼 수 있다. 자본의 이동을 중심으로 한 재무, 시장 확보를 위한 마케팅과 영업,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과 생산관리 등이 있으며, 현지 적응력 관점에서 중요한 요소인 조직과 인적자원(HR) 관리가 있다. 그런데 해외로 진출하는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들을 살펴보면 시장분석과 사업전략 수립에는 많은 노력과 관심을 쏟으면서 현지 적응에 가장 핵심적인 인사관리에 준비나 노력이 상대적으로 소홀한 듯하다.

 

필자는 그러나 현지화의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인사에 대한 경영역량이라고 보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사업전략과 좋은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라도 이를 실행해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사람, 즉 인적자원들이 목표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에서의 경영은 국내 경영과 달리 많은 구성원들의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이에 따라 인사관리 면에서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현지의 관습과 인사 노무관리에 대한 관련 법규나 규정, 문화적인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본국의 인사관리 방식을 그대로 적용할 때 갈등과 마찰이 일어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성공적인 현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HR의 합리적 관리와 효과적인 글로벌 HR 활동의 전개가 필수적이다. (DBR minbox ‘현지화의 핵심-인사와 글로벌 인사전략참조.)

 

 

 

 

DBR Mini Box

 

현지화의 핵심-인사와 글로벌 인사전략

 

현지화 성공의 핵심요소인 인사관리를 제대로 하기 위한 과제를 살펴보자.

우선 현지 및 글로벌 인재를 어떻게 채용하고 정착시키며 육성할 것인지, 이러한 인력이 어떻게 일을 잘할 수 있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인사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지,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문화적 이해와 적응 노력은 잘하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당연히 현지화 및 글로벌 인사관리 활동을 위한 HR의 전략적 방향을 잘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자는 노팅엄대의 경영학 교수 Kamoche. K의 글로벌 HR 전략 분류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본국중심(Ethnocentric)의 집권화 전략이다. 이 전략은 본사의 인사전략과 제도를 진출한 해외 현지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사 중심의 통제가 강하고 본사에서 파견된 인원이 주로 운영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둘째, 현지중심(Polycentric)의 분권화 전략이다. 이 전략은 본사의 개입과 통제를 최소화하고 해외법인의 운영을 현지인들에게 맡기는 것이다. 따라서 본사의 인사제도와 다른 제도로 운영할 수도 있으며 현지 문화와 관습을 존중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 지역중심(Regiocentric) 전략이다. 이는 전 세계를 대륙별 또는 소수의 지역으로 나누고 그 지역 중심으로 운영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면,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으로 나눠 그 지역별로 독립성을 부여해 운영하는 전략이다.

 

 

넷째, 범세계화(Geocentric) 전략이다. 이 전략은 국적, 지역에 관계없이 전체 기업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는 인사제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해 운영하게 되는데 직원들의 국적은 별 의미가 없으며 국적에 관계없이 이동 배치를 하게 된다.

 

 

이 네 가지 유형의 전략 중 어느 것이 좋은 전략이냐는 각 기업의 현지화와 글로벌 진행단계, 기업문화, 인력정책 등에 따라 달라진다.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다른 기업을 모방하거나 면밀한 분석 없이 선택하는 전략은 잘 맞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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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서[email protected]

    - (현) 페이 거버넌스 아시아 총괄 부회장
    - (현) 이화여대 경영대 겸임교수
    - TOWERS PERRIN Managing Principal (Global)
    - 아모레퍼시픽과 고려제강 상임고문 역임
    - 한국 인사관리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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