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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이 답이다

입사 때의 큰 꿈 키워주고 보호하고… ‘사람’에 대한 ‘오너십’이 답이다

김정수 | 179호 (2015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인사/조직

 

 

기업이 인재양성에 실패하는 이유

채용 부서, 인력 개발 부서, 평가 담당 부서 등 각각이 유기적 연계 없이 별도 조직으로 운영. 그 결과 인력 채용 시 파악했던 특정 인재의 역량이 부서 배치나 교육 훈련과 연계되지 않음. 일률적으로 실시하는 정기 순환보직 인사, 누구에게나 똑같은 잣대로 표준화해 평가하는 시스템도 문제.

총체적 이력 관리, 미래지향적 인사관리가 필요

인재 채용과 인사 배치, 교육 및 훈련, 평가가 각 부서별, 단계별효율성극대화를 목표로 운영되지 않고사람을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도록 총체적 이력관리가 요구됨. 어떤 개인에 대해 한발 앞서 커리어를 제시하고, 그에 필요한 맞춤화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사람에 대해 오너십을 가지고 있는 멘토의 코칭 필요.

 

편집자주

조직원 모두에게 오너십, 즉 주인 의식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업무 효율성과 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김정수 파트너가 생생한 기업 사례들을 통해 조직 내 오너십 확산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해법을 소개합니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세무사 시험 합격 통보를 받은 최군. 그동안 여름방학, 겨울방학도 없이 대학 생활의 낭만을 바쳐 가며 공부해 온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최군은 당장 개업을 하기보다 우선 기업에 취직해 체계적으로 일을 배운 후 그 다음 단계를 생각해 보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최근 구조조정을 위해 계열사나 자산을 매각하는 회사들이 많은데 이런 일을 하는 부서에 가서 구조조정 및 세무 관련 실무를 배워 두면 앞으로도 유망할 거라고 판단했다. 마침 몇몇 대기업들이 최근에 이런 작업을 많이 하고 있고, 최군의 생각처럼 세무나 회계에 전문 지식이 있는 신입사원들을 찾고 있다는 얘기를 선배들로부터 듣고 나서 이런 회사들의 문을 차례로 두드려 보기로 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가고 싶었던 A사에서 서류 전형 합격 통보를 받고 면접 기회까지 얻었다.

 

A회사 면접관과 대면한 최군은 자신이 그동안 해온 세무 공부와 앞으로 하고 싶은 구조조정에 대한 업무, 그리고 마침 A사에 그런 니즈가 많이 있다는 점까지 본인의 입사 지원 이유를 조목조목 밝혔다. 면접관은세무에 대한 전문지식을 살려서 구조조정 업무를 해 보겠다고 하니 아주 인상적입니다. 앞으로 우리 회사에서 이런 업무들을 맡아서 열심히 해 주세요라는 말을 건넸다. 최군은 합격뿐 아니라 자신이 원하던 업무까지 절반은 보장을 받은 것 같아서 뛸 듯이 기쁜 마음으로 면접장을 나섰다. 그 후 며칠 안 돼 역시나 기대하던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2주간의 신입사원 연수가 끝이 나고 드디어 부서 배치가 있는 날 아침이었다. 최군은 당연히 구조조정팀으로 배속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해외영업2팀으로 발령을 받았다. 최군은 뭔가 착오가 있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인사지원팀을 찾아갔다. “입사 면접 때 꼭 구조조정팀으로 보내 주겠다는 말씀을 들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인사지원팀 직원의 대답은 퉁명스럽게 간단했다. “그건 채용팀에서 한 얘기고 인사 배치는 인사지원팀에서 하는 거예요.”

 

최군은 낙담했지만 어차피 여러 업무를 배우고 싶었으니 오히려 회사의 꽃이라는 영업부터 배워보는 것도 좋겠다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하지만 해외영업2팀의 업무는 최군이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세무사 시험만 준비하던 최군은 제2 외국어라고는 배워 본 일이 없는데 하필 해외영업2팀은 중남미를 주요 시장으로 하기 때문에 스페인어를 못하는 최군으로서는 맡아서 할 수 있는 업무가 별로 없었다. 신입사원 연수 때 자기보다 실무 연습에서 항상 뒤처지던 친구들이 유창한 스페인어로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좌절감만 커갔다. 그토록 갈고 닦았던 구조조정이나 세무 관련 지식은 얘기를 꺼내 볼 기회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1년이 지나자 인사고과에서 남들보다 뒤처지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교육 훈련을 책임지고 있는 인력개발팀에서 이런 최군에게 제2 외국어를 배우라는 교육 목표를 부여했다. 새벽마다 회사에서 지원하는 학원에 가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연말까지 최소한 3급 시험에 합격하라는 목표가 주어졌다. 이때부터 최군은 더 힘든 삶을 살았다.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거나 회식을 한 다음 날도 학원만은 빠지지 않고 참석해서 졸린 눈을 비비며 열심히 배우고 연습을 했다. 하지만 외국어를 단기간에 배우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치가 않았다. 결국 연말까지 3급 시험 합격은 불가능한 목표였다. 대학교 졸업 때까지 승승장구하면서 자기의 목표를 이뤄왔던 최군에게 큰 시련이 닥쳐왔다.

 

결국 새해가 되자 인사팀에서는 최군이 해외영업팀에서 더 이상 일하기 어렵다고 판단, 기업문화팀으로 발령을 냈다. 인사팀에 알고 지내던 대리가 최군을 불러완전히 다른 업무로 기회를 주는 거야. 다 자네를 배려한 결과이니 이번엔 열심히 해봐라며 나름대로 격려해 줬지만 생판 모르는 업무이기는 해외영업이나, 기업문화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회사 내에서 최군이 세무 지식이 있고, 기업 구조조정에 관심을 가지고 입사했다는 것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최군마저도 내가 무슨 꿈을 가지고 이 회사에 입사했는지조차 가물가물했다. 결국 최군은 큰 꿈을 가지고 입사한 A사를 3년 만에 그만두고 다시 처음부터 새 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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