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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이 답이다

긍정적 오피니언 리더를 발굴하고 오너십의 감성을 전파하라

김정수 | 193호 (2016년 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감성 공략을 통한 오너십 확보

 

오너십의 원천은 논리나 이성이 아닌 감성이다. 조직원들 스스로 기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꽉 짜인 실행 계획과 목표, 객관적인 지침과 평가 잣대만을 들이대기보다 먼저 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 얻게 되는 결과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해 주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조직 내 다양한 부문과 직급에 걸쳐 있는 오피니언 리더 중 조직이 하고자 하는 일에 긍정적인 의견을 갖는 사람들을 선별해 이들로 하여금 직원들의 여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편집자주

조직원 모두에게 오너십, 즉 주인 의식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업무 효율성과 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김정수 파트너가 생생한 기업 사례들을 통해 조직 내 오너십 확산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해법을 소개합니다.

 

한번은 국내 대기업의 회장님과 M&A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있었다. 한 기업을 매출 수십조 원을 거두는 거대 기업으로 키워내신 분이니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냉정할까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논의에 참석했다. 하지만 인수 대상인 기업도 2조 원에 육박하는 큰 건이어서 의사결정은 쉽지가 않았다. 회사 내에 내로라하는 엘리트 사원들도 작업반을 구성해 오랜 기간에 걸쳐 인수 타당성 검토를 수행했다. 향후 5년 동안 관련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경쟁 구도에 대한 분석도 했고, 현재 나빠져 있는 회사의 재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 금액도 산정했다. 다양한 분석을 통해 앞으로의 현금 흐름과 예상되는 투자 수익률도 구했고 현재 고려하고 있는 다른 신사업들과 비교한 장단점도 도출해 냈다. 그런데도 결국 많은 불확실성과 리스크, 투자자들의 우려 사항과 이사회의 반대 등으로 인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갔다. 의사결정은 못하고 지루한 논의만 계속되는 마라톤 회의의 연속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더 이상 내놓을 의견도 없는 지루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 참석자 중 한 명이 이런 얘기를 했다. “회장님, 이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우리 기업은 한국의 30대 그룹에 들어가게 됩니다. 10년 전 선대 회장님이 돌아가실 때 우리나라 50대 기업으로 키우지 못한 게 한이 된다고 하셨던 것에 비하면 역사적인 성취입니다. 그리고 선대 회장님께서 늘 강조하셨던 글로벌 시장에서 원재료를 확보하는 꿈도 이루게 됩니다. 돈으로는 환산하기 어려운 기회이고, 선대 회장님께서도 매우 대견해 하실 일입니다. 추진해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사실 필자는 이 말을 듣는 동안 회장님의 불호령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조마조마했다. 합리적이고 냉정한 회장님이 2조 원이라는 큰 의사결정을 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논리적이지 않은 이유를 얘기하는지? 그런데 회장님의 반응이 의외였다. “그래, 맞는 말이야. 인수 가치가 있어! 이 회사를 인수했을 때 기대 효과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해서 가져 와.” 회장님의 표정에서는 그동안 답답했던 무언가가 풀린 것 같은 미소까지 보였다.

 

오너십의 원천

 

일하는 방식이나 프로세스, 의사결정 시스템, 평가 지표, 목표 설정 등 오너십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가지 기술적이고 과학적인 방안들이 있겠지만 이런 것들만 갖춘다고 해서 사람의 마음속에 진정한 오너십이 싹트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오너십도 결국은 감성이기 때문이다. 감히 말하건대, 모든 일은 논리뿐 아니라 감성이 절반 또는 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 논리에 죽고 논리에 사는 사람들조차 감성에 의한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금전적인 인센티브나 승진 기회만 제시되면 대부분 사람들이 앞만 보고 오너십을 가지고 달려 나갈 것 같다. 하지만 회사에 대한 충성도나 일에 대한 집념은 논리적인 제도만으로는 절대 만들어질 수 없다.

 

예를 들어 늘 생산성이 떨어지고 사고가 많아서 고민을 하던 공장장이 모든 직원들에게 오너십을 부여함으로써 이런 문제들을 개선하고자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우선, 우리 공장이 얼마나 생산성이 떨어져 있는지를 경쟁사와 철저히 비교하고, 그 격차를 어느 수준까지 좁혀갈 수 있는가를 현실적 목표로 삼을지 분석을 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강요하기보다는 직원 개개인이 오너십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전 직원을 강당으로 불러 강의도 하고 자료도 공유할 것이다. 게다가 직접적으로 당장 내일부터 직원들이 어떤 일을 해야만 이러한 개선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대해 매우 꼼꼼한 행동 지침들까지 만들어서 배포를 할 것이다. 새로운 목표를 정확히 인지하고, 당장 내일 출근해서부터 해야 할 일들을 정확히 알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하게 된다.

 

이렇게 꼼꼼하게 준비를 하면 과연 전 직원이 현재 공장이 직면한 문제점과 심각성에 대해 이해하고, 모두가 오너십을 갖고 문제를 고쳐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되며, 오래지 않아 뭔가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날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공장장의 잘 준비된 강의가 끝나고 강당 문을 나서던 신 대리는 자기가 평소 잘 따르던 최 과장을 만나자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과장님, 공장장님이 오늘 여러 가지 말씀을 하시던데 정말 우리 공장 상태가 심각한가 봐요. 당장 다음 주부터 정말 열심히 뭔가 해야 될 것 같은데 걱정도 되고 불안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뭘 좀 어떻게 해 봐야 하는 건가요?” 그러자 최 과장이 심드렁하게 한마디 던졌다. “걱정마. 이런 거 옛날에도 수십 번 있었는데 시간 지나면 다 흐지부지 돼. 그냥 살던 대로 살면 돼.” 이 순간 공장장이 몇 개월간 준비한 분석과 연설은 다 물거품이 된다. 이미 신 대리 마음속에는 감성적으로이건 아무 것도 아니다는 선입견이 생겼고, 이후에 아무리 상세한 실행 계획표를 들이대도 머릿속에 들어찬 생각을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아무리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방법들을 동원해도마음으로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벌써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것이고 이를 바로 잡기는 매우 어렵다. 당연히 오너십이 생기기를 기대하기도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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