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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피터스 박사 기조강연 및 토론

진짜로 혁신할 용기가 있는가? 임원진 구성부터 확 바꿔라

톰 피터스(Tom Peters),조동성,김동재,고승연 | 216호 (2017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사람들은 ‘혁신’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최첨단 기술’과 ‘복잡한 전략’부터 떠올린다. 그러나 톰 피터스는 놀라운 혁신은 때때로 너무도 사소한 것에서 시작될 수 있으며 성공적인 전략은 가장 단순한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일깨운다.
‘최고의 화장실’을 만든 미국의 한 마트, ‘강아지 비스킷’을 제공한 은행은 ‘첨단 기술’ 없이 아이디어와 ‘연결’만으로 혁신에 성공했다. 이렇게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CEO가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아이디어를 듣고 이를 즐기며 직원들의 시도와 실패를 장려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임원진 구성이다. 괴짜, 30세 이하의 젊은이들, 여성, 데이터와 IT 전문가, 디자인 구루로 이사회를 채우고 전통적인 MBA 출신 분석가의 수는 3명으로 줄여라.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 엉뚱한 생각들을 서로 연결시켜라. 파괴 시대의 혁신과 생존은 그래야만 가능하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박민혁(연세대 사회복지학과/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조직 내 다양성 확보, 특히 임원진의 다양성 확보가 중요합니다. 괴짜, 예술가, 여성 등을 무조건 이사회에 앉혀야 합니다. 그래야 ‘파괴의 시대에 유연하게 변화하고 혁신하는 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 비슷한 경력과 비슷한 경영학 전공자들이 모여 앉은 이사회는 재앙입니다. 지금 당장 이사회 구성부터 바꾸십시오.”

‘파괴시대의 창조적 혁신’을 주제로 열린 ‘동아비즈니스포럼 2016’ 첫날, 기조강연자로 나선 경영구루 톰 피터스 박사(톰피터스컴퍼니 대표)의 말이다. 2016년 12월7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을 가득 메운 1000여 명의 청중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국내 유수의 기업을 이끌고 있는 임원들에게 강렬한 고민을 던져줬기 때문이다. ‘창조적 파괴’를 강조하는 피터스 박사의 일갈은 강연 내내 계속됐다.

이날 1시간30분 가까이 진행된 피터스 박사의 강의와 이후 1시간 넘게 진행된 조동성 인천대 총장, 김동재 연세대 교수와의 토론 중 핵심 내용을 요약해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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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피터스 박사는 20세기 최고의 경영서적으로 꼽히는 <초우량기업의 조건>의 공동 저자다. 코넬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베트남전에 참전한 후 스탠퍼드대에서 MBA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후 맥킨지에서 일하다 톰피터스컴퍼니를 세워 자신의 혁명적이고 열정적인 경영 이념을 전파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16권에 달하는 저서를 집필했고 현재까지도 ‘경영계 최고의 구루’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요 저서로 <초우량기업의 조건> <해방경영> <혁신경영>
<와우프로젝트> <리틀빅씽> 등이 있다.


기조강연

2011년 8월10일은 애플의 시가총액이 에너지 회사 엑슨모빌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날이다. 그 이전의 시대와 완전히 다른 시대가 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날이다. ‘디자인’과 ‘혁신’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시대라는 게 선언된 날이다. 스티브 잡스는 “디자인은 인간 창조물의 근본적인 영혼을 나타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강연에서 애플, 구글, GE 등 우리 모두가 아는 그 큰 기업들에 대해서 분석하고 설명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 오신 분들의 기대와는 달리 여러분이 아마도 처음 들어보는 작은 기업들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가 애플과 구글, GE와 같은 대기업들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지만 <포천> 500대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전 세계에 6%에 불과하다. 나머지 94%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이 가장 많이 있다는 독일을 생각해보자. 헤르만 지몬의 유명한 책 <히든 챔피언>에 나오는 바로 그 기업들은 거대한 기업들의 다리 사이로 신속하게 움직이면서 승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중소기업의 유연함과 속도, 혁신과 창의성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1000개의 미국 기업을 40년간 추적 조사해보면 40년간 계속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낸 기업은 거의 없었다. 기업은 커지고 안정화되고 관료화하면 혁신동력을 잃는다. 변화에 적응을 하기 어려워진다. 지금 혁신기업으로 칭송받는 구글이 50년 뒤에도 계속 혁신적이고 위대한 기업으로 남아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중소기업 사례를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1) 사례소개: 혁신은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먼저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정글짐인터내셔널마켓이라는 유통업체 사례부터 소개하겠다. 이들은 스스로 ‘쇼퍼테인먼트’ 사업을 한다고 말한다. 쇼핑하는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종의 ‘고객 엔터테인먼트 회사’라고 스스로를 규정한다는 것이다. 실제 정글처럼 꾸며져 있는 매우 흥미로운 매장이다. 쇼핑을 가면 눈과 귀가 즐겁다. 다채로운 이벤트가 있다. 그러나 이 마켓이 가장 유명해진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미국 최고의 화장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실제로 수상도 했다. 고객들이 ‘화장실을 구경하기 위해서’ 이 마켓을 찾는다. 모두가 ‘혁신’이라고 하면 엄청난 첨단 기술을 떠올리고 무엇인가 새롭고 대단한 것을 꼭 시도해야하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진짜 혁신이란 바로 이런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는 거다. 화장실 경험을 하고 싶어서 가는 마트라는 개념 자체가 혁신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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