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the Fed speaks: Arguments, emotions and the microfoundations of institutions”, by Derek Harmon in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19, 64(3) pp. 542-575.
무엇을, 왜 연구했나?
“비행 중 특이한 사항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항상 안전벨트를 착용하십시오.” 비행이 잦은 승객이라면 자주 듣는 기장의 안내 방송이다. 웬만한 경우라면 이 방송에 신경이 곤두서거나 크게 걱정할 승객은 거의 없다. 어쨌거나 비행기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너무나도 당연한 기장의 이런 안내 방송도 경우에 따라 안 하는 것만 못할 수 있다. 기내 방송이 너무 잦거나, 목소리 톤이 좀 어색하거나, 말이 어눌하거나, 심지어 더듬거린다면 승객들에겐 없던 의심이나 불안감도 생겨나기 마련이다. “혹시 비행기에 뭐가 잘못됐나?” “저 기장이 비행 경험은 풍부한가?” “관제탑과 교신은 가능한 사람인가?” “기장이 피곤한가?” 어떻게 소통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생길 수 있다.
조직이나 국가 차원의 리더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겐 혹시 발생할지 모를 다양한 형태의 불확실성으로부터 조직 구성원과 대중의 불안을 최소화할 의무가 있다. 경우에 따라 조직과 사회를 변화시켜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역(逆)으로 시장에 없던 불안이 생겨나거나 불확실성이 오히려 증폭될 수도 있다. 사회 변화를 거스를 수도 있다. 최근 미국의 연구진은 리더의 소통이 어떤 경우에 대중과 사회를 안정이 아닌 가중된 불안과 불확실성으로 이끄는지 연구했다. 연구진은 미국 연방준비은행(FED, Federal Reserve Bank) 의장들이 1998년부터 2014년까지 실행했던 340여 차례의 대중연설이나 메시지가 당시 상황에 비춰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중에게 어필했으며 미국뿐 아니라 세계 경제 안정에 기여했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 FED 의장들의 바른 정책과 의지도 결과적으론 시장의 불확실성을 잠재우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시장과의 소통에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 유치, 해외 직접투자 실무 및 IR, 정책 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했으며 국내외 학술 저널 등에 기술 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비시장 전략, PMI, 그린 공급망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