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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6. 국내 온라인 게임계 강자의 위기

과도한 과금 정책, 허술한 고객 응대…
‘게임의 법칙’ 어기니 시장이 등 돌려

이경혁 | 335호 (2021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고공 행진하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올해 8월 폭락했다. 이는 단순 해프닝이 아닌 엔씨소프트라는 대형 콘텐츠 기업의 미래와 방향성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결과였다. 그간 엔씨소프트의 과도한 과금 정책과 확률형 아이템에 기반한 비즈니스 모델(BM)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누적돼 왔다. 이용자들의 반발이 터져 나올 때마다 명확한 설명 대신 어물쩍 넘어가는 고객 응대 방식에 여론은 더욱 악화했다. 엔씨소프트는 이용자들이 비판하는 BM을 올해 발표한 신작들에서도 고수했고 이에 실망한 시장 분위기는 주가에 그대로 반영됐다. 새로운 시도와 실험으로 나아가려는 의지 없이 당장의 수익에 집착하는 모습에 이용자들은 실망의 목소리를 높였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기획과 윤문에는 최호진 인턴기자(동국대 신문방송학과 졸업)가 참여했습니다.

2021년 8월26일, 국내 상장사 중 최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폭락했다. 게임계의 우량주로 불리며 전날까지도 80만 원대에 육박하던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60만 원대로 주저앉았다. 공교롭게도 주가가 폭락한 날은 다름 아닌 엔씨소프트의 야심작 ‘블레이드 앤 소울 2’의 출시일이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자사의 핵심 역량을 투입한 신작 출시일에 폭락한 뒤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12월 10일 기준 73만7000원으로 반등하는 등 주가의 변동은 있지만 이미지와 신뢰에 미친 타격이 크다. 또한 주가 변동은 단순 해프닝이 아닌 엔씨소프트라는 대형 콘텐츠 기업의 미래와 방향성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결과이기도 한다.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입지를 가진 엔씨소프트가 겪은 2021년의 위기는 단건의 사건과 맥락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엔씨소프트의 첫 시작과 발전, 그 과정에서 일어난 여러 의사결정과 밀접히 연관된다. 따라서 이 맥락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그 안에서 어떤 흐름이 있었는지 짚어보며 엔씨소프트의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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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시작과 중흥기

1997년 설립된 엔씨소프트는 게임 제작사로 시작한 회사는 아니었다. 당시 급속도로 보편화하기 시작한 인터넷을 기반으로 여러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주는 소프트웨어 개발사였다. 엔씨소프트는 사업 확장 과정에서 게임 하나를 통째로 인수합병해 가져온다. 넥슨의 공동 창업자이자 게임 개발자 송재경 씨(현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퇴사 후 별도 개발사를 설립해 만들고 있던 게임이 바로 ‘리니지’다. 송재경 씨는 넥슨이 1996년 출시해 흥행시킨 온라인게임 ‘바람의 나라’ 제작진 중 한 명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엔씨소프트는 본격적인 게임 개발사로 거듭난다.

한국 온라인 게임 1세대를 상징하는 게임이자 지금까지도 영향력 있는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한 리니지는 1998년 출시된 PC 기반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role-playing game) 1 이다. 신일숙 작가의 동명 만화 원작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시작했지만 이후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며 엔씨소프트의 독립 IP로 자리 잡았다. 2D 그래픽 기반의 리니지 1 이후 출시한 리니지 2는 본격적인 3D 그래픽 기반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2 으로 출시되며 흥행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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