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 고딘이 ‘보랏빛 소(Purple Cow)’라는 개념을 통해 강조했듯이 현대 마케팅의 핵심은 눈에 띄는 ‘리마커블(remarkable)’한 요소를 창출하는 것이다. 즉 기업들이 독창적이고 예외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AI는 이러한 보랏빛 소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도구이며 단순한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을 넘어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 맞춤형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로레알, 스티치픽스,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들은 AI를 활용해 맞춤형 솔루션과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로레알은 AI 피부 분석과 맞춤형 화장품 제조를 통해 뷰티테크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스티치픽스는 AI와 인간 스타일리스트의 협업을 통해 개인 맞춤형 패션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코카콜라는 AI를 활용한 디지털 광고 및 콘텐츠 제작으로 소비자 경험을 확장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AI로 브랜드를 차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효과적인 마케팅은 고객의 세계관과 욕망을 먼저 이해하고 공감을 얻으려 노력한다.”
세계적인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은 이렇게 말하며 단순한 판매 전략으로서 마케팅의 시대는 저물었다고 강조했다. 고딘에게 마케팅이란 누구를 도울지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해 문화를 창출하고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다. 마케팅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는 고객의 공감을 불러일으켜야 하고 그들이 듣고 싶은 것이어야 한다. 또한 고딘은 ‘보랏빛 소(Purple Cow)’처럼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고,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리마커블(Remarkable)’이라 표현했다. ‘리마커블 마케팅’은 사람들이 이야기할 만한 가치가 있으며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세스 고딘이 말한 보랏빛 소는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가 그린 예술 작품처럼 사람들의 뇌리에 쉬이 지워지지 않는 인상을 남기고 신선한 영감을 준다. AI를 비롯한 신기술이 예술, 경영, 경제 등에 접목됐을 때 사람들이 매료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혹은 보았으나 뚜렷하게 인상에 남지 않았던 브랜드가 보랏빛 소로 변화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대체 불가능한 작품을 만든 예술가들의 놀라운 작품을 마주할 때와 유사하게 탄성을 자아내는 듯하다. 광고와 예술, 콘텐츠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에서 AI가 새로운 브랜딩과 마케팅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 기대하게 되는 배경이다.
김민지 칼럼리스트는 서울대에서 미학을 전공하고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과학저널리즘 석사 학위를 받았다. 15년간 예술 관련 강의 및 진행 활동을 해왔으며 미래 교육 및 문화예술 콘텐츠 스타트업에서 근무했고, 경제방송에서 ‘김민지의 Art & Tech’ 앵커로 활동한 바 있다. 저서로는 『NFT Art 그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예술(2022, 아트북프레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