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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추적기 활용 방법

시선이 머무는 곳에 ‘고객의 욕망’이 있다

안재현,배윤수 | 97호 (2012년 1월 Issue 2)



1. 들어가며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신상품의 성공적 출시가 필수적이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신상품에 대해 언급하면서 마케팅은존재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행위가 아니라팔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판매가 필요 없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판매 행위가 필요 없는 신상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이에 관해서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제럴드 잘트만(Gerald Zaltman) 교수는 <소비자가 어떻게 생각하는가(How customers think)>라는 저서에서 소비자들의 욕구는 단지 5%만이 외부적으로 표현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소비자 욕구의 95%는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는 무의식적인(subconscious) 형태로 내재돼 있거나 표출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무의식인 세계에 대한 이해 없이 수준 높은 마케팅이 이뤄질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다. 소비자의 의식적 판단을 기반으로 하는 소비자 설문조사나 FGI 같은 접근법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인간의 무의식적 세계에 대한 이해를 위해 무의식에서 나오는 감성적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하려는 시도는 더 나은 마케팅 활동을 위한 노력의 결과이다. 특히 기능성 자기공명장치(fMRI), 뇌파검사(EEG), 시선추적(Eye-Tracking), 피부전도 반응조사(GSR) 등과 같은 생체반응 측정도구를 이용해 소비자의 뇌세포 활성이나 주의집중, 자율신경계 변화 등을 측정함으로써 소비자 심리 및 행동을 이해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뉴로마케팅(Neuro Marketing)은 무의식의 세계를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차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시도다.

 

여러 연구 방법 중에서 시선추적 연구는 최근에 비약적으로 발전된 장비 덕분에 시선의 움직임과 시선 고정시간 등의 자료를 매우 쉽게 수집, 저장, 분석, 해석할 수 있게 됨으로써 새로운 마케팅의 도구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웹상에서의 소비자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활용도가 높다.

 

예를 들어 웹상에서의 광고효과에 대해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산업계에서는 인터넷 광고의 효과측정을 위해 노출 대비 클릭 수인 클릭률(click through rate)을 이용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단지 클릭 여부를 측정할 뿐이지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 기억, 브랜드에 대한 태도변화 등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더구나 실제 클릭이 없더라도 발생하는 소비자 기억, 브랜드 태도, 브랜드 인지 향상 등의 광고 효과가 측정되지 않는다. 특히 기존의 클릭 기반의 광고 효과 측정 방식은 광고를 직접 클릭하지는 않았으나 노출된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하는 단순노출효과(mere exposure effect)를 측정하지 못한다.

 

자꾸 보면 정들고 호감이 간다는 단순노출효과의 가장 좋은 예로 1889년 완공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들 수 있다. 문화적 자부심에 넘치는 프랑스 파리 시민들도 그들이 그렇게 반대하던 철제 구조물 에펠탑을 자주 보고 접하게 되자 점점 애정을 느끼게 됐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에펠탑은 그들뿐만 아니라 인류의 위대한 건축물이 됐다. 이러한 단순노출효과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무의식적 자극이라도 잠재의식에 남게 돼 나타나는 현상이다. 간접광고(Product Placement)도 우리가 보았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순간적 노출이 무의식적 잠재의식에 내재돼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광고기법이다.

 

이 글에서는 특히 웹상에서의 광고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서 시선추적기를 활용한 뉴로마케팅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시선 추적 방법론을 설명하고, 이를 온라인 오픈마켓인 11번가의 웹 디자인 평가 및 개편에 활용한 예를 이어서 설명하고자 한다.

 

2. 시선 추적의 방법론

 

소비자들의 외부 정보탐색은 자극에 대해서 시선 집중을 함으로써 시작된다. 시각적 주의 이론(theory of visual attention)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어떤 부분에 주의를 기울일 것인가는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 특성 및 현재 처한 상황과 같은 Top-Down 요소들과 시각적 자극(visual stimuli)의 특성과 같은 Bottom-Up 요소들에 영향을 받으며 이에 따라 시선이 이동하게 된다. 이러한 시각적 주의는 궁극적으로는 소비자들의 기억 및 선호도 등 심리적인 요소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상품 선택 및 구매 등의 행동적인 요소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는 소비자가 어떠한 부분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을 때 인지적 정보처리 과정과 정서적 정보처리 과정(cognitive & affective process)이 시작되고 이뤄지기 때문이다.

 

2.1. 시선 추적의 원리와 기기

 

이와 같은 시각적 주의는 관찰이 불가능하나 시각적 주의가 실제로 시선의 이동과 강한 연관을 가지고 있으므로 시선의 이동 패턴을 파악함으로써 시각적 주의 처리 과정을 알아볼 수 있다. 특히 시선의 이동을 물리적으로 측정하는 것은 소비자 자신이 어느 곳을 살펴보았다고 보고하는 방식이나 혹은 소비자의 기억에 의존한 측정 방식에 비해서 훨씬 더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장점이 있다. 시선의 이동을 측정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1960년대부터 다양한 방식을 도입했다. 그러나 그 당시 사용했던 시선 추적장치는 머리에 무거운 장비를 써야 했으며, 이를 장착하고 실험하는 데 많은 시간이 투입됐고 신뢰도 또한 높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 다양한 방식의 시선 추적장비들이 등장했으며 최근의 장비들은 머리에 부착하는 기기 없이 각막에서 반사된 적외선을 이용해 이전에 비해서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시선의 운동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장비의 형태도 실험 상황에 적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바(Bar), 모니터형, 안경처럼 착용하는 형 등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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