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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g-A Business Forum 2012 Special Section

“마케팅은 삶의 질 높이는 예술이자 과학”

서진영 | 117호 (2012년 11월 Issue 2)

 

 

들어가면서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는 마케팅을 이렇게 정의한다.

 

“마케팅은 물질적 가치를 창조하고 그 가치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며 전달해줄 수 있는 것이기에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예술이며 과학이다.”

 

경영학계에서 인정하듯이 코틀러의 등장으로 기업경영에서 과학적이고 통합적인 방법론에 의한 마케팅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그전까지 단순한 판매기법 정도로 치부되던 마케팅을 경영과학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마케팅의 적용 대상을 기업뿐만이 아니라 정부기관 등 공공의 영역과 개개인의 퍼스널 영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바로 퍼블릭 마케팅과 퍼스널 마케팅이 그것이다.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예술이며 과학을 마케팅이라고 할 때 어찌 기업의 활동만이 마케팅의 대상이 되겠는가? 그래서 마케팅 적용 분야의 확대를 시도한 것이다.

 

공공기관도 경쟁시장 안에 있다

 

그럼 먼저 퍼블릭 마케팅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인간이기에, 그리고 같이 모여서 살아가기에, 어떤 사회에나 공공 분야가 필요하다. 그런데 인간 사회에 꼭 필요한 공공 분야의 중요한 기능들의 수행과 정부의 활동은 일반적으로 시민들에게 상당한 비용 부담을 안겨주기 때문에 시민들은 정부가 좀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활동해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서비스를 비난한다. 또한 그들은 정부 조달 관행의 낭비요인과 필요한 서비스의 부재, 강력한 이익 단체들 때문에 정부가 타락하는 것 등을 문제 삼고 있다. ‘세금이 높다. 우리가 낸 돈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 ‘시민들이 자동차 통행세(road tax)를 내는 데도 불구하고 국가의 공공인프라(교각, 도로 등) 상태가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등의 불만도 표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들과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적인 마케팅 전문가인 필립 코틀러 박사와 사회 마케팅 컨설턴트인 낸시 리가 제시하는 해법은 얄미우리만큼 명쾌하다. 바로 민간 분야의 마케팅 방법을 공공 부문으로 확대 적용하라는 것이다. 공공 분야의 성과를 제고하기 위해 민간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를 채택하는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공공기관의 경쟁자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흔히들 공공기관은 경쟁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조직의 경쟁자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어도어 레빗(Theodore Levitt) 하버드대 교수가 말한근시안적 마케팅(Marketing Myopia)’을 피해야 한다.

 

레빗 교수는 1960년대에 발간된 <하버드비즈니스리뷰(The Harvard Business Review)>에 경쟁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공공사업인 철도산업이우리는 철도사업에 매진한다고 주장해 몰락을 자초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때 만일 정부가 철도사업을 운송사업으로 정의했다면 자동차와 트럭, 항공기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으리라는 주장이다. 정부가 고객에게 돌아갈 혜택을 추구했다면 철도가 충족시키고 있는 시장의 니즈는 철도가 아니라 운송사업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는 게 레빗 교수의 생각이다. 사실 미국의 철도사업은 비행기 국내선의 등장으로 사업적으로 굉장히 힘들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것은 < 1>에 나와 있듯이 이제는 정부기관들에도 종종 상대하기 힘든 경쟁자들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 공공 부문에서는 민간기업, 기관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생각하면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물론 민간 분야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가치와 만족감인 반면 공공 분야 마케팅에서 중요한 것은 시민의 가치와 만족감이다.

 

그럼 이 두 가지, 가치와 만족감을 동시에 해결한 대표적인 공공기관 마케팅 사례로 미국 숲의 수호자 스모키 베어 브랜드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자. 미국 숲의 수호자로서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캐릭터 가운데 하나인 스모키 베어(Smokey Bear)는 지난 6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국의 상징 가운데 하나였다. 산림감시원의 모자를 쓰고 벨트가 달린 청바지를 입은 채 삽을 들고 있는 스모키 베어는 1944년부터 야생림 보호의 상징으로 간주됐다.

 

“당신만이 숲에서 일어나는 화재를 막을 수 있다(You Can Prevent Forest Fires)”란 슬로건은 1947년 맨 처음으로 사용된 뒤 2001년 미국의 야산에서 점점 더 빈번하게 일어나는 화재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당신만이 야생에서 일어나는 화재를 막을 수 있다(Only You Can Prevent Wildfires)”로 약간 바뀌었을 뿐이다. 1952년이 되자 스모키 베어 마스코트는 상업적인 관심을 끌기 시작했고 이제 이 마스코트의 사용은 공공 분야의 영역에서 벗어나 농무부 장관의 통제하에 놓였다.

 

1973년 법률이 개정되면서 정부는 스모키 베어 마스코트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부여해줬고 그로 인해서 얻은 로열티 등 수입금은 산불 예방을 막는 데 썼다. 그로부터 수년 동안 이와 같은 권한하에서 수백 종류의 상품들이 라이선스를 받았고 그중 몇몇은 스모키 베어의 공식 웹사이트인스모키베어닷컴(SmokeyBear.com)’에 있는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1984년에 40회 생일 축하 기념으로 스모키 베어는 동물로서는 사상 최초로 우표 도안에 등장하는 영광을 누렸다.

 

1987년에는 미국과 캐나다의 모든 메이저리그 야구팀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범미 스모키 베어의 날(National Smokey Bear Day)’과 함께 스모키 스포츠(Smokey Sports)라는 행사를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대대적인 홍보 활동과 이벤트를 통해서 스모키 베어의 50회 생일을 범국가적으로 축하하며 그의 활성화에 대한 전기를 마련했다. 숲의 화재를 막기 위한 이 모든 노력들이 효과를 거두었을까? 미국 농무부(USDA·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산하 산림청(Forest Service) 자료에 따르면 부주의로 타버린 삼림 면적이 1942년에는 3000만 에이커가 넘었지만 1990년대에는 100만 에이커 이하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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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진영

    서진영[email protected]

    - (현)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
    -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운영 - OBS 경인TV ‘서진영 박사의 CEO와 책’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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