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전문 리서치회사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컨텐츠 사업부는 [트렌드모니터]라는 브랜드로, 다양한 이슈에 대한 소비자의 생각, 태도, 의견에 대한 정보를 대중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주요한 미션으로 삼고 있다.
트위터(@emtrendmonitor)를 통해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뷔페에서, ‘익숙한’ 한식을 찾다
최근 외식업계에서는 ‘한식’과 ‘한식뷔페’가 화두가 되고 있다. 2013년 3곳 정도에 불과했던 한식 뷔페는 2015년 9월까지, 이랜드 ‘자연별곡’ 40여 곳, CJ푸드빌 ‘계절밥상’ 20여 곳, 신세계푸드 ‘올반’ 10여 곳 등 전국적으로 급속히 세를 넓혀나가고 있다. 1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추적조사에서도 이런 결과가 감지된다. 2012년 마크로밀엠브레인의 조사에서 뷔페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경험한 곳은 패밀리레스토랑 샐러드 뷔페(73.5%)와 고기 뷔페(53.6%), 씨푸드 뷔페(53.1%) 순이었지만2 2015년에는 이 1∼3위의 이용비율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패밀리 레스토랑 샐러드 뷔페 73.5%(2012) → 68.1%(2015), 고기 뷔페 53.6%(2012) → 42.5%(2015), 씨푸드 뷔페 53.1%(2012) → 41.3%(2015)).3 반면 3년 전에는 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못했던 ‘한식’ 기반의 뷔페 이용자가 갑자기 전면에 등장했다(최근 1년 이내 방문 경험 뷔페: 2순위-한식뷔페 42.8%).4 새로운 외식 형태가 자리 잡은 셈이다.
▶‘집밥’을 집에서 먹지 못하는 이유
소비자들은 ‘한식 뷔페’에 대해 뭔지 모를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한 번쯤 방문해 보고 싶은 50.9%). 또한, 건강에 좋을 것이라는 이미지도 함께 떠올렸다(웰빙 음식을 먹을 수 있는 47.6%).5 그에 비해 ‘다양하고, 푸짐한’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덜 떠올리고 있어(메뉴가 다양한 30.1%,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27.8%)6 뭔가 배부르게 먹을 것 같다는 뷔페의 직관적인 이미지와는 다소 다른 정서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 대한 욕구를 가지게 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그 부분에 결핍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인 대부분이 집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한식에 소비자들이 열광한다는 것은 어쩌면 집에서 ‘일상적으로 접하는 익숙한 식사’, 즉 ‘집밥’에 대한 결핍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많은 소비자들은 집밥을 원하고 있었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8명가량이 집밥을 그리워했으며(집밥이 그리울 때가 있다-79.8%), 외식을 할 때에도 이왕이면 집밥과 비슷한 형태의 식사를 원했다(이왕이면 집 밖에서도 손맛을 느낄 수 있는 식사를 하고 싶다-86.4%).7
하지만 집밥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음에도 실제로 집에서 밥을 해먹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집에 머무는 시간은 늘었지만 집에서 주로 하는 활동에서 ‘요리하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었으며(요리하기 – 전체 7순위 14.6%)8 예년에 비해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도 줄었다는 소비자들이 더 많았다(집에서 요리하는 시간- 작년보다 증가 23.3%, 감소 26.3%).9 결국 밖에서 밥을 사먹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집에서 먹는 밥을 원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집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결핍이 쌓여 소비자들은 뭔가 특별한 날, ‘익숙한 재료’의 한식을 찾아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집밥은 ‘엄마’가 해준, ‘따뜻하고 정성이 담긴’ 밥
특별히 맛이 더 자극적이거나 특별하지도 않을 것 같은데 사람들이 집밥에 열광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집밥’은 어떤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을까? ‘엄마가 해준 따뜻한 밥’(70.4%-1순위)에 가장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정성(이 담긴)’(74.3%)과 ‘따뜻한’(69.0%) 이미지를 연상하는 경우도 많았다.10
다만 세대 간 바라보는 ‘집밥’의 이미지에는 미세한 차이가 존재했다. 50대에게 집밥은 ‘정성이 담긴(84.2%)’ ‘따뜻하고(75.4%)’ ‘건강한(68.0%)’ 이미지였다면 20대는 다른 세대보다 월등하게 높은 비중으로 ‘엄마(75.0%)’의 이미지를 떠올렸다.11 50대에게 집밥은 정성과 건강의 이미지로, 20대에게 집밥은 모성애의 이미지로 다가가는 것 같다.
윤덕환마크로밀엠브레인 컨텐츠사업부장 [email protected]
필자는 고려대에서 문화·사회심리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마크로밀엠브레인에서 다수의 마케팅리서치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현재 컨텐츠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인천대 소비자ㆍ아동학과 겸임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소비자는 무엇을 원하는가> <장기불황시대 소비자를 읽는 98개의 코드> <불안 권하는 대한민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는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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