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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 마케팅 안 통할 수도 있다? 外

이승윤,조길수,문재윤 | 220호 (2017년 3월 Issue 1)
Marketing

한정판 마케팅 안 통할 수도 있다?



무엇을, 왜 연구했나?

2016년 인스타그램에서 ‘야쿠르트 아줌마’는 인기 있는 해시태그 중 하나였다.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면 1만 건이 훨씬 넘는 인증샷이 뜬다. 20∼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야쿠르트 아줌마의 위치를 보여주는 앱을 다운로드 받고, ‘어디서 야쿠르트 아줌마를 봤다’라는 정보를 SNS를 통해 폭발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SNS상에서의 ‘야쿠르트 아줌마 찾기 광풍’의 근원은 2016년 2월 출시된 크림치즈 과자 ‘끼리’와 3월에 출시한 ‘콜드브루’ 커피다. 한국야쿠르트는 출시 초반 철저하게 ‘희소성’이란 전략을 가지고 제품을 홍보했다. 이 두 제품은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 오직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이었다. ‘제품의 품질이 좋고 맛이 좋다’는 평가와 아무데서나 구할 수 없고 오직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다는 희소성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콜드브루는 하루 평균 10만 개씩 팔리고 있고, 끼리 과자 역시 빈번하게 완판돼 예약 구매까지 해야 한다. 2014년 ‘허니버터칩’ 광풍 역시 희소성으로 설명 가능하다. 허니버터칩 출시 초반, 많은 연예인들이 맛있다는 코멘트와 함께 과자 사진들을 자신들의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다. SNS상에서 주목을 받게 된 허니버터칩을 맛보려는 사람들이 판매점으로 몰려가면서 순간적으로 판매점에서 물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해태제과 측에서 판매점포당 허니버터칩의 물량을 어느 정도 제약하는 형태로 자연스럽게 제품의 희소성을 유도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SNS상에서의 허니버터칩 찾기 광풍은 출시 100일 만에 해태제과에 매출 100억 원을 안겨주었다.

야쿠르트 아줌마와 허니버터칩 열풍의 이면에는 ‘희소성(Scarcity)’을 바탕으로 한 마케팅 전략이 숨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서두르세요. 제한된 수량만이 남아 있습니다” “오늘 하루만 판매합니다”와 같이 제품의 희소성을 강조하는 광고가 빈번하게 이뤄진다. 사회심리학자들은 ‘그 제품이 희소하다는 신호를 사람들이 인지하게 되면 그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간다’는 ‘희소성 효과’를 강조한다. 사람들은 ‘희소한 것은 좋은 가치(Value)를 가진 물건’이라고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SNS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허니버터칩을 구하기 힘들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사람들은 ‘왜 허니 버터칩이 구하기 힘들지?’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허니버터칩을 구매하고 있으니 그게 희소해졌다’고 추론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이유는 허니버터칩이 맛이 좋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허니버터칩은 제품이 가진 희소성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맛이 좋을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을 발견했나?

최근 들어 이러한 희소성이 어떠한 조건에서 제품에 대한 호감을 이끌어내는지에 대한 세밀한 후속 연구들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제품의 희소성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소비자들의 과잉 수요(Demand, 많은 구매)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적은 공급(Supply, 회사 측의 물량 조절에 따른 공급 제약)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의도적이건, 의도하지 않았건 회사가 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으면 희소성이 발생한다. 만약 소비자들이 제품의 희소성이 그 제품의 인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의도적인 제품수량 제한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알게 될 경우 희소성의 긍정적인 효과는 줄어들 것인가.

캐나다 맥길대와 건국대 공동 연구진은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희소성 광고 문구’가 어떠한 상황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이끌어내는지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2개 그룹으로 나뉘어 한쪽은 희소성 광고 문구(‘서두르세요. 제한된 수량만 남았습니다’)가 포함된 광고에 노출됐고, 다른 한쪽은 동일한 광고이나 희소성 문구가 빠진 광고에 노출됐다. 연구진은 광고에서 제품의 희소성이 언급됐을 때 사람들이 해당 제품에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흥미로운 것은 후속실험의 결과였다. 실험 참가자들 중 한쪽 그룹으로 하여금 희소성 광고 문구에 노출되기 전 <뉴스위크(Newsweek)> 기사를 읽게 했다. <뉴스위크> 기사는 최근 IKEA가 운영하는 물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러한 기사를 읽고 난 후 참가자들은 IKEA에서 팔고 있는 소파에 대한 희소성 문구가 담긴 광고를 보게 됐다. 그 결과 <뉴스위크> 기사를 읽은 그룹에서는 IKEA 소파의 희소성을 강조하는 광고문구로 인한 호감도 상승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제품의 희소성이 기업의 공급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하면 희소한 제품에 대한 호감도를 덜 보이는 것이었다.

이와 반대로 과잉 수요로 인해 물건이 희소해졌다고 여겨지는 상황에서는 더 강한 희소성 효과가 나타났다. 실험 참가자들은 크리스마스와 같은 쇼핑 피크 시즌에 희소성 광고를 보았을 때 평소보다 더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사람들은 크리스마스와 같은 쇼핑 피크 시즌에는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인기 있는 제품들을 구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쇼핑시즌에는 열띤 구매, 즉 과잉 수요로 인해 물건이 희소해졌다고 자연스럽게 판단하고 희소성 문구에 더욱 강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연구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과거 희소성 관련 연구들은 제품의 희소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일반적으로 제품의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희소성을 강조하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반드시 제품의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소비자들은 때때로 제품의 희소성이 시장의 과잉 수요가 아니라 인위적인 수량 조절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제품의 희소성을 강조하는 광고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 고가품부터 저가의 스낵까지 ‘한정 수량’을 강조하는 광고 문구로 제품을 홍보한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의 희소성이 정말 시장 수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 인위적으로 판매를 올리기 위해 마케터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지를 조심스럽게 살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결과는 희소성에 바탕을 둔 마케팅 문구가 소비자들의 제품에 대한 호감을 이끌어내는 심리적인 메커니즘과 어떠한 상황에서 희소성을 바탕으로 한 광고가 작동하고, 또 작동하지 않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마케터들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참고해 희소성 광고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성균관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Wales에서 소비자 심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컴퍼니인 Nielsen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국내외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했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는 건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디지털·소셜 미디어 마케팅’ ‘사물인터넷’ ‘소비자 심리’ 등이다.



이승윤 건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mail protected]

필자는 성균관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Wales에서 소비자 심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컴퍼니인 Nielsen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국내외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했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는 건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디지털·소셜 미디어 마케팅’ ‘사물인터넷’ ‘소비자 심리’ 등이다.



Based on “Scarcity Appeals in Advertising: The Moderating Role of Expectation of Scarcity” by Ashesh Mukherjee and Seung Yun Lee, Journal of Advertising(2016), 45(2), PP. 256 ―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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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윤

    이승윤[email protected]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이승윤 교수는 디지털 문화 심리학자다. 영국 웨일스대에서 소비자심리학으로 석사학위를, 캐나다 몬트리올의 맥길대에서 경영학 마케팅 분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비영리 연구기관 디지털마케팅연구소(www.digitalmarketinglab.co.kr)의 디렉터로 디지털 및 빅데이터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저서로는 『공간은 경험이다』 『디지털로 생각하라』 『바이럴』 『구글처럼 생각하라-디지털 시대 소비자 코드를 읽는 기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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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길수[email protected]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부연구위원
    -경영혁신전략연구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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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윤

    문재윤[email protected]

    고려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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