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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대응하는 리테일 비즈니스 전략

‘Untact’ 트렌드 살려 새로운 시장 창출 기회로

황지영 | 294호 (2020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전례 없는 바이러스의 습격 속에 온•오프라인 채널의 변곡점을 맞이한 리테일 비즈니스는 ‘뉴노멀’에 대비해야 한다. 온라인과 모바일 등 언택트(Untact)로 움직이는 소비 트렌드가 더욱 강화될 것이며 위기에 처한 오프라인 매장들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옴니채널 구현에 힘써 소비자 경험의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 또 당면한 위기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기회로 삼는 유연한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 대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역의 소상공인들과 상생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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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포와 리테일 비즈니스의 현재

전 세계 증시가 크나큰 변혁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2008년 대공황 이후로 최단 시간 폭락을 기록했다. S&P 500의 경우 지난 2월 최고점 대비 30%나 폭락했다. 이렇게 급박하게 흘러가는 상황을 두고 블랙 스완(Black Swans)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기존에 겪어보지 못한 수위의 예상치 못한 극단적 상황으로 경제와 사회가 큰 파장을 맞게 된 것이다. 1월부터 정부 주도 아래 추적과 검진, 확진자와 소통을 통해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한국과 달리 필자가 거주 중인 미국은 3월까지도 뭔가 불안하지만 괜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첫 케이스 발생 이후 2개월 만에 확진자 수가 수만 명으로 늘어나면서 미국에서도 코로나19 공포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포감이 팽배해졌고 관련 정책들이 나오면서 리테일 산업은 특히 큰 타격을 입었다. 우선 미국 전역의 대형 마트에서는 빵, 계란, 휴지 등 기본적인 생필품들이 매진되고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 일명 사재기, 영어로는 팬데믹 팬트리(Pandemic Pantry, 감염병 전파에 대비 목적으로 쌓아둔 생필품을 의미)를 마련하고자 대형 마트로 몰려들었다.

팬데믹 팬트리는 감염병에 대한 공포감뿐 아니라 정부에 대한 불신이 반영된 결과다. 장기전으로 가는데 각자도생(各自圖生)하지 않으면 안 되는, 즉 정부가 개개인을 보호할 수 없는 상황에 돌입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현재 가지고 있는 화장실 휴지로 얼마나 지낼 수 있는지를 계산해주는 화장실 휴지 계산기(howmuchtoiletpaper.com) 사이트가 론칭되는, 웃기면서도 슬픈 상황이다.

변곡점에 위치한 리테일 비즈니스,
‘뉴노멀’에 대비해야

잠깐, 큰 그림에서 글로벌 경제를 간단히 살펴보자. 1900년대 초 이후로 경기는 항상 굴곡의 ‘흐름’ 속에서 성장이 조정되기도 하고 저성장이 탄력을 받아 성장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과열될 대로 된 터라 이번 사태를 피할 수 없는 조정 기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런데 그 조정이 코로나로 인해 예상보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데다 조정폭이 너무 크고 빨랐고 그 깊이도 너무 깊다는 것이 문제다.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이후 실물경제가 회복될 때까지의 시간이 길 것이고, 회복된 모습도 이전과 같은 모양새가 아닐 수 있다는 견해들이 나오는 이유다.

리테일 비즈니스에서는 최근 몇 년간 오프라인의 매출이 줄어들고 온라인과 모바일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큰 흐름이었다. 그런데 이번을 계기로 온라인과 오프라인 증감세의 기울기가 달라질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과 한국의 소매 산업(리테일)은 변곡점(變曲點•Inflection Point)에 위치했다고 보는 게 맞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뉴노멀(New Normal)’에 대비해야 할 때다.

첫째, 온라인과 모바일 등 언택트(Untact, 접촉이 없는)로 움직이고 있던 소비 트렌드의 이동이 훨씬 더 가속화되고 있다. 단순히 쇼핑뿐 아니라 의료와 교육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일어난 온라인 기반 생활습관은 이 사태가 진정이 되고 나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 다수의 주에서 자택 격리(Shelter at Home) 명령이 시행되면서 행동반경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생활 반경이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스태티스타(Statista)1 의 3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23%가 이전 달(2월)에 비해 온라인 주문 횟수가 늘었다고 답했다. 인스타카트(Instacart), 월마트 그로서리(Walmart Grocery), 십트(Shipt) 등 배달 앱의 다운로드 횟수도 폭증했다.2 2월 대비 3월 중순 기준 인스타카트 앱 다운로드 수는 218%, 월마트 그로서리는 160%, 십트는 124%나 증가했다. 온라인 업체들 중 38%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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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건강 검진을 하는 디지털헬스케어 서비스의 이용도 대폭 늘어났다. 미국에서 원격 진료 서비스 1위 업체인 텔레닥(Teledoc)은 음성 또는 온라인 비디오로 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하고 약을 처방받는 메디컬 서비스의 DTC(Direct-to-Consumer) 모델이다. 텔레닥은 병원을 방문하고 대기한 후 의사를 만나서 처방을 받기까지 보통 1∼2시간이 걸리는 과정을 5분 만에 마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올해 들어 서비스 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식가치가 1월 중순 95달러에서 167달러로 76%나 올랐다. 특히 지금 같은 시기에 대면을 꺼리는 의사와 환자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시간까지 절약해주는 디지털 헬스케어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일반 의료 서비스 대신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가 하면 2010년대 초부터 급성장하다가 성장세가 주춤해졌던 밀키트 서비스도 부활 조짐이 보였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으로 모든 재료와 레서피까지 배송되는 블루 에이프런 (Blue Apron)등 밀키트 서비스 업체의 가입자 수가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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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지영[email protected]

    노스캐롤라이나대 그린스버러(UNCG) 마케팅 전공 부교수

    필자는 한양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의류 브랜드에서 상품 기획 및 마케팅을 담당했다. 이후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국제유통학 석사,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소비자유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플로리다대, 핀란드 알토대와 고려대에서 강의와 연구를 수행했으며 2017∼2018 UNCG 우수강의, 2017 우수연구자 강의상 등을 받았다. 현재 노스캐롤라이나대 그린스버러(UNCG)에서 마케팅 전공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리테일의 미래(2019)』 『리:스토어(2020)』 『쇼핑의 미래는 누가 디자인할까?(2021)』 『잘파가 온다(2023)』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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