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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Brief-Case: 전통과 세련미, 두 토끼 잡는 ‘150년 시몬스’

시몬스? 침대 브랜드? 그런데 침대가 없네?
온•오프라인서 ‘유쾌한 팬덤’이 환호하다

이병주 | 309호 (2020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프리미엄 수면 브랜드 시몬스가 지난해 선보인 ‘침대 없는 침대 광고’ 세 편은 유튜브에서 편당 조회 수가 수백만 건을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성수동 카페거리와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이천 시몬스 테라스 및 부산 전포동 등 네 곳에서 오픈한 팝업스토어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는 10월 말 기준 누적 방문객 수가 4만 명을 넘었을 정도다. 시몬스는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드러내놓고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대신 소비자들이 먼저 시몬스 브랜드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도록 유도했다. 이를 위해 그래픽과 비주얼 요소만으로 광고를 기획하고, 지역 사회의 특성에서 영감을 받아 소셜라이징(socializing) 방식의 팝업스토어를 제시함으로써 MZ세대들로부터 ‘팬덤’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올여름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신갈리 주민들은 지루한 장마 기간 중 갑자기 늘어난 교통체증에 하나 같이 ‘시몬스 테라스에서 또 뭔가 시작하나 보다’고 직감했다. 실제로 이 동네에 위치한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의 복합 문화 공간 시몬스 테라스 한쪽에선 지난 7월10일부터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코로나19 여파로 스토어에 동시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을 4명으로 제한했지만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에도 1시간 가까이는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는 브랜드 창립 150주년을 맞은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가 브랜드를 알리고자 기획한 팝업스토어다. (DBR mini box I ‘150주년 맞은 시몬스’ 참고.) 지난 4월부터 3개월간 성수동 카페거리에 오픈해서 트렌드 리더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이어 6월엔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 팝업 매장을 열어 한정판 패션 아이템을 선보였다. 알음알음 입소문이 더해져 이천의 시몬스 테라스로 옮겨 오자마자 한 번은 찾아야 할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인기의 여세를 몰아 10월 말엔 부산 전포동으로 옮겨 부산 지역의 특성을 담은 한정판 아이템을 내놨다. 지금까지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를 찾은 누적 방문객 수는 4만 명(10월 말 기준)이 넘는다.

DBR mini box I : 150주년 맞은 시몬스
‘침대 업계의 포드’ 전 세계 침대 대중화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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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는 1870년 젤몬 시몬스(Zalmon G. Simmons)가 미국 위스콘신주 케노샤에서 다양한 철물 제조공장을 설립하며 시작됐다. 그는 철사를 꼬아 만든 침대 스프링 특허를 취득한 후, 이를 활용해 침대와 매트리스를 제작했다. 시몬스 침대는 대량 생산 기술을 활용해 당시 12달러에 달하던 매트리스 가격을 1달러 아래로 떨어뜨렸다. 시몬스 침대가 ‘침대 업계의 포드’로 미국 가정에 침대를 대중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1910년 창업자인 젤몬 시몬스가 세상을 떠나고 그의 아들인 젤몬 시몬스 2세가 회사를 이어받았다. 그는 여러 침대 회사를 인수해 경쟁사가 넘볼 수 없는 수준으로 덩치를 키웠다. 동시에 매트리스 제조 기술을 혁신하고자 했다. 당시 캐나다에서 천으로 된 포켓에 코일을 넣고 개별적으로 마감한 포켓스프링으로 만든 매트리스가 제작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제품은 포켓스프링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생산하므로 사치품으로만 소량 팔렸다. 시몬스 2세는 이 기술을 회사의 미래라고 생각해 대중화하고자 했다. 이 특허가 만료되자 시몬스 2세는 회사의 최고 엔지니어를 불러 이 기술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라고 지시했고, 3년이 걸려서 생산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해서 1925년 ‘뷰티레스트’ 매트리스가 세상에 선보여졌다. 뷰티레스트 가격은 39.5달러로 일반 매트리스의 서너 배에 달했지만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토머스 에디슨, 헨리 포드, 조지 버나드 쇼, 엘리너 루스벨트 등 유명 인사들이 시몬스 침대를 사용했고 추천했다.

시몬스 브랜드는 침대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고 프리미엄 기술을 상징한다. 세계 최초로 퀸사이즈, 킹사이즈 매트리스를 출시한 곳도 시몬스다. 시몬스는 1992년 한국에 소개됐다. 현재 한국에서는 독자 법인으로 설립돼 안정호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후 한국 시몬스는 자체 생산 시스템과 자체 개발한 품질 관리를 통해 시몬스 브랜드를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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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주[email protected]

    DBR 객원 편집위원

    필자는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LG경제연구원에서 창의성, 혁신, 마케팅 관련 연구와 컨설팅을 수행했다. 여러 벤처캐피털에서 자문위원으로 일하며, 스타트업 투자와 보육, 성장을 도왔다. 저서로 『애플 콤플렉스』, 『촉』, 『3불 전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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