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의 특성을 해석하는 데는 3가지 효과가 작용한다. 연령 효과, 코호트(집단) 효과, 트렌드 효과다. 알파세대는 아직 미지의 세계에 존재하지만, 특히 코호트 효과와 밀레니얼 부모의 특성을 고려해 알파세대의 소비자로서의 정체성을 얼마간 파악할 수 있다. ‘디지털이 전부(Digital-Only)’인 알파세대는 어려서부터 ‘10개의 포켓’을 장착한 VIP 소비자로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고, 그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는 추세다. 하지만 ‘알파세대 구별하기’에만 집중하면 편견과 고정관념에 사로잡히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알파세대는 여전히 성장 중이며 세대 연구의 가치는 ‘세대 공감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초등학생 딸을 둔 지인이 들려준 일화다. 딸아이에게 ‘숙제해라, 제때 씻어라’ 같은 말을 했더니 엄마 잔소리를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에 올리면 안 되냐고 했다고 한다. 얼핏 당돌하게 느껴지지만 아이의 논리도 나름 합리적이다.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놓고 본인이 수시로 보면서 행동을 고쳐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제 자녀와 유튜브로 소통해야 하는 시대가 멀지 않은 듯하다. 다소 극단적인 사례일 수 있지만 이제껏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대가 등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알파세대는 2022년 기준으로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해당된다. MZ세대가 PC와 스마트폰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했다면 알파세대는 태어나자마자 스마트기기를 접하고 인공지능(AI) 스피커와 대화하며 자랐다. 이들은 글자를 배우기 전부터 화면을 넘기거나 버튼 클릭하는 법을 먼저 체득하며 기술을 직관적으로 습득한 기술친화적 세대다.
알파세대는 소비자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지의 세계다. 아직 성인으로서 독립된 경제 활동과 소비 생활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소비자로서의 특징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소비자로서의 알파세대를 향한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세대 정의와 분석을 위한 3가지 효과
본격적으로 알파세대를 탐구하기 전에 ‘세대’의 정의를 알아보자. 세대란 ‘공통의 체험을 기반으로 공통의 의식이나 풍속을 전개하는 일정 폭의 연령층’으로 정의된다. 세대의 어원은 ‘genos’라는 그리스어에서 비롯됐는데 genos는 ‘새로이 출현하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렇다. 세대는 새롭게 출현한, 이전과 다른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갖는 집단이다. ‘이전과 다른’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갖는다는 것은 기업의 대응도 달라져야 함을 의미한다.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때마다 세대 연구가 관심받는 이유다.
세대 연구에서는 세대의 특성을 해석하는 데 있어 세 가지 효과를 구분한다. 첫 번째는 연령 효과다. 연령 효과는 특정 세대 집단의 특성을 해당 연령층이 가지는 생물학적•사회적 요소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예를 들면, 시니어 소비자는 신체적 노화에서 비롯된 독특한 특징을 갖는다. 굽이 낮은 신발을 선호한다거나 시각적 자극이 분명한 컬러를 선택하는 등의 성향은 해당 나이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이러한 성향은 지금의 알파세대가 시니어가 됐을 때도 비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최지혜 연구위원은 서울대에서 소비자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한민국 외식업 트렌드 Vol 1』 『더현대서울 인사이트』 『트렌드코리아 2014~2023』 시리즈의 공저자다. 서울대에서 소비트렌드분석론 과목을 강의하고 있으며 삼성·LG·아모레퍼시픽·SK·코웨이·CJ 등 다수의 기업과 소비자 트렌드 발굴 및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인천시 상징물 위원회 자문위원, 피데스개발 ‘공간트렌드’ 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TBN 부산교통방송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