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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믿음의 힘

김현진 | 360호 (2023년 01월 Issue 1)

그리웠습니다. 앞자리를 맡기 위해 새벽 일찍부터 서둘러 강연장을 찾는 또각또각 분주한 발소리, 미리 입을 맞추지 않아도 Q&A 세션마다 쏟아져 나오는 알토란 같은 질문들, 오후 너덧 시가 훨씬 넘어서까지 지치지 않고 반짝이던, 지적 호기심으로 꽉 찬 눈빛들….

12년 역사의 동아비즈니스포럼은 청중들의 분위기와 학습 자세 측면에서 일단 국내 최고의 포럼이란 사실을 한 번이라도 이 포럼장의 열기를 경험해보신 분이라면 충분히 알고 계실 겁니다. 실제 동아비즈니스포럼을 찾았던 세계 최고의 석학들도 “세계 어떤 곳에서도 이렇게 열정적이고 집중도가 높은 청중을 본 적이 없다”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곤 했습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최근 2년간 오프라인 좌석을 최소화하고 주로 온라인으로 열렸던 포럼이 2022년, 현장 위주 행사로 복귀함에 따라 뜨거운 열기도 다시 돌아왔습니다. “다시 고3이 된 것 같다”며 빡빡한 강연 스케줄을 힘겨워하면서도 기꺼이 연차를 내고 하루 종일 강연에 집중하는 모습들,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분주히 핵심 내용을 필기하는 손길처럼 다시 한번 동아비즈니스포럼만의 전형적 풍경을 만들어주신 관객 여러분께 지면을 빌려 감사드립니다.

포럼 현장의 변화에서도 느낄 수 있듯 ‘동아비즈니스포럼 2022’는 팬데믹을 거쳐 엔데믹으로, 일상으로의 회복을 재촉하는 시점에 열렸습니다. 변화, 변동, 불안, 리스크… 고난이 예상되는 경제 지형 때문인지 부정적인 단어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시점에 세계 최고의 석학들이 던진 가장 큰 화두는 뜻밖에도 ‘믿음’이었습니다.

기조 연사였던 비제이 고빈다라잔 다트머스대 교수는 ‘미래에 대한 믿음’을 강조합니다. 그가 혁신의 프레임워크로 제시한 ‘3박스 솔루션’은 혁신을 통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전제로 합니다. 사람들이 장애물을 허들처럼 정면으로 뛰어넘는 ‘가위뛰기’ 관행에만 집중해 100년간 ‘누가 누가 앞으로 잘 뛰나’에 주목할 때, 몸을 완전히 뒤집어 머리와 목이 먼저 바를 넘기도록 뛰는 배면뛰기를 찾아낸 덕에 기록을 크게 단축시킨 일부 높이뛰기 선수들처럼 발상을 비틀면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고빈다라잔 교수는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잘 관리하는 프로젝트인 ‘박스1’에 매몰되지 않고 획기적이고 도전적인 사업에 초점을 맞춘 ‘박스3’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미래는 현재에 있다”는 사실, 즉 현재의 준비가 미래의 성공을 이끈다는 믿음을 잊지 말 것을 강조합니다.

한편 테리사 아마빌레 하버드대 교수는 조직 내 구성원 간 믿음이 결국 직장 생활에서의 내면 상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강력한 촉매제로 작용하고, 이것이 생산성을 높여 ‘작은 성공’의 비료가 된다고 전합니다. 아마빌레 교수가 촉매제로 지목한 기업 내 존중과 인정, 격려, 소속감, 유대감은 직원들을 동기부여해 자발적으로 일의 의미를 찾는 데 ‘신의 한 수’가 돼줄 묘책입니다.

올리비아 로드윅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가 제시한 믿음은 기업과 고객 사이의 믿음입니다. 기업이 나의 데이터를 철저히 보호해주고 인공지능(AI) 기반 제품과 서비스도 투명하게 제공할 것이라는 ‘디지털 신뢰’는 향후 기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소가 될 전망입니다. 한편 앤드루 윈스턴 에코스트래티지스 창립자는 기업이 사회적 문제에 대해 견지하는 자세에 따라 정체성과 ‘선한 영향력’을 판단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고, 이에 따라 기업에 대한 신뢰지수가 달라진다고 전했습니다.

동아비즈니스포럼에 참가한 독자 여러분 및 청중들에 대한 DBR 구성원들의 믿음과 자부심만큼 참가자들 역시 긍정적인 피드백(운영 점수 95.4점, 강연자별 강의 만족도 97점 안팎)으로 화답해주셨습니다. 지면을 통해서도 DBR에 대한 관심과 상호 믿음을 이어가기 위해 새해부터 편집진은 지면 디자인을 전면 개편하는 한편 콘텐츠의 보고를 빛내주실 새 필진을 모집합니다(17페이지 광고 참조). 글로벌 석학들이 새해를 맞아 국내 비즈니스 리더들에게 점지한 성공의 키워드 ‘믿음’을 지면과 관련 교육, 포럼을 통해 지켜나가기 위해 DBR는 올해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여러분의 2023년을 DBR 구성원 모두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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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편집장•경영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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