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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커뮤니케이션

“위키처럼…” 지식을 수평으로 공유하자

이장혁 | 61호 (2010년 7월 Issue 2)

어느 조직에서건 하루에도 수십, 수백 건의 보고서가 작성된다. 하지만 그 많은 보고서에 담긴 정보들은 조직의 일부 구성원에만 제공된 후 어딘가에 저장이 돼 있다가 다시는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곤 한다. 이처럼 정보 소통 및 공유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면 새로운 정보를 축적하겠다는 조직원들의 의지가 약해진다. 또 같은 정보가 반복적으로 재생산되는 등 비효율도 나타난다. 다른 조직 구성원이 작성한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공유해야 조직이 발전하는데 이런 활동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한다.
 
급속한 정보화를 경험했던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지식 관리(knowledge management)’ 라는 IT 솔루션이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이를 적용한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극히 제한적, 소극적으로만 솔루션을 이용했다.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지식 관리 시스템도 전자문서관리시스템, 혹은 이보다 좀 더 포괄적인 지식 포털 등의 초보적 형태에 불과하다. 간혹 몇몇 조직에서 최고경영자(CEO)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새로운 지식 관리 시스템 구축을 시도하곤 하지만, 자발적인 지식의 창출·공유보다는 ‘등록 지식의 수’처럼 단순한 인사 성과 지표와 연동시킴으로써 조직원의 수동적 참여만을 이끌어 낼 때가 많다.
 
반면 위키피디아처럼 특정 조직에 속하지 않은 비영리 지식 공유 사이트에선 지속적으로 많은 종류의 지식이 창출, 수정, 공유되고 있다. 사용자 및 사용 언어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현대 기업들이 조직 내 의사 소통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위키피디아와 같은 성공적 지식 공유 사이트를 벤치마킹해 새로운 형태의 지식 관리 시스템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표1>을 보면 지금까지 구축되어 온 지식 관리 시스템이 정보 검색 측면에서 왜 잘 활용되지 않는지 명료하게 알 수 있다. 기존 지식 관리 시스템에선 정보가 생성돼 저장되는 순간 그 정보를 마치 고립된 섬처럼 취급, 다른 자료와의 연결 없이 독립적으로 처리한다. 이는 마치 도서관에 정리되어 있는 책과 같다. 각각의 책을 찾기 위해 상당히 정교한 도서 분류 체계를 개발해 왔듯이 대부분의 지식 관리 시스템은 수직적인 위계 형태의 정보 분류 체계를 갖고 있다. 수직적인 정보 분류 체계에선 시스템을 설계하는 시점에서 정보의 종류를 미리 정의해야 한다. 따라서 미리 정의된 분류 체계에 딱 들어맞지 않는 정보가 발생하면 분류 시점부터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게 된다.
 
예를 들어 정보 분류 기준 가운데 지역, 유통망, 상품이라는 세 가지 기준(directory)이 있다고 치자. ‘2010년 1분기 프랑스 다티(Darty)의 아이폰 판매 현황’ 과 같은 문서는 앞에서 구분한 세 가지 기준 모두에 해당이 된다. 수직적인 위계 형태의 분류 체계 아래서는 어느 한 곳에 해당 문서를 저장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추후 검색 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만약 이 문서를 지역 카테고리로 분류했다면, 유통망이나 상품으로 검색했을 때 정보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수직적인 정보 분류 체계는 인터넷이 나오기 전 물리적 제약이 존재할 때 개발된 시스템이다. 하지만 기술 진보로 인해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검색 기능이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이에 따라 정보간 하이퍼링크 형태의 연결을 통해 정보를 수평적으로 연결하고 태깅(tagging) 기능 등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원하는 정보를 더 정확하게 검색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위키피디아처럼 사용하면 할수록 후속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편의를 제공하는 개방형 지식 관리 시스템까지 나와있다. 위키피디아에선 정확하거나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사용자가 기존 정보를 수정할 수 있고, 생성된 정보를 사용한 다른 사용자들이 이에 대한 평가를 올릴 수 있다. 사용자 간 협업을 통해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사용자들에게 돌아가는 편익이 커진다.
 
기존 지식 관리 시스템은 구성원에게 지식 창출 및 활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인센티브를 충분히주지 못했다. 단지 생성하는 정보량이나 횟수를 측정해 이를 인사 고과에 일부 반영하거나 조직내 ‘지식 활용 활성화 경진대회’와 같은 일회성 행사를 기획해 포상하는 정도에 그쳤다. 지속적으로 정보를 축적하거나 개선하는 노력을 하지 못해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보유 정보의 노화가 급속히 진행, 자연스럽게 사장되는 현상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지식 관리 시스템은 어떤 형태가 적절한가? 물론 각 조직의 목적과 처한 환경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시스템 및 사용자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천한다.
 
우선 시스템 측면을 보면 창출된 정보가 하이퍼링크를 통해 서로 그물처럼 연결되는 게 필수적이다. 정보끼리 연결돼 있지 않으면 각각의 정보들은 마치 고립된 섬과 같아지기 때문에 원활한 정보 검색을 하기 힘들어진다. 정보들이 서로 연결돼 있다면 그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문자, 이미지, 음악, 동영상 등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이다. 이 때 각 정보의 양에 제한을 두지 않고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늘려나갈 수 있는 확장성이 요구된다. 특히 관련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면서 관련 키워드 간 연결 빈도를 네트워크 형태로 보여주는 검색기법 활용이 효과적이다. 솔트룩스(Saltlux)에서 제공하는 아울림(Owlim) 검색 엔진(www.owlim.com )의 검색 결과를 살펴보자. 연관 키워드를 보여주면서 연결 빈도는 굵기로 표현하고 있어 일반적인 글자 중심의 검색 결과와 병행해 제공 시 사용자의 편의성을 증진시킨다(그림1).
 
사용자에게 큰 가치를 주려면 어떻게 지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까? 우선 구성원들 간 정보 공유를 촉진하는 체계적 유인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사용자에 대한 확실한 유인 체계 없이 참여만을 유도한다면 질보다는 양을 추구하는 정보가 생성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양질의 정보가 생성되지 않는다면 전체적인 시스템의 활용 저하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유인 시스템은 조직 특성에 따라 여러 형태로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조직에선 인사와 연동시키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때 단순히 연말 인사 고과에 점수를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서 전문 지식을 제공하는 구성원에게 본인이 원하는 업무를 맡기는 방안도 적극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현재 업무를 담당하지 않더라도 본인이 일하고 싶어하는 분야에 대해 본인이 갖고 있는 다양한 지식을 공개하고 전파하는 일에 적극 나서게 된다. 직접적인 지식 창출 능력이 떨어지는 조직원들에겐 생성된 정보를 평가하는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 직접 지식을 만들어내지는 못할지라도 간접적인 지식 평가 역시 사용자 전체에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면 다양한 구성원들의 참여를 유도해 낼 수 있다. 아마존은 판매 상품에 대한 고객 평가 기능을 제공하고 등록된 고객 평가가 얼마나 유용한가를 다시 물어봄으로써 고객의 참여도는 물론 고객 평가 수준도 높이고 있다(그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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