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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TREND Report

유니퀴파이(Uniquify),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다

유인오 | 90호 (2011년 10월 Issue 1)

 


편집자주

메가트렌드에 비해 마이크로트렌드는 미세한 변화를 통해 파악되기 때문에 쉽게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트렌드는 기업에 블루오션을 열어줄 수 있습니다. 상품을 통해 마이크로트렌드를 파악하고 분석하는 메타트렌드연구소의 최신 연구 결과를 신사업 아이디어 개발에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사람들의 취향을 살펴보면 마치 프랙탈 패턴같이 비슷한 취향과 행동 패턴을 가진 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이런 두드러진 패턴에 맞춰 그루핑한 집단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과연 비슷한 취향과 행동 패턴을 갖고 있다고 해서 동일한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들을 100% 만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포드 시스템과 같은 소품종 대량 생산 방식은 상품의 가격을 하락시킴으로써 물질적인 풍요를 이끌어왔지만 물질적인 충족감이 채워진 이후 사람들은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고 남들과 다른 제품, 차별화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그렇지만 각각의 제품을 직접 주문 제작 방식으로 만드는 것은 경제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합리적이지도 못하다. 따라서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제품과 서비스를 유일무이하게 만드는 유니퀴파이(Uniquify)라는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유니퀴파이는 사용자 각각의 성향을 존중하고 취향을 극대화하기 위해 제품 및 서비스의 디자인에서부터 제조와 사용 방식까지 유니크함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유니퀴파이를 통해 이제는 집단이 아닌 집단 속 개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기능성이나 사용성 같은 기존 가치에 독특함과 개인에 대한 배려를 통한 특별함, 사용자와의 인터랙션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가치가 유니퀴파이가 추구하는 진정한 목표다.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존중

남들과 다른 자신을 표출하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는 사용자의 취향을 드러내고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대량 생산 제품이나 범용 서비스는 이런 개인의 취향을 충분히 존중하지 못했다. 특히 비주류들에게는 주류를 따라 규격화된 제품에 자신을 맞추는, 마치 사람에게 옷을 맞추는 것이 아닌 옷에 사람을 맞추는 격이었다.

 

개인 및 개성에 대한 존중은 바로 유니퀴파이가 제공하는 가장 큰 가치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이 갖고 있는 개성을 그대로 살리는 제품이나 서비스에서부터 독창적인 것을 요구한다. 일본의 필기구 제조사인 빠이롯트는 파일롯핸드라이팅(www.pilothandwriting.com)이라는 웹 사이트를 통해 사용자의 손글씨를 디지털 폰트로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한시적으로 제공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의 손글씨로 만들어진 폰트는 유일무이성을 잘 살리는 유니퀴파이드 서비스(Uniquified Service)의 좋은 예다.

빠이롯트의 파일롯 핸드라이팅

 

대량 생산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유니크함과는 거리가 멀다. 대다수의 기업들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기 위한 경제 원칙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춘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스마트 단말기는 다른 방식으로 유니크해지려는 시도를 한다. 바로 수많은 어플리케이션과 서비스의 조합을 통해 사용자 개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스마트 단말기를 필요에 의해 만드는 것이다. 외형적인 디자인 측면에서 드러낼 수 없는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앱과 서비스를 통해 완성함으로써 사용자들은 자신의 스마트 단말기를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들 수 있다.

 

여기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완성된 형태의 외형 디자인에 개성을 부여하기 위한 방법으로 케이스나 개조에 심취한다. 컬러웨어(www.colorware.com)는 사용자가 원하는 색으로 스마트 단말기를 재도색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물론 같은 색을 선택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수십 가지 색을 서로 조합함으로써 무한대에 가까운 조합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킬 수 있다.

 

리세디자인의 네오스티치

리세디자인(www.leesedesign.com)의 아이폰 DIY 케이스인 네오스티치는 사용자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유니크한 제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네오스티치는 사용자가 직접 십자수로 케이스에 문양을 넣게 함에 따라 이 세상에서 유일한 나만의 케이스를 만들 수 있다. 대량 생산된 제품에 대한 유니퀴파이 전략은 계속 시도되고 커스터마이징이나 DIY 같은 방법을 통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니퀴파이 위한 디자인과 제조 기술

손으로 만든 제품이나 주문 생산 제품은 이미 오래 전부터 명품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에서 지속돼온 트렌드지만 가격적인 문제나 제작의 어려움으로 인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생산 방식은 아니었다. 특정 소수의 사람들만을 위한 유니크한 제품이 아니라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유니크한 제품이 필요하게 됨에 따라 새로운 디자인과 아이디어, 생산 방식이 요구된다. 유니퀴파이의 목표는 단순히 특이함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저렴하게 개개인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과 발상의 전환은 사용자에게 독특하고 잊을 수 없는 경험, 사용자의 개성과 취향을 존중하는 저렴하고도 보편적인 방식을 만들어낸다. 3D 프린팅과 같은 새로운 기술, 유저리즘(Userism)과 같은 디자인 사상은 사용자들에게 특별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핸드메이드, 오더메이드는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을 만드는 방식이지만 대량 생산을 통해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는 아니었다. 하지만 디자인과 최신 제조 기술을 이용해 이러한 시도가 저렴한 비용만으로도 가능해졌다.

 

3D 프린팅 기술은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면서 소재, , 크기 등의 제한을 점차 넘어서고 있다. 기존 대량 생산 방식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싸지만 기존의 핸드메이드나 커스텀메이드와 같은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면서도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 3D 프린팅 전문 업체인 세이프어웨이(www.shapaway.com)가 컨티눔패션(www.continuumfashion.com)과 손잡고 발표한 N12라는 비키니는 3D 프린팅을 의류에 접목했다. 사용자의 신체 치수에 맞아야 하는 의류와 개인화된 커스텀 제작이 가능한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독특한 소재와 질감을 갖는 세상에 하나뿐인 비키니 수영복을 만들 수 있다. 디자인 잡지, 월페이퍼(www.wallpaper.com)는 핸드메이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핸드메이드 월페이퍼 시서스라는 가위를 제작했다. 이 가위가 특이한 점은 가위의 양쪽날 중 하나는 핸드메이드, 다른 한쪽 날은 3D 프린팅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유니퀴파이를 위한 대표적인 두 가지 제조 기술인 핸드메이드와 3D 프린팅을 모두 사용해 만들어진 이 가위는 더욱 특별한 가치를 갖는다. 물론 이 가위는 하나의 프로젝트로서 개인화의 요소가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개인화를 위한 두 가지 기술을 하나의 제품에 담아내는 시도라는 점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손으로 만드는 가치를 더욱 확장하기 위해 완성된 형태의 디자인이 아닌 사용자가 완성해 나가는 형태의 디자인으로 유니퀴파이를 시도할 수 있다. 다이아톰스튜디오(diatom.cc)의 스케치체어가 바로 대표적인 예다. 규격화된 완성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설계 작업부터 사용자의 참여를 이끌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를 직접 디자인할 수 있다. 업체는 전체적인 구성과 사용자의 실패를 최소화하는 정도로만 도와준다. 이렇게 디자인된 의자는 분리된 부품 형태로 제공됨에 따라 사용자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세상에 단 하나뿐인 의자를 직접 조립하는 과정까지 즐길 수 있다.

다이아톰스튜디오의 스케치체어

 

유니퀴파이에서는 디자이너가 제품만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과 사용자의 인터랙션을 함께 디자인해야 한다. 제품과 사용자 간의 인터랙션이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와 제품의 인터랙션이 만드는 특별한 경험

서비스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물리적으로 계측할 수 있으면서 이성적으로도 합당한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변화된 소비자의 기호와 취향에 맞춰 각각의 소비자에게 남들과 다른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 이제는 사용성이 아닌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의 가치를 우위에 둬야 한다.

 

유니퀴파이는 사용자들이 서로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계기를 제공한다. 유일무이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물론이고 모듈화된 제품의 조합을 통해서도 사용자들에게 개인화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카이저셰프(www.kaiserchiefs.com)의 더 퓨처 이즈 미디블(The Future is Medieval) 앨범은 웹 사이트를 통해 20곡 중 10곡을 선택하고 순서를 정하고, 앨범 재킷을 직접 만들어 자신만의 앨범으로 제작할 수 있다. 모듈화된 구성과 유저리즘의 조합은 사용자에게 자신이 직접 만든 자신만의 앨범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처럼 유니퀴파이라는 트렌드는 사용자에게 개인화되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뿐 아니라 사용자와 제품 및 서비스 간의 인터랙션과 교감을 통해 완성해가는 형태를 갖는다. 이제 디자이너들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사용자가 제품과 인터랙션하며 얻는 경험까지도 고려해 디자인해야 한다. 특히 제품과 사용자 사이의 인터랙션을 통해 만들어지는 스토리와 히스토리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을 넘어 스토리빌딩(Storybuilding)으로 발전해 나간다.

 

 

 

유인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대표이사 [email protected]

신동윤 메타트렌드미디어그룹 수석연구원 [email protected]

메타트렌드연구소(METATREND Institute·www.themetatrend.com)는 상품 중심의 최신 마이크로 트렌드를 분석해 전 세계 주요 미디어, 글로벌 기업,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기업과 소비자가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목표로 운영되는 글로벌 트렌드 연구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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