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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기업=지속가능 기업’ 인식이 주가 떠받친다

유시진 | 112호 (2012년 9월 Issue 1)



‘착한기업=지속가능 기업인식이 주가 떠받친다

 

Based on “The Debate over Doing Good: Corporate Social Performance, Strategic Marketing Levers, and Firm-Idiosyncratic Risk” by Xueming Luo and C.B. Bhattacharya (2009, Journal of Marketing 73 (Nov.) pp. 198-213)

 

왜 연구했나?

최근 많은 경영자의 머릿속을 맴돌고 있는 화두 중 하나는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CSR)’일 것이다. 기업가의 박애와 자선이 강조되던 80년대 이전과 사회적 요구에 대한 준수(compliance)가 강조되던 90년대를 지나 2000년대 이후의 CSR은 해당 기업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가 강조되고 있으며 오늘날 많은 기업들은 바람직한 CSR의 수준과 내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David Vogel ‘The Market for Virtue (2005)’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기업의 선한 행동이 더 높은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일관되고 확실한 증거는 없는 실정이다. 선한 행동에는 경제적 비용이 따르기 때문이다. 텍사스대의 루오 교수와 보스톤대의 바타차랴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창출하는사회적 성과(Corporate Social Performance·CSP)’가 과연 어떤 경제적 효익을 가져다주는지에 의문을 가졌다. 이들은 특히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이 CSP가 높은 기업들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연구함으로써 CSR 활동의 투자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증거를 찾으려 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저자들은 기업의 사회적 성과가 창출할 수 있는도덕적 자본(moral capital)’에 주목했고 이러한 도덕적 자본이 보험과 같은 역할을 통해 주주가치를 보호하는 기능을 하리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CSP가 경쟁사에 비해 높은 기업들은 주식시장 전체와 연계된 변동성 혹은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을 제외한 기업 특유의 변동성 혹은 비체계적 위험(firm-idiosyncratic risk)이 상대적으로 낮으리라는 연구 가설을 세웠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성과의 위험 감소 효과는 모든 기업에 일관되게 일어나지 않고 그 기업의 전략적 마케팅 투자 수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광고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과 더 원활하게 가치를 소통하는 기업이나 연구개발 활동을 통해 더 혁신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일수록 사회적 성과의 위험 감소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경쟁사에 비해 CSP도 높고, 광고 투자도 크며, 연구개발 투자도 동시에 큰 기업의 경우에는 한정된 자원의 비효율적 분배가 일어나고 이로 인한 불확실성이 증대돼 주가 변동성이 더 커지리라고 예측했다. , 사회적 성과가 경제적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마케팅의 전략적 방향성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어떻게 연구했나?

이러한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 중의 하나는 개념적인 각 변수들에 대한 측정치의 확보다. 우선 기업의 사회적 성과에 대해서는 <포춘>지가 1만 명 이상의 경영자 및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수행하는가장 존경받는 기업설문 조사에 기반해 10점 만 점으로 측정했다. 2002년과 2003년의 자료를 수집한 결과 총 541개 대기업의 사회적 성과를 측정할 수 있었고 이를 COMPUSTAT CRSP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각 기업의 재무자료와 결합함으로써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구성했다. 각 기업의 비체계적 위험은 가장 널리 쓰이는 Fama-French-Cahart 4요인 모형을 이용해 측정했다. 여기서 4요인이란 시장 요인, 기업 규모 요인, 장부가 대 시장가 비율 요인, 그리고 모멘텀 요인을 말한다. 또한 분석대상 기업의 광고투자액, 연구개발투자액, 수익성, 부채비율, 시가총액, 배당액, 기업연령 등 비체계적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타 기업 특성 변수들도 측정해 자료를 완성했다. 완성된 자료는 기업의 비체계적 위험을 종속변수로 하고 이전 연도의 사회적 성과, 마케팅 전략 변수(광고 및 연구개발), 기타 통제변수들을 독립변수로 하는 회귀식을 통해 분석돼 연구 가설에 대한 검증에 사용됐다.

 

무엇을 발견했나?

이 논문의 발견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기업의 사회적 성과는 해당 기업의 비체계적 위험 즉, 시장 전체의 변동요인을 제외한회피 가능한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연구 가설에서 예측했듯이 사회적 책임활동 투자의 결과인 사회적 성과는 마치 보험과 같은 작용을 해 현금 흐름의 안정성을 가져오고 이것이 보다 안정적인 투자 수익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성과의 위험 감소 효과는 경쟁사에 비해 광고투자나 연구개발투자가 적극적인 기업의 경우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광고 투자의 경우에는 고객 및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해 기업의 사회적 성과가 더 유의미하게 기업의 비체계적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투자의 경우에는 광고투자보다는 약하게 사회적 성과의 위험 감소 효과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 그러나 타 기업에 비해 사회적 성과, 광고투자 규모, 연구개발 투자규모가 모두 높은 기업의 경우에는 오히려 비체계적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회적 성과가 위험 감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재무적 자원의 전략적 분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 사회적 성과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경우는 오히려 비체계적 위험이 증가한다. , 사회적 성과와 비체계적 위험 간에는 U자형의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투자자의 공감을 얻을 정도의 합리적인 수준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기업의 안정적인 재무 성과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 추가 분석 결과 기업의 사회적 성과는 체계적 위험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회적 성과가 높은 기업들은 시장 전체의 변동성에 덜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며 이는 특히 시장 하락기에 사회적 성과가 보험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 결과의 교훈은?

‘기업의 선한 행동은 과연 경제적 이득이 있는가라는 논쟁은 아직까지 더 많은 증거의 수집이 필요하고 더 다양한 상황에서의 검증이 필요한 주제다. 비록 미국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3년 정도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이 논문은 기업의 사회적 성과가 투자자로 하여금 해당 기업에 대해 보다 안정적이고 소위 지속가능한 기업이라는 판단을 하게 하는 간접적인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힌 시도라는 데 그 의의가 있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위험 감소 효과가 항상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수준의 사회적 성과 및 광고나 연구개발에 대한 전략적 지향성이 뚜렷한 경우에 한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사회적 책임 활동과 마케팅 전략과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2005 12

<타임>지에 실린 기사에서 기업이 옳은 일을 하는 것은 브랜드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미래의 기업 자원과 시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준다라고 했던 Unmest Kher의 주장이 좀 더 힘을 얻을 수 있는 연구 결과이며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한 투자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싶은 경영자들에게 좋은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계속 검증하고 주장했듯이 기업의 사회적 성과는 항상,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재무적 성과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적절한 수준이 중요하고 기업 본연의 경영전략과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email protected]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UCLA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자부심&만족감감정을 적절히 활용하라

 

Based on “The Many Shades of Rose-Colored Glasses: An Evolutionary Approach to the Influence of Different Positive Emotions” by Vladas Griskevicius, Michelle N. Shiota, & Stephen M. Nowlis (2010)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37, 238-250.

 

왜 연구했나?

흔히 긍정성을 강조한다. 긍정적인 감정은 상품 평가에 관대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장밋빛 안경을 쓰고 보면 온 세상이 장밋빛으로 보이듯 긍정적인 감정의 소비자에게는 모든 상품이 다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런장밋빛 안경 효과는 소비심리의 중요한 연구 주제다. 최근의 감정 연구는 감정 경험을 긍정과 부정 등 2개의 극성으로만 구분해서는 감정 경험의 미묘한 특성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포와 분노는 똑같은 부정감정이지만 행동양식은 정반대다. 공포는 회피행동으로 이어지지만 분노는 접근행동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부정감정에 대해서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져 다양한 부정감정(분노, 공포, 슬픔, 역겨움 등)의 특성을 밝혀냈다. 반면 긍정감정에 대해서는 밝혀진 게 거의 없었다. 연구진은 감정의 다양한 특성을 밝히기 위해 진화심리학의 틀을 적용했다. 진화심리학은 진화생물학의 원리를 심리에 적용한 새로운 연구 패러다임이다. 진화론의 기본 원리는 환경에 적응하는 기능에 대한 이해다. 이를 감정 경험에 적용하면 인간의 감정 경험 역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고유의 기능이 있다. 예를 들어 공포는 불확실성으로부터 회피하도록 하는 기능을 갖고 있으며 분노는 권리침해에 대응하도록 하는 기능이 있다. 같은 원리로 자부심이나 만족감 등 긍정감정도 각각 고유의 기능이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자부심과 만족은 똑같은 긍정감정이지만 기능은 다르다. 자부심은 무엇인가 가치 있는 것을 이뤄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어려운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승진을 한 다음에 느끼는 뿌듯함이 그 예다. 자부심의 사회적 기능은 집단에서 다른 구성원들보다 앞서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부심의 표현으로 가슴을 부풀려 내세우고 턱을 치켜든다. 이러한 자세와 표정은 동물들의 세계에서 지배력이나 우월함을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 , 자부심은 다른 구성원보다 높은 지위에 있음을 과시하는 감정 표현이다. 이런 이유로 자부심을 느끼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함을 공개적으로 과시하고자 하는 동기가 있다. 따라서 자부심을 느낀 사람들은 상품을 선택할 때도 우월성을 과시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상품 소비를 통해 차별화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족감은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될 때 느끼는 감정이다. 만족감의 기능은 적극적인 행동을 멈추고 최근에 이룬 성공을 음미하며 이를 자신의 경험에 통합하는 것이다. 만족감 다음에는 안전하고 친숙하며 편안한 장소를 찾는 행동이 이어진다. 만족감의 기능을 소비상황에 적용할 수 있다. 만족한 사람들이 찾는 상품은 소비자 자신이 안정감을 느끼면서 편안해 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닌 것이어야 한다. 같은 이유로 만족감은 공개적인 곳에서 드러내야 하는 특성을 지닌 상품의 소비는 억제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미국 미네소타대와 애리조나주립대의 공동 연구진은 세 차례의 실험을 통해 자부심과 만족감이 상품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실험1에서는 자부심, 만족감 및 대조집단 등 3개 집단으로 나눴다. 실험참가자들에게는 기억력에 관련된 연구라고 알려준 뒤 자부심, 만족감 등의 감정을 유발하는 상황에 대한 문장을 제시하고 기억하도록 했다. 자부심의 경우 중요한 시험을 몇 달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아주 좋은 성과를 올린 상황을 제시했다. 만족감의 경우, 배가 고픈 어느 날 진수성찬에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하는 상황을 제시했다. 대조집단은 빨래를 하기 위해 세제를 선택하고 세탁기를 조작하는 상황을 제시했다. 감정 유발 다음에는 세 집단 모두에게 두 종류의 상품에 대해 평가하도록 했다. 상품은 시계나 신발처럼 공개된 장소에서 보여져야 하는 종류와 세제나 침대처럼 집안에서 사용하는 종류로 구분했다. 실험2에서는 실험1의 결과가 상품의 종류에서 오는 차이가 아님을 보여 주기 위해 같은 종류의 상품군인 의류를 공개된 장소에 사용하는 외출복과 집안에서 사용하는 실내복으로 구분해 실험참가자들이 평가하도록 했다. 실험3은 상품에 대한 평가의 차이가 감정경험에 따른 동기에 의한 것임을 입증했다. , 자부심이 과시형 상품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다른 사람에게 눈에 띄도록 하는 동기가 작동하기 때문이고 만족감이 실내용품의 선택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친숙함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동기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매개분석을 실시했다. 매개분석이란 A B라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이유로서 M이라는 요소가 매개한다는 것을 밝히는 분석방법이다. , A→B인 이유는 A→M이 되고, 다시 M→B가 되는 절차를 거쳐 A→M→B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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