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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SM연구회

제휴 네트워크, 경쟁의 판도 바꾼다

박군호 | 114호 (2012년 10월 Issue 1)

 

 

편집자주

 

강진아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주도하는 PRiSM(Practice & Research in Strategic Management) 연구회가 DBR을 통해 연구 성과를 공유합니다.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략 연구회인 PRiSM은 기업이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의 면면을 상세히 분석, 경영진에게 통찰과 혜안을 제시해줄 것입니다.

 

최근 글로벌 IT 업계에서는 치열한 전쟁이 한창이다. 그 핵심에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도권 다툼이 자리잡고 있다. 거듭된 혁신을 통해 스마트폰을 하나의 독립된 카테고리로 키워낸 애플은 무서운 속도로 자신의 뒤를 쫓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 특허 소송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내·외 저명한 언론들은 양사의 유래 없는 다툼을 특허전쟁이라고까지 묘사하고 있다.

 

특허 전쟁을 통해 애플이 취하고자 하는 궁극적인 노림수는 무엇일까? 삼성전자를 스마트폰 경쟁에서 배제시키고자 한다는 건 표면적으로 드러난 목적이다. 실상 애플은 구글을 중심으로 한 안드로이드 네트워크를 무너뜨리기 위해 삼성전자라는 주요 거점을 공략하고 있다. 그리고 공격 방법으로 애플이 선택한 게 바로 특허다. 안드로이드 네트워크를 무너뜨리고 싶어하는 애플의 의지는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에서도 명백하게 드러나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다툼을 이해하고 승리하는 한 수를 두기 위해서는 11의 경쟁이 아니라 그룹 대 그룹의 경쟁인네트워크 전쟁의 관점으로 전황을 살펴봐야 한다.

 

기업과 기업이 아닌 그룹과 그룹 간 경쟁 형태는 비단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 사이에서만 관찰되는 게 아니다. 기업들은 강력한 경쟁자에게 대항하기 위해 그룹을 형성하기도 하며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기 위해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축하기도 한다. 이런 경영 활동들은 다수의 기업과 동시적으로 협력 관계를 맺으며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때문에제휴 네트워크(alliance network)’라고 부른다.

 

제휴 네트워크는 전통적인 전략적 제휴와는 구성과 사용법에 다소 차이가 있다. 다수의 협력 관계인 제휴 네트워크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11의 관계로 표현되고 있는 기존 제휴에 관한 지식을 답습할 수는 없다.이에 본 글에서는 제휴 네트워크 전략에 특화된 지식 전달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환경하에서 제휴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게 유용한지를 살펴보고 나아가 제휴 네트워크 전략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될 지혜를 전달하고자 한다.

 

제휴 네트워크의 차별적 우위

 

벤저민 고메스-캐서리스(Benjamin Gomes-Casseres)1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연구에 따르면 제휴 네트워크 전략은 개별 기업 차원의 협력이나 전통적인 협력 방식으로는 확보할 수 없는 차별적 우위를 갖게 해 준다. 구체적으로 제휴 네트워크 전략은기술 표준 전쟁에서 결정적 다수를 확보하는 데 유리하고글로벌 경쟁 상황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는 데 용이하며산업 간 융·복합화에 대응하는 데 특히 이점이 있다.

 

① 치열한 기술 표준 전쟁에서 결정적 다수 확보에 유리.새로운 산업이 시작될 때, 그리고 기존 산업 내 기술의 세대가 변화할 때에는 어김없이 다양한 기술이 등장한다. 그리고 기업들 간 기술 표준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인다. 그리고 그 경쟁에서 승리한 단 하나의 기술 및 제품이 수명주기 내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기술이 경쟁력의 최우선 요소가 된 현대 기업 환경하에서는 전 산업에 걸쳐 표준 싸움이 진행된다. 휴대폰 산업에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진영과 애플의 iOS 2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자동차 산업 내에서는 전기자동차 충전소 표준의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태양광 산업의 경우 실리콘 기반 기술과 박막 기반 기술의 눈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전 산업에 걸쳐 나타나는 표준 경쟁의 성패는 보통 해당 기술을 채택한 업체의 많고 적음으로 판가름 날 때가 많다. 다시 말해 제휴 네트워크에 속한 기업 수와 전체 시장점유율이 성공을 좌우하게 된다.

 

제휴 네트워크 전략은 유관 산업의 다수 업체들과 협력해 이들을 제휴 네트워크 안으로 편입시키는 형태로 이뤄진다. 당연히 업체들로 하여금 특정 기술의 사용을 유도함으로써 결정적 다수를 확보하는 데 유용하다. 표준 전쟁하에서 결정적 다수를 확보한다는 건 다음의 두 가지 장점으로 이어진다. 우선 네트워크 내 모방 및 지식 이전이 활발히 일어나기 때문에 기술의 수준 및 제품력의 빠른 향상이 가능하다. 이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제품의 수와 애플의 iOS 탑재 제품의 출시 빈도, 안드로이드 제품의 빠른 캐치업(catch-up)을 비교해보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덧붙여 하이테크 산업에서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 또는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도 기대할 수 있다. 해당 첨단기술이 채택된 제품이 많이 팔릴수록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보완적 제품들이 해당 기술에 맞춰 제작되고 이는 제품의 선택에 다시 긍정적 영향을 주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② 경쟁의 글로벌화에 대응하기 위한 규모의 경제 달성 용이.경쟁의 세계화가 심한 경우, 또는 국제적 규모의 중요성이 클 경우에도 제휴 네트워크가 효과적인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 제휴 네트워크의 형성은 다수 기업들 간의 연합을 통해 규모와 범위의 경제 실현을 가능하게 도와준다.

 

 

항공 분야의 제휴 네트워크를 살펴보자. 1980∼1990년대 미국의 규제 완화, 항공 노선의 대도시 터미널 집중 경향, 그리고 유럽의 경제 통합은 항공 산업의 게임의 룰을 규모 및 범위의 경제 달성 여부로 변화시켰다. 다시 말해, 비행기 노선을 다양한 국가로 확대할 수 있는 대형 항공사들이 승자가 되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항공사들은 다자 간 기업연합체의 성격을 가지는 제휴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개별 기업의 제한적인 자원과 역량을 보완했다. 항공사들이 맺은 제휴 네트워크는 두 항공사 간의 좌석 공유를 넘어 운행 스케줄, 마케팅, 그리고 기술개발까지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사실상 단일 회사처럼 움직인다.

 

대표적인 항공사 제휴 네트워크로는 스타 얼라이언스(Star alliance)가 있다. 에어캐나다, 루프트한자, 타이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스칸디나비아항공이 주축이 된 스타얼라이언스는 1997년 탄생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해 현재 25개 항공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휴 네트워크다. 이어 1998년에는 아메리칸항공, 캐세이퍼시픽, 콴타스항공 등이 주축이 된 원 월드(One world)라는 항공사 제휴 네트워크가 결성됐고 2006년에는 대한항공, 델타항공, 아에로멕시코, 에어프랑스의 4개 사가 주축이 돼 스카이팀(Skyteam)이라는 항공사 제휴 네트워크가 결성됐다. 항공 산업의 경쟁은 개별 기업 단위에서 네트워크 단위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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