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햅틱 기술 대응전략

스마트셔츠가 마사지해주는 시대 경험컴퓨팅으로 리더가 되자

유영진 | 137호 (2013년 9월 Issue 2)

 

 

사례 1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CAD 작업을 하는 건축가 김태형 씨는 항상 어깨 통증으로 고생했다.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써 봤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 물리치료와 진통제, 사무실 책상 옆에 항상 놓고 있는 마사지용 방망이에 의존하면서 살고 있었다. 집에 가면 아들이 가끔씩 해주는 어깨 안마가 그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러나 새로 나온 어깨 통증 해소를 위한 스마트 셔츠를 입고부터는 어깨의 통증이 없어졌다. 이 옷은 최신 3차원 방직기계를 이용해서 반도체의 역할을 하는 conductive plastic(도전導電 플라스틱)이 섞여 있는 옷감과 나노스케일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자석모터들로 이뤄져 있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을 해서 내가 원하는 스케줄에 따라, 원하는 곳에 자기장과 약한 진동을 통한 자극으로 어깨의 통증을 없애주는 첨단 햅틱1  셔츠다. 어떤 날은 왼쪽 어깨 밑이, 다른 날은 오른쪽 어깨 위가 아프곤 하지만 이 햅틱 스마트 셔츠는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곳에 정확하게 진동을 보내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먼 미래가 아닌 이미 현실로 다가온 일이다.

 

사례 2

 

골프를 좋아하는 황재진 씨는 언제나 그립이 문제라고 지적을 받아왔다. 아무리 코치를 받고 연습을 해도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골프실력은 항상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의 소개로 구입한 스마트 햅틱 골프클럽은구세주였다. 먼저 스마트 햅틱 클럽과 함께 따라 오는 앱을 자신의 스마트 폰에 설치했다. 이 스마트 햅틱 클럽을 이용해서 골프 스윙을 하면 골프 클럽을 잡는 그립의 교정을 진동으로 도와준다. 자신의 스윙하는 스타일에 맞춰서 가장 적절한 그립을 찾은 뒤 그 위치를 작은 선으로 표시를 해 준다. 사람이 그 그립을 적절한 힘으로 잡았을 때 바로 기분 좋은 진동과 경쾌한 소리로 그립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보내준다. 그리고 여러 유명한 골프의 스윙과 그립을 클럽에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에 있는 비디오를 통해서 반복적으로 그들의 스윙을 본 뒤 그 스윙을 흉내내면 그립과 스윙의 결과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이 오고, 또한 스마트폰을 통해서 어느 부분을 고칠 수 있는지 비교해 볼 수 있게 된다. 물론 유명한 프로골퍼의 스윙뿐 아니라 친한 친구들 간에도 여러 가지 스윙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달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컴퓨터에서 일상용품으로, 업무에서 삶으로, 그리고 전산에서 경험으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디지털 기술은 조직 안에서 단순히 업무의 향상을 위해서 사용되는 기술이 아니고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 들어 우리들 삶의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이 사용자들의 일상생활과 접목되면서 이를 이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창조하는 기업들과 디자이너들은 사용자들이 컴퓨터와 상호작용 인터랙션(interaction)하는 방법에 대해서 근본적으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해야 하는 시기가 됐다. 1980년대 초 애플의 맥킨토시를 통해 컴퓨터가 전문 프로그래머의 영역에서 일반 사용자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되자 그때까지 대세를 이루고 있는 딱딱한 키보드와 명령어를 이용한 유저인터페이스는 아이콘과 마우스를 이용한 그래픽 유저인터페이스에 밀려나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이제 컴퓨터와 인터넷이 일상 삶의 제품 속에 녹아 들어가는 ‘internet of the things’ 혹은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는 또 다른 근본적인 기술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그런 기술 중 하나가 바로 햅틱 기술(haptic technology)이다. 햅틱 기술은 인간의 오감 중의 하나인 촉감을 통해서 컴퓨터를 통한 사용자의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주는 기술이다. ‘터치를 빼고는 현재 진행되는 변화와 미래를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이다. 현재까지는 무선전화기나 컴퓨터 조이스틱에 기초적인 햅틱 기술이 부분적으로 적용된 경우가 있었지만 앞으로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서 햅틱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의 창조 가능성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기술의 변화는 컴퓨터와 통신기술을 다루는 정보기술 업체뿐 아니라 이제까지는 디지털 기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던 전통기업들에도 새로운 전략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햅틱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의복과 운동도구, 자동차 기술, 그리고 게임 및 그 외의 엔터테인먼트 장비가 우리들의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는 것은 그리 먼 미래의 일이 아닐 것이다. 이미 많은프로토 타입2 들이 디자인되고 시험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기술의 변화를 미리 생각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 방향의 근간을 먼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이러한 이해를 토대로 향후 햅틱 기술의 발전의 방향을 추측해 보고 그것을 이용한 새로운 경험 디자인 전략의 틀을 생각해 봐야 한다.

 

 

디지털 기술의 7가지 속성

 

디지털 기술의 바탕을 이루는 부품기술이 계속 발달하면서 오늘날의 디지털 기술은 보다 작아지고, 보다 강력해지고, 보다 적은 전원을 사용하면서, 보다 많은 데이터 양을 전송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렇게 원천 디지털 기술이 급속히 발달하면서 예전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모양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혁신이 상용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컴퓨터와 통신장비에만 주로 사용되던 디지털 기술이 점차적으로 디지털 기술과는 관계가 없던비디지털상품 속에 녹아 들어 가고 있고 이와 같은디지털화(digitalization)’는 우리가 이제까지 알고 있던 제품의 속성을 근본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디지털화된 제품은 다음과 같은 7가지 속성을 가진다.

 

1.프로그램에 의해 변경할 수 있다 - 프로그래머블(programmable)

 

기존 제품에 디지털 기술이 접목하면서 일어나는 첫 번째 변화는 그 제품이 프로그래머블해 진다는 것이다. 현대 컴퓨터의 아버지라고 일컫는 폰 노이만 박사는 디지털 기술의 유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컴퓨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CPU에 데이터와 응용프로그램을 모두 임시적으로 저장해야 한다는 이론을 내놓았다. 이와 같은 그의 이론은 오늘날 컴퓨터 디자인의 기본바탕이 됐다. 오늘날 컴퓨터는 사용하는 응용프로그램에 따라서 계산기도 되고, 타자기도 되고, 그림을 그리는 캔버스도 되고, 영화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미디어 플레이어도 되고, 게임을 할 수 있는 게임기도 되고, 혹은 책을 읽을 수 있는 e-book(전자책) 리더가 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되면 기존 제품들도 이전에 가질 수 없었던 다양한 종류의 새로운 기능을 가지게 된다.

 

2.자체 주소를 가진다 - 어드레서블(addressable)

 

현대 디지털 기술의 또 다른 특성은 모든 디지털 기기가 각각의 독특한 주소를 가진다는 것이다. 모든 컴퓨터에는 MAC address라는 것이 있다. MAC address를 통해서 네트워크상에서 컴퓨터들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컴퓨터 스크린도 수없이 작은 픽셀(pixel·화소)들의 결합체다. 각각의 픽셀들은 각자만의 독특한 주소가 있고, 컴퓨터는 그 주소를 이용해서 온갖 이미지를 컴퓨터 스크린 위에 만들어 낼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의 집적도란 다르게 표현하면 제한된 공간 가운데 얼마나 많은 독특한 주소를 집어넣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스크린의 집적도가 올라가게 되면 같은 사이즈의 스크린에 그 만큼 더 많은 픽셀이 들어가게 된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기술이 비디지털 기술과 결합을 하게 되면 구분이 되지 않던 것들이 구분된다. 종이로 된 노트북은 한 페이지 전체가 하나로 결합이 돼서 구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페이지에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작은 점을 프린트하고 각각의 점에 독특한 주소를 부여하게 되면 자외선을 이용해서 종이로 만든 노트북을 디지털화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3.감지할 수 있다 - 센서블(sensible)

 

디지털 기술은 다양한 센서를 이용해서 다양한 주변의 환경의 변화를 감지하고 그것을 기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예로 스마트폰에는 십여 가지의 센서가 장착돼 있다. GPS를 통한 위치정보, ‘액셀러미터(중력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와 자이로스코프(회전각 속도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통한 움직임 정보, 고도 정보, 온도 정보, 주변의 밝기 정보, 배경 소음 등을 끊임없이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기록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핸들에 압력센서가 적용되면 운전자가 졸음으로 핸들을 잡고 있는 압력이 떨어짐을 감지하고 진동이나 음성으로 졸음을 방지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은 이미 고급 자동차에는 적용되고 있다.

  

가입하면 무료

  • 유영진[email protected]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 교수

    서울대 경영대에서 경영학 학사,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클리브랜드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에서 루이스 프로그래시브 석좌교수를 지냈고 필라델피아 템플대 경영대 해리 코크란 석좌교수와 동 대학 '디자인과 혁신 센터(Center for Design+Innovation)'센터장으로 근무했다. 2016년 클리블랜드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로 돌아와 트루해프트 석좌교수와 동 대학 병원의 'Innovation Architect'를 겸직하고 있다.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
DBR AI

아티클 AI요약 보기

30초 컷!
원문을 AI 요약본으로 먼저 빠르게 핵심을 파악해보세요. 정보 서칭 시간이 단축됩니다!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