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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바튼 맥킨지앤드컴퍼니 글로벌 회장

“거대한 파도 5가지 메가 트렌드에 올라 타라”

김선우 | 138호 (2013년 10월 Issue 1)

 

한국 사정에 정통한 세계 최고 컨설턴트의 한마디 한마디에 청중들은 귀를 기울였다. ‘동아비즈니스포럼 2013’의 둘째 날 기조연설을 맡은 맥킨지앤드컴퍼니 도미닉 바튼 글로벌 회장은 경영전략 이론보다는 컨설턴트답게 최근의 글로변 변화 트렌드를 소개하고 27년 동안의 컨설팅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경험담과 현실적인 조언들을 쏟아냈다. 바튼 회장은 1986년 이후 28년 째 맥킨지의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1997∼2004년 맥킨지 한국 사무소에서 근무하며 대표까지 지냈고 이후 아시아태평양 회장을 거쳐 2009년부터 글로벌 회장을 맡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직속 국제 자문단 위원장을 지낸 바 있으며 캐나다 수상의 공공서비스 부문 자문역을 맡고 있는 등 국내외에서 다양한 자문을 해주고 있다. <위험한 시장> 등의 공저가 있으며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 학사 학위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바튼 회장의 기조연설과 이후 이어진 바튼 회장과 박상용 연세대 교수와의 토론 내용을 요약했다.

 

<기조 강연>

맥킨지에서 생각하고 있는, 앞으로 세계를 바꿔놓을 변화에 대해 얘기하려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300년 동안 볼 수 없었던 유례없던 변화다. 이 변화들이 기업들에 주는 시사점,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 짚어보고자 한다.

 

우선, 다섯 가지 메가 트렌드(Mega-Trends)에 대해 말하겠다. 이러한 메가 트랜드는 거대한 파도와 같아서 막을 수 없고 피할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첫 번째는 Rebalancing이다. Rebalancing은 서양에서 동양으로 중심축이 이동하는 것과 앞으로 10∼15년 동안 22억 명의 중산층이 양산되는 추세들이 몰고 올 변화를 의미한다.(그림1)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신흥강국들이 새로운 축으로 등장할 것이다.

 

두 번째는 인구 고령화 현상이다. 향후 20년간 한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의 고령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 고령화는 생산성, 노동방식, GDP 성장률, 의료비용 등에 걸쳐 변화를 가져온다. 세 번째는 기술(techonology)의 변화다. 기술의 변화는 라이프스타일 뿐 아니라 기업의 운영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는 매일 하루에 두 명 정도의 CEO를 만나 대화를 나눈다. 지난 4년 동안 약 2500명의 CEO를 만난 것 같다. 그때마다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CEO들이 가장 우려하고 고민하는 부분은 기술이다. 리테일, 금융, 광산업 등 어떤 산업을 막론하고 가장 우려하고 고민하는 부분은 기술인 것이다.

 

네 번째는 바로 자원의 희소성 문제다. 신흥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사치품 등 내구재 및 식량 자원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자원에 대한 압박감이 커지고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정부다. 서방 민주주의 정부들이 국가를 운영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퍼레이션 방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200년 동안 사용해 온 방식이기 때문이다. 각국의 정부들은 엄청난 변화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신규 중산층의 소비를 충족시키려면 프록터앤갬블(P&G) 크기의 소비재 회사가 75개 더 필요하다. 중산층 증가는 기업들에 큰 기회다. 그 점을 고려하면 전략 수립 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국가별로 전략 수립하는 습관을 버리고 도시별 맞춤형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가 아닌 도시에 큰 시사점이 있다. 특히 중국은 나라보다는 도시별로 접근해야 한다.

 

기저귀 판매기업인 P&G나 유니레버를 생각해보자. 그런 소비재 회사라면 가장 집중해야 하는 곳이 나이지리아다. 나이지리아는 아동 의류라든가 아기 용품에 대한 수요가 가장 많이 늘어날 시장이기 때문이다. 유럽 시장 전체 수요를 합쳐도 나이지리아에 미치지 못한다. 나이지리아 하면 보통 검은 대륙, 부패, 혼란 등 부정적 이미지가 대다수지만 이런 이미지가 곧 변해야 할 것이다.

 

상투메프린시페(Sao Tome and Principe)라는 아프리카의 서부 해안에 작은 나라가 하나 있다. 내가 브라질에서 일할 때 한 클라이언트가 서아프리카가 남부 브라질보다 북부 브라질에 지리적으로 훨씬 가깝다는 말을 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항구가 바로 상투메라는 것이다. 아마도 99.9%의 경영진은 상투메가 어딘지 모를 것이다.

 

수조 달러의 시장 기회가 새로운 중산층에 의해 생산될 것이다. 한국 기업에도 기회가 있다. 한국은 인프라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이런 국가들이 인프라 투자 확대로 이어지면 기회가 충분히 있다. 아프리카 도시들의 재정 관련 의사결정이라든가, 정치적 의사결정도 중요하지만 확실한 것은 인프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사실이다. 중산층 소비자가 22억 명이 된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전 산업을 통틀어 기회가 있다.

 

자원의 희소성 중에서는 수()자원에 대해 얘기하겠다. 물은 전 세계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다. 세계은행과 함께 자세히 조사한 결과 2030년이 되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곳이 40% 라고 한다. 심각한 문제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중국과 베트남이다. 중국에서 발원한 메콩강이 베트남으로 흐르는데 중국에서 댐을 건설해서 메콩강의 수량이 줄어들고 있다. 에티오피아와 이집트에서도 수자원 분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일강 때문이다. 나일강은 에티오피아의 고원에서 발원하지만 이집트는 나일강이 자신들의 것이라고 믿고 있다.

 

고령화 얘기로 넘어가겠다. 전 세계 인구 중에 65세 이상은 앞으로 30년 동안 2배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80세 이상의 인구는 1960년대만 해도 적은 부분을 차지했는데 앞으로 4억 명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고령층이 소비와 지출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대부분 국가 정부에서 고령인구에 대해서 고민한다. 특히 건강상의 문제를 우려할 것이고, 의료 보험 문제가 있다. 또 예전에는 은퇴 나이가 60세였는데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에서 처음 정해졌다. 이 은퇴 나이는 인간의 평균 수명이 62세였을 때 책정된 것인데 지금은 평균 수명이 증가해 80세가 됐다. 이 점을 감안하면 헬스케어 비용이 증가할 것이다. 여기서 파생되는 다른 문제는 노동 숙련도와 관련된 것이다. 앞으로 비숙련 노동의 공급은 엄청나게 늘겠지만 반면 숙련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공급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인재를 어떻게 데려올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이번에는 기술의 변화에 대해 얘기하겠다. 디지털 시대가 왔는데 22억 인구가 중산층에 있기 때문에 인구 구성의 변화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GDP 1, 2차 산업혁명에 비해 엄청나게 큰 규모로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들을 금방 끝날 트렌드로 생각해서는 안 되고 지속적인 변화로 인지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사실 1969년 인간을 달에 보낼 때 이용한 기술의 총량을 지금 손에 쥐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데이터 측면도 중요하다. 우리는 현재 2일마다 0∼2003년에 생산한 총정보와 같은 양의 정보를 만들어 내고 있다. 물론 이 많은 정보가 다 유용한 것은 아니지만 그중 5%는 매우 유용하다. 따라서 앞으로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이 경쟁우위를 획득할 것이다.

 

맥킨지에서 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 100개를 샘플로 분석을 해봤는데 그 과정에서 구글이나 MIT의 도움을 받아 100개 중 12개의 가장 와해적인 기술을 꼽아봤다.(그림2) 첫째는 모바일 인터넷이다. 중국의 경우 가장 큰 시장은 E-commerce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작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흥미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은 대다수가 중국과 직접 거래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에 중국에서 이런 기회(E-commerce)가 있으며 한국에서도 E커머스 기회를 포착해야 하고 인터넷과 모바일 덕분에 전 세계 22억 중산층 시장에 접근할 기회가 생기고 있다.

 

다음은 자동화다. 자동차도 자동화가 많은 분야다. 예컨대 요즘 광업 지대를 가보면 운전자가 없는 트럭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을 조종하듯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원격으로 광산을 개발할 수도 있다. 브라질은 앞으로 굉장히 큰 농업 파워하우스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농민들이 직접 벨기에보다 규모가 큰 농장에서 농사를 짓는다. 농장이 너무 크기 때문에 드론(drone)을 사용하고 있었고 드론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 곡물 생산, 관개 상태를 체크하는 최첨단 기술을 본 적이 있다. 이처럼 현재 산업과 기술을 통합하고 그것들을 다른 곳에 적용해서 더 큰 기회를 포착해야 한다.

 

CFO가 공식 직책이 된 때는 1961년이었다. 처음 CFO라는 자리를 만든 회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던 엠펙이라는 기업이었다. 처음으로 CFO라는 임원이 경영진에 추가가 된 거다. 지금이라면 CFO가 없다면 미쳤냐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제는 CFO에 버금갈 정도로 Chief Digital Officer(CDO)가 필요하다는 거다. 모든 회사가 CDO를 만들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 CDO CIO CTO와는 달리 데이터 관리를 하는 직책이다. 캐터필러나 롤스로이스와 같은 기업들을 보면 정비가 필요할 때를 기계가 알아서 알려줄 정도로 데이터 관리가 잘 된다.

 

세계의 전체적인 경제 속도가 급속히 빨라지기 때문에 기업의 평균 수명도 변하고 있다. 1935년에는 S&P500 기업이라면 평균 수명이 90년이었다. 2011년 현재 이들 기업의 수명은 18년밖에 되지 않는다.(그림3) 기업 수명이 적어지는 건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다. 변화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죽는 셈이다. 맥킨지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은 지금의 업무 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거다.

 

지금까지의 포인트를 정리해서 다섯 가지 시사점을 얘기하겠다. 첫 번째로 디지털화 과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마트 CEO인 마이크 듀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3가지 꼽아달라고 했더니 디지털화를 언급했다. 미국 기업들이 직면하는 문제 중 하나는 많은 소비자들이 온라인 구매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심지어 오프라인으로 구매를 하는 고객들도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상품을 구경하고 확인한다고 한다. 그만큼 디지털화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월마트는 이런 디지털화에 대비해 자원을 배분하고 잘 대응했기에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유통기업뿐 아니라 철강 기업이나 광산 기업, 석유회사라도 범람하는 정보를 어떻게 활용하고 분석해서 생산성을 향상시킬지 주목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화 가속화는 어떤 기업이든지 우선순위에 두고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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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선우

    김선우[email protected]

    경영 칼럼니스트

    필자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서 인문 지리학을 전공했고 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12년 동안 동아일보와 DBR에서 기자로 일했다. 미국워싱턴주에 거주하면서 네이버 비즈니스판, IT전문 매체 아웃스탠딩 등에 미국 IT 기업 관련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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