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과정을 마친 분들의 상당수는 M&A란 말을 들으면 높은 실패율을 먼저 떠올립니다. M&A를 가르치는 교수들의 대부분이 높은 실패율을 자주 언급하기 때문입니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적게는 50%, 많게는 70% 정도의 M&A가 충분한 주주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급적 M&A는 하지 말고 내부 역량을 활용한 유기적 성장에 몰입하는 게 더 좋은 전략일까요. 이런 단순한 해석이야말로 위험합니다. 신사업 실패율이 높으니 신사업을 하지 말라거나, 해외시장 진출 위험이 높으니 글로벌 전략을 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창업의 실패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창업도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M&A는 기업 자체의 역량을 동원한 유기적 성장과 외부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와 더불어 기업의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세 가지 방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방법 가운데 하나나 두 개만 사용하는 기업은 세 가지를 유연하게 사용하는 기업에 비해 성과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불행히도 한국 기업들은 1990년대 글로벌 M&A 실패 트라우마와 외환위기로 인한 투자 위축 등으로 유기적 성장이나 제휴에만 집중해왔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려면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M&A 역량을 시급히 확충해야 합니다.
높은 M&A 실패율도 세부적인 분석을 해보면 전혀 다른 시사점이 나옵니다. 실제 한 컨설팅회사의 분석에 따르면 자주 M&A를 하면서 이런저런 경험을 해본 기업들의 수익률은 가끔 한 번씩 M&A를 하거나 경험이 별로 없는 기업에 비해 훨씬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한두 번 실패하더라도 경험을 얻고 역량을 쌓아나가면 M&A로 인한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의사결정과 마찬가지로 M&A도 목적이 뚜렷하면 의사결정을 하기도 쉽고 실행도 잘 이뤄집니다. 대체로 목적이 모호한 상태에서 추진된 M&A가 방향성을 잃고 외부 환경 변화나 돌발 변수에 의해 표류하다가 실패하곤 합니다. M&A의 목적은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선 기존 시장에서의 지배력 확대입니다.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처럼 동업종 경쟁사 인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목적이라면 규제 대응과 조직 효율화 및 비용 절감, 기존 고객 이탈 방지 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 제품이나 시장 확장이 목적인 경우도 있습니다. 두산의 밥캣 인수와 같은 사례로 이런 M&A에서는 치밀한 제품 및 시장 전략이 필요하고 기존 조직과의 시너지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전후방 산업으로 진출하기 위한 M&A도 있는데 리스크 관리와 내부 이전 가격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정, 효과적인 가치사슬 통합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합니다. 기존 사업과 관련성이 없는 신사업 진출을 위한 M&A라면 저렴한 인수 가격이나 신사업의 성장성, 핵심 인력 유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사례처럼 특정 인력이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의 M&A도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런 M&A라면 필요한 인력이나 기술을 확보하고 빨리 되팔거나 구조조정하는 전략이 바람직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런 목적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은 채 막연하게 ‘시너지’ 같은 용어로 목적을 정해놓고 M&A가 추진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M&A는 성장 혹은 기업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함에도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사례도 목격됩니다. 대체로 이런 접근은 실패할 확률을 높입니다. 우발적 관심이 아닌 큰 틀의 기업 전략하에서 M&A가 추진돼야 합니다.
DBR은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와 함께 한국형 M&A 성공 전략을 집중 탐구했습니다. 한국적 경영 환경에서 성공적 M&A 역량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를 계기로 M&A 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시기 바랍니다.
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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