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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ic Thinking

‘활용+탐험’의 양손잡이 조직시간·조직분리 통해 가능하다

허문구 | 195호 (2016년 2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탐험과 활용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춘 조직을 양손잡이 조직이라 한다. 양손잡이 조직이 되기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시간 분리와 조직 분리 방법이 있다. 시간 분리의 사례로 하드디스크드라이버(HDD) 산업을 들 수 있다. HDD의 산업 표준이 130㎜에서 95㎜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기업의 대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30㎜와 95㎜에 동시에 자원을 투자한 기업, 130㎜의 효율적 생산에 주력하면서 95㎜의 개발을 진행한 기업, 모든 자원을 130㎜에만 집중한 기업 등이다. 이 중 두 번째 집단은 자원 활용의 효율성과 환경 변화에 적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효과적으로 달성함으로써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단기 성과를 높이기 위한 활동은 활용, 장기적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는 활동을 탐험이라 한다.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활용과 탐험의 균형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두 활동은 상충 관계에 있어서 균형을 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서로 상충관계에 있는 탐험과 활용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조직을 양손잡이 조직이라 하며 이런 조직은 성공의 핵심 요소를 갖춘 셈이다.(DBR 188호 참고.) 이번 호에서는 탐험과 활용의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 즉 양손잡이 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제시한다.

 

순차적 방법과 동시적 방법

 

조직에서 활용과 탐험은 상충된다. 따라서 둘 사이의 상충 관계를 완화하고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두 활동을 분리해야 한다. 두 활동을 분리하는 방법은 시간적으로 분리하는 방법(시간 분리)과 공간적으로 분리하는 방법(조직 분리)이 있다. 시간 분리(temporal separation)는 어느 시기에는 활용에 집중하다가 또 다른 시기에는 탐험에 집중하는 방법을 통해 결과적으로 균형을 달성하는 방법이다. 조직 분리(structural separation)는 활용을 담당하는 조직 단위와 탐험을 관장하는 조직 단위를 서로 분리함으로써 양자 간의 상충을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활용과 탐험의 균형을 달성하는 방법이다. 시간 분리는 활용과 탐험의 시기를 달리한다는 점에서 순차적 방법(sequential approach), 조직 분리는 활용과 탐험의 균형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동시적 방법(simultaneous approach)이라 한다.1

 

 

 

 

시간 분리

 

시간 분리의 사례로 하드디스크드라이버(HDD) 산업을 들 수 있다. HDD의 산업 표준이 130㎜에서 95㎜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기업의 대응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2 첫째는 130㎜의 효율적 생산(활용)과 동시에 95㎜의 개발(탐험)에 자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그림 2 (a)) 두 번째는 130㎜의 효율적 생산에 주력하면서 적절한 시차를 두고 95㎜의 개발을 진행한 기업들이다. (그림 2 (b)) 마지막 집단은 130㎜ 시장이 정점을 지나 쇠퇴가 시작하는 시점까지 모든 자원을 130㎜에만 투입하다가 시장변화가 눈에 띄게 드러나는 시점에서 95㎜ 개발에 뛰어든 기업들이다. (그림 2 (c))

 

 

 

 

이 중 두 번째 그룹에 속한 기업들이 가장 높은 성과를 거뒀다. 첫 번째 기업군은 기존 제품의 생산과 신제품 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자원 활용의 비효율성이 발생했고, 세 번째 기업들은 너무 늦게 신제품 개발에 뛰어들어 주력 제품이 95㎜로 바뀌는 시장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됐다. 반면 두 번째 집단은 자원 활용의 효율성과 환경 변화에 적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효과적으로 달성함으로써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 이는 조직양면성 달성에 있어서 시간 분리가 가지는 장점을 잘 보여주고 있는 사례다.

 

한국의 주요 기업들도 시간 분리를 통해 성장해왔다. 점진적 혁신과 효율성, 조직구성 요소들의 정합성(alignment)을 바탕으로 선도기업을 추격하며 발전했다(활용). 모방을 통한 추격이 한계에 도달했거나 시장이나 기술적 기회가 열렸을 때 과감한 투자와 자원과 역량의 결집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선도 기업을 따라잡거나 추월하는 탐험활동을 했다. 반도체 사업에서 삼성의 64M D램과 256M D램의 개발, 스마트폰에서 갤럭시S의 출시, 현대자동차의 타우 엔진 개발, LG화학의 리튬폴리머전지 개발 등이 이러한 사례에 해당한다. 시간 분리 방법의 가장 큰 장점은 제한된 자원과 역량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성장 과정에서 선진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원과 역량이 취약했던 국내 기업은 활용 위주의 경영을 하다 탐험이 불가피한 시기에 탐험에 집중함으로써 기술이나 시장 역량의 간극을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었다.

 

추격 과정에서 시간 분리에 의한 순차적 방법이 가지는 효과는 저자의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KOSPI에 상장된 IT 기업들을 대상으로 1981년에서 2011년까지 약 30여 년의 기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1)활용과 탐험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오래 생존하며 (2)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에 있어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탐험과 활용 활동의 비중을 달리하는 기업들(순차적 방법)이 활용과 탐험활동의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업(동시적 방법)보다 오래 생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3 이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추격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에서는 시간 분리가 보다 효과적인 환경적응 방법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결과다.

 

 

 

 

시간 분리의 한계

 

그러나 시간 분리 방법은 한계가 있다. 첫째, 기업 경영방식을활용 중심-탐험 중심-활용 중심과 같이 빈번하게 바꾸기가 쉽지 않다. 경영 스타일이나 시스템은 비교적 오래 지속되면 루틴한 일로 정착되며 관성이 생겨 변화가 쉽지 않다. 따라서 경영방식을 순차적으로 바꾸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삼성과 같은 국내 대기업은 선발기업의 추격 과정에서 비교적 이러한 어려운 과제를 잘 수행했다. 오너 중심의 강력한 리더십과 일사불란한 조직력, 수직적 조직 체계와 문화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 국내 대기업의 지배구조, 경영방식과 조직문화 등이 순차적 방법을 효과적으로 만든 요인이었다.

 

둘째,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언제 활용을 하고, 언제 탐험을 해야 하는가를 판단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성장 과정에서는 추격의 목표가 되는 선도 기업들이 분명했으며 이들의 발전 경로를 추적함으로써 언제 활용하고, 언제 탐험해야 할지를 판단할 수 있었다. 활용 중심으로 효율적 추격을 하다가 도저히 활용만으로는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시점이 탐험을 해야 하는 시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환경변화의 주기가 짧아지고 불연속성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활용의 시기와 탐험의 시기를 예측하고 판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더군다나 추격(catching-up)이 아니라 선도(pioneering)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예전처럼 추격의 분명한 목표가 되는 기업도 더 이상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기술적, 시장적 환경과 우리 기업의 발전단계를 고려할 때 순차적 방법은 한계가 있다. 이제는 활용과 탐험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 효율성과 혁신의 동시 추구, 현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의 창조라는 상충되는 과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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