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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활성화

내부 베스트 프랙티스 기반 매뉴얼 만들어 영업현장에서 매일 훈련하라

이상화 | 198호 (2016년 4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영업실적 정체로 고민하는 많은 회사들이 외부의 우수 사례 도입에 열을 올리지만 정작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몇몇 회사들은 영업활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회사 내부에서 성과가 입증된 베스트 프랙티스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영업 매뉴얼로 만들고 이를 영업 현장에서 매일 훈련함으로써 단기적으로 영업성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영업활성화 프로그램 성공을 위해서는 영업 현장에서 발견 가능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영업 노하우 발굴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발굴한 내용을 영업현장에서 쉽게 훈련할 수 있도록 간단한 매뉴얼로 구성해야 한다. 또 영업사원들이 이를 매일 자신들의 영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현장 영업관리자의 리더십 역량을 강화하고 소단위 영업조직에서 거둔 작은 성공사례를 전사적으로 확산하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제리 스터닌에게 주어진 과제

 

1990년 빈민 아동들을 돕는 국제기구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은 베트남에 새로 지부를 열기 위해 미 터프스대 제리 스터닌 교수를 파견했다. 베트남 정부는 그에게 베트남 아동들의 영양 실조를 퇴치해달라고 의뢰하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6개월 사이에 뭔가를 보여주셔야 합니다.”

영양학 분야에 전문가도 아닐뿐더러 베트남어를 알지도 못하는 스터닌이 이때 문제 해결을 위해 던진 핵심 질문은극빈층 아이들 가운데 보통 아이들보다 몸집이 크고 건강한 아이들이 있습니까?”였다. 스터닌의 관찰 결과, 극빈층 가정임에도 건강한 아이를 둔 가정의 경우, 영양이 부족한 아이를 둔 가정에 비해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이는 방법이 사소하게나마 달랐다. 건강한 아이를 둔 가정의 경우, 같은 식사량이라도 하루에 두 번이 아닌 네 번에 걸쳐 나누어 먹게 했다. 또 공용 그릇에 음식을 담아 아이들이 알아서 덜어먹게 하는 대신 각자의 그릇에 음식을 담아줘 좀 더 적극적으로 음식을 먹게 했다. 또한 아이들에게는 잘 먹이지 않던 논에서 잡은 작은 새우와 게를 아이들의 밥에 섞여 먹였다.1

 

스터닌이 당시 베트남 극빈층 가정의 식생활을 관찰한 결과 발견한 것이 바로 내부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의 대표적인 사례다. 극빈층 가정에서 자라 늘 영양이 부족한 아이를 둔 가정에게 부유한 가정에서 건강한 아이를 둔 어머니가 어떻게 아이들을 식사하도록 했는지를 설명해봤자 귀에 들리지 않을 것이다. 또 현실적으로 실천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같은 극빈층에서도 건강한 아이를 둔 가정에서 어떻게 음식을 먹이는지 그 방법이야말로 영양이 부족한 아이를 둔 다른 극빈층 가정이 따라 할 수 있는 진정한 내부 프랙티스인 것이다.

 

베스트 프랙티스의 힘

 

회사의 영업 현장에서 영업사원들에게 정말 필요로 하는 베스트 프랙티스란 경영학 교과서에 나오는 최신 이론이나 본사에서 일방적으로 제시한 지침을 잘 정리해 책상 위에 보기 좋게 진열해놓은 영업 매뉴얼이 아니다. 나와 동일한 입장에 있는 다른 영업사원들이 실제 영업 현장에서 여러 번에 걸쳐 시도한 결과 이미 성과가 입증된 구체적인 노하우야말로 내가 배워서 따라 하고 싶은 베스트 프랙티스다. 일반적으로 같은 회사에서, 같은 가격에, 같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영업사원 간에도 상위 25%와 하위 25%의 평균 생산성에는 3배 이상의 격차가 있다. 그런데 우수 영업사원들에게 그들의 탁월한 영업 성과의 비결을 물어보면 의외로 영업사원 자신들도 잘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름의 성공 노하우가 이미 그들의 영업 방식에 체질화돼 있기 때문에 그들 자신도 성공 노하우를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아마도 스터닌이 베트남 극빈층 가정에서 건강한 아이를 둔 어머니들에게 그 비결이 무어냐고 물어봤을 때, 어머니들로부터논에서 잡은 새우와 게를 섞어 먹인 것이 바로 우리 아이를 건강하게 키운 비결입니다라는 대답을 바로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스터닌의 세심한 관찰이 없었다면 사소하지만 중요한 식사 습관의 차이는 제대로 발견할 수 없었을지 모른다.

 

 

 

 

영업 현장에서 베스트 프랙티스를 발굴하는 작업은 제3자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영업 행태에 대해 세심하게 관찰하는 것을 출발점으로 한다. 그렇다고 반드시 해당 사업 분야의 독특한 영업 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는 달인의 통찰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스터닌은 영양학 전문가도 아니었고 베트남어 한마디도 못했지만 짧은 기간 내에 의미 있는 베스트 프랙티스를 찾아냈다. 오히려 해당 분야의 영업에 익숙한 전문가의 경우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시각에 너무 집착해 정작 현장에 숨어 있는 진짜 베스트 프랙티스를 놓칠 위험이 있다.

 

필자는 몇 년 전 국내 한 증권회사 영업사원들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조사한 적이 있다. 당시 본사에서는 국내외 주식시장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나 고객의 위험 성향에 맞춘 투자 자산의 균형 있는 배분 역량이 영업의 성패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직원들에게 이러한 내용에 대한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우수 영업사원들과 그렇지 못한 영업사원들 간에 의미 있는 차이점은 바로 고객에 대한 적극적인 지인 소개 요청이었다. 시장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나 균형 있는 자산관리 노하우를 가진 직원들이 어쩌다 한 번 응대하게 되는 고객들에게 자신의 지식을 열심히 설명한 후 이 고객들이 자신들을 다시 찾아 오기만을 기다리는 동안 우수 영업사원들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지인 소개를 요청할지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지인 소개를 요청했던 것이다. 또 소개받은 가망고객들을 빠짐없이 접촉해 지점 밖에서도 만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이후 직원들로 하여금 소개 요청 스킬과 소개받은 고객에 대한 접촉 스킬을 적극적으로 훈련시킴으로써 영업활동량과 영업성과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었다.

 

왜 내부여야 하는가?

 

그렇다면 왜 베스트 프랙티스를 조직 내부에서만 찾아야만 하는가? 물론 훌륭한 사례라면 굳이 외부에 있는 것이라고 배제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조직 내부에 드러나지 않은 좋은 사례가 많기 때문에 굳이 외부로 눈을 돌릴 필요가 없다. 또한 내부 사례의 경우 단기간 내에 발굴이 용이하고 적용하는 데 있어 내부의 수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크다. 사람들은 외부에서 들여온 해결책이라면 무조건 회의적으로 반응하고 저항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내부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에 대해 배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을 NIH 증후군(Not Invented Here Syndrome)이라고 한다. 내부에서 찾아낸 베스트 프랙티스는 NIH 증후군을 극복하는 데 훨씬 효과적이다.스터닌이 베트남 극빈층 가정에서 발견한 베스트 프랙티스는 베트남 정부에서 제시한 것도 아니고, 미국의 유명한 영양학 전문가가 추천한 것도 아니다. 현지 마을 사람들의 경험에서 나온 그 지방 고유의 해결책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적용이 쉬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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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화

    이상화[email protected]

    -(현)한동대 ICT창업학부 교수
    -맥킨지앤컴퍼니 서울사무소 팀장 및 런던사무소 컨설턴트
    -국민은행 마케팅·영업추진부 부장
    -베인앤드컴퍼니 서울사무소 이사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사담당 상무
    -경영컨설팅 기업 ㈜ 이언스트래터지(EON Strategy Inc.)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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