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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by Map

리우 양궁장 비슷한 지형 찾아가 연습 한국 양궁, 바람을 극복했다

송규봉 | 213호 (2016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리우올림픽이 끝난 지 두 달이 넘었다. 이제는 차분히 앉아 올림픽에서 각 팀과 선수들이 일군 위대한 성공의 뒤에 자리잡고 있는 교훈과 우리 현실에의 적용을 고민해봐야 할 시기가 됐다. 32년간 세계 정상에 군림해 온 한국의 양궁은 그런 면에서 아주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한국 양국은 우선 경기장에서 바람을 극복하고 최상의 결과를 내도록 이끈다. 바람이 거의 없는 태릉과 바람이 강한 진천을 오가며 훈련하다가 나중에는 온갖 종류의 바람을 체험하며 경기할 수 있도록 지역을 옮겨 다닌다.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나온 말처럼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감독과 코치들은 국제 무대에서 경기방식, 장비, 리더십, 기술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뉴로 피드백’ 시스템을 통한 뇌파 분석까지 이뤄지는 과학에 스스로와 남에게 모두 엄격함이 ‘경이로운 장인정신’의 한국 양궁을 만들어낸다.


편집자주

DBR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거나 혁신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는 ‘Management by Map’ 코너를 연재합니다. 지도 위의 거리든, 매장 내의 진열대든, 선수들이 뛰는 그라운드든 공간을 시각화하면 보이지 않던 새로운 정보가 보입니다. 지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지혜와 통찰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탁월함은 어디서 오는가?

장인정신, 모두가 칭송하지만 자신은 실천하지 않는 정신이다. 남의 업무는 장인정신의 기준을 적용하고, 자신의 업무에는 상황론을 적용한다.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 대한 평가는 가혹하다. 문학평론가 김윤식의 표현대로 자신과 남에게 두루 관대한 사람은 부드럽다. 자신과 남에게 두루 엄격한 사람은 가파르고 팍팍하다. 무엇인가를 제대로 한다는 것은 언제나 쉽지 않다. 그것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오랫동안 잘하기는 정말 어렵다.

리우올림픽이 끝난 지도 두 달이 넘었다. 위대한 선수들의 위대한 성취를 바라보며 그 스토리를 알아보고 감동하던 시기는 이제 지나갔다. 차분히 앉아 위대한 성공 뒤에 자리잡고 있는 교훈과 우리 현실에의 적용을 고민해봐야 할 시기가 왔다는 얘기다. 32년간 세계 정상에 군림해 온 한국 양궁에 대해 얘기해보자. 이제 우리는 양궁 금메달을 너무 당연시한다. 그런데 32년 동안 세계 최고를 유지하는 이유를 잘 아는 것도 아니다. 김윤식에 의하면 “비평이란 사람을 칭찬하는 특수한 기술”이다. 한국 양궁의 성취는 칭찬의 대상이 아니라 경이의 대상이다. 장인정신을 흠모하기만 할 뿐 아직 근처에도 못 가고 있더라도 장인정신의 한 자락이라도 흉내내볼 수는 없을까? 올림픽 기간 동안 짬짬이 양궁대표팀에 관한 문헌, 기사, 논문, 뉴스, 다큐멘터리를 찾아봤다. 여기에 몇 가지 함께 배우고 싶은 대목을 옮긴다.



바람은 계산이 아닌 극복의 대상

양궁의 승패는 바람이 가른다. 수시로 변하는 바람의 구간을 날아가 정지해 있는 과녁을 확보해야 한다. 10점 과녁의 지름은 6.1㎝. 70m 거리에서 사과 1개 크기를 맞추는 것과 비슷하다. 화살은 직선으로 반듯하게 날아가지 못한다. 포물선을 그리며 수직으로 떨어지고 연어처럼 좌우로 끊임없이 헤엄치듯 요동치며 날아간다. 수직과 수평의 궤적을 동시에 그린다. 예측불허의 바람이 개입한다. 바람은 경기결과를 통째로 뒤흔든다. 어제와 다르고 1초 전과도 다른 바람이 분다. 대한양궁협회의 대비책은 바람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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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릉의 바람은 순하고 진천의 바람은 거칠다. 대한체육협회는 국가대표의 훈련을 위해 선수촌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지도 1>의 태릉선수촌은 수락산과 불암산이 이어진 산자락 품에 안겨 있다. 맞은편 2㎞ 전방에 동구릉의 낮은 등성이가 맞바람을 막아준다. 진천선수촌은 좌측에 칠현산, 덕성산, 무이산으로 펼쳐진 산자락에 터를 잡았다. 진천선수촌은 구암저수지와 나란히 붙어 있다. 저수지에서 휘감아 올라오는 바람은 거칠다. 국가대표 양궁선수팀이 태릉과 진천에서 번갈아 훈련하는 이유다.


태릉과 진천의 바람, 두 가지로 브라질 리우의 바람을 극복할 수는 없다. 2016년 리우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3차 선발전은 3월15일부터 22일까지 강원도 동해시 공설운동장에서 진행됐다.1 <지도 2> 왼쪽에 경기장 위치를 볼 수 있다. 국가대표 선발전은 2015년 8월부터 1차전을 시작으로 이듬해인 2016년 4월에 끝났다. 국가대표 선발전은 예천, 동해, 보은, 광주, 유성 등을 전국 주요 경기장을 번갈아 바꿔가며 진행됐다. 다양한 바람을 만나 꾸준한 경기력을 확보한 선수를 선발하기 위해서다. 미리 의도된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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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2>의 오른쪽은 리우올림픽 양궁경기장의 위치다. 삼바 축제의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경기장을 개조했다. 해안선에서 2㎞ 떨어져 있고 사방에서 바닷바람이 불어와 뒤섞이는 곳이다. 리우는 바다가 에워싸고 있다. 그런 점에서 동해시 공설운동장은 리우와 비슷하다. 동해안의 바람이 경기장 좌측 산자락에 부딪히며 휘돌아가 나간다. 올림픽이 6개월 전에 브라질 리우 현지에서 적응 훈련도 진행했다. 올림픽 준비를 총괄한 장영술 양궁협회 전무는 영화 ‘최종병기 활’에서 주인공이 남긴 대사를 신념처럼 되뇌었다.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0.5%의 확률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을 유지하는 이유는 여럿이다. 첫 번째는 가혹하리만큼 철저하고 공정한 선수 선발 과정이다. <표 1>은 남녀 각각 600∼700명의 선수 중에서 3명으로 압축되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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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단계
- 대한민국에서 양궁선수로 등록된 숫자는 남녀 각각 600∼700명선이다. 고등부, 대학부, 일반부를 합친 수다. 2016년 올림픽 국가대표를 뽑기 위해 2014년 10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전국대회 6개 성적을 종합해 전체 랭킹을 매겨 120위까지 골라낸다. 2015년 9월 종합선수권대회 출전자격을 준다.

② 단계 - 종합선수권대회는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겸한다. 144발의 화살을 쏜 기록으로 64명으로 압축한다.

③ 단계 - 2015년 10월 말 2차 선발전을 통해 32명으로 압축한다.

④ 단계 - 11월 초 3차 선발전에서 토너먼트 경기방식을 통해 24명에서 16명으로, 또다시 8명으로 줄인다.

⑤ 단계 - 2014년 국가대표로 선발된 8명과 2015년 국가대표 선발자 8명을 더해 총 16명이 참여한 가운데 최종 선발전(2016년 3월)을 갖는다. 이 선수들이 리우 현지 훈련도 다녀오고 동해, 예천, 유성에서 시합을 치렀다.

⑥ 단계 - 이 대회에서 올해의 8명(남녀 각각) 국가대표가 선발된다.

⑦ 단계 - 최종 국가대표 선발을 위한 1∼2차 평가전을 통해 순위를 정하고 1∼3위만을 올림픽에 내보낸다. 불공정 시비는 물론이고 파벌과 외압이 개입될 여지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모든 경기규칙은 사전에, 모든 경기결과는 사후에 일반 국민도 알 수 있도록 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된다. 남녀 각각 600명의 후보가 2년에 걸친 7단계 선발과정을 통해 3명으로 압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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