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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디자인 Toolkit

"데이터보다는 직접 들은 말 한마디!" 살아 있는 고객의 눈이 혁신 첫발

김철수 | 213호 (2016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혁신은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는 데서 시작한다. 통찰을 위해서는 때론 1000명의 정량적 데이터보다 한 사람의 행동이나 말 한마디가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하라.

(1) 포스트잇이나 엑셀 프로그램 등을 사용해 정보를 분류하고 색인을 달아라

(2) 모아놓은 정보를 의미 단위로 묶어라.

(3) 핵심 키워드를 뽑아라

의미 있는 고객 통찰을 찾아냈다면 이에 기반해 새로운 관점을 정의하라. 팀원들과의 토론을 통해 객관화하라.



어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기업의 기획자나 의사결정자, 혁신적인 서비스 모델을 시도하는 스타트업들은 이런 열망을 갖고 있다. 신상품을 만들어내는 일이든, 기존 상품을 업그레이드하는 일이든 더 나은 해결책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런데 어쩌면 문제해결 자체에 집중한 나머지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무엇이 문제인지를 아는 것, 즉 어떻게 문제를 제대로 정의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때로는 시간이 없어서, 때로는 익숙함이 이끄는 대로 일하다 보면 문제의 정의보다는 문제의 해결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단순한 기능의 개선을 넘어 좀 더 큰 범위의 혁신을 시도한다면 어떻게 문제를 정의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진다. 기존에 시장 1등 기업이 만들어 놓은 상품의 개념과 정의에 순응하고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잠자고 있는 새로운 정의, 즉 미래의 기회를 깨울 것인가? 개선을 넘어 혁신을 원한다면 기존의 정의에 대한 이노베이터의 용기 있는 도전이 필요하다. 그 중심적 사고체계이자 방법론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고객 공감에 기반한 관점 전환적 통찰’이다. 이번 글에서는 고객 통찰을 얻기 위한 분석의 방법과 솔루션적 사고에서 벗어나 보다 폭넓은 생각의 확장을 도와주는 관점 전환적 사고에 대해 다뤄본다.



디자인싱킹, 문제 해결보다 문제 정의가 먼저다

IDEO의 CEO 팀 브라운은 <디자인에 집중하라(Change by Design)>에서 사람들이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잠재적인 욕구를 꺼내 뚜렷이 밝히는 일이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을 하는 이노베이터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디자인을 스튜디오 밖으로 끄집어내 기존의 판을 바꾸고 고정관념을 붕괴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필자는 디자인싱킹을 ‘고객 공감에 기반한 통찰을 발견해 기존과 다른 창의적이고 담대한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생각 도구’라고 정의한다. 즉, 고객 관점에서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고 그것을 혁신적인 해결책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이노베이터의 철학이자 일하는 방법론인 것이다.

최근 필자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디자인싱킹을 창의적인 문제 해결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는 점을 발견했다. 비록 사용자와 공감하고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이 포함돼 있더라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상하고 솔루션을 빨리 만들어내는 것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는 의미다.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문화적 특수성의 영향도 있지만 일하는 방식의 익숙함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정작 고객 입장에서의 핵심적인 문제를 진단하는 것은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 한 스타트업 경영자는 ‘디자인싱킹의 과정에서 고객을 관찰하는 것과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전혀 연결성 없는 별개의 과정처럼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관찰 따로, 아이디어 따로라는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할까? 필자는 고객 통찰 및 새로운 관점을 얻기 위한 분석과 토론의 과정이 생략되거나 부족한 탓이 크다고 생각한다. 심도 깊은 분석을 통해 핵심을 제대로 꿰뚫지 못하면 그것을 해결하는 솔루션 역시 힘을 얻을 수 없는 법이다. 반면 사용자 입장에서의 핵심적인 통찰을 발견하면 그것의 해결책은 생각보다 쉽게 찾아진다. 특히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을 발견한다면 경쟁자가 제공하지 못하는 차별적인 솔루션을 만들어 낼 가능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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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의 정리가 아니라 패턴을 읽고 통찰을 구조화한다

특정 주제 영역의 고객 행동을 관찰하거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우리는 다양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또한 문헌조사나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런데 공감 디자인에서 말하는 분석은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데이터의 확보보다는 사용자 맥락과 공감적 직관에 의존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량적 데이터를 필요로 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한 사람의 행동이나 말 한마디가 1000명의 정량적 데이터를 대신하는 힘이 있다. 어떠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통계적 데이터 확보가 아니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통찰의 실마리를 얻는 것이 분석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인사이트, 통찰의 힘>에서 소개한 정보 분석과 인사이트 도출 과정을 간략히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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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정보의 분류와 색인 달기

팩트로부터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인사이트 매트릭스(insight matrix)와 같은 엑셀 프로그램 활용법도 있지만 여기서는 포스트잇을 활용한 방법을 정리했다. 포스트잇은 사고의 유연성과 생각의 재조합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분석의 도구다. 특히 팀 단위 공동 작업에 유용하다. 포스트잇을 작성할 때는 한 장에 하나의 팩트를 완성형 문장으로 적는 것이 좋다. 정보의 출처나 성격에 따라 분리해 벽이나 보드에 붙인다. 관찰 활동에서 찍은 사진도 함께 활용하는 것이 좋다. 포스트잇의 하단에 사람의 이름이나 관찰장소 등을 표시하도록 한다. 정보의 분류와 재결합 과정에서 출처를 쉽게 확인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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