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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추종과 창조

김남국 | 217호 (2017년 1월 Issue 2)

“석기시대는 돌이 부족해서 망한 게 아니다.”

SNS 등을 통해 전해졌던, 짧지만 큰 통찰을 주는 문장입니다. 석기시대의 종언을 고한 것은 돌이 부족하거나 돌을 다루는 기술이 제대로 발전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돌과는 전혀 다른 청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출현하면서 석기시대는 종말을 고했습니다.

이는 현대의 경영자에게도 좋은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많은 기존 기업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이유는 우리의 사업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실제 경쟁자에 비해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취약해서 망하는 기업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패러다임의 혁신적인 비즈니스가 등장하면서 우리가 속한 산업 전체의 기반이 무너지는 사례가 더 자주 목격됩니다. 즉, 경쟁자를 압도하는 품질과 가격의 제품을 만들었다 해도 생존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미 청동기 시대가 도래했는데 여전히 탁월한 석기 도구를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모든 업종과 영역에서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DBR은 지금까지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단기적 트렌드에 대해서는 큰 비중을 두지 않았습니다. 이런저런 용어를 조합해서 만든 트렌드 예측이 현상의 일면만을 부각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 시기에 나타났던 트렌드가 빠르게 소멸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또 트렌드를 무조건 추종하는 것이 좋은 전략적 의사결정을 유도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트렌드보다는 깊이 있는 경영지식과 솔루션 제공에 주력해왔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호에는 스페셜 리포트로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사회 전 분야에서 이전과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실제 기업들은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의 변화 외에도 급속한 기술 발전, 파괴적 혁신 모델의 등장, 의미와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 저성장과 고용 불안, 부의 양극화 심화, 정치 불안 등이 한꺼번에 결합돼 나타난 거대한 불확실성 앞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가 이런 상황에서 미래 전략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동시에 트렌드를 무조건 추종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전략을 만들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주시기 바랍니다. 트렌드를 단순히 추종하는 전략적 선택을 할 경우 이미 유사한 취지로 사업을 하고 있는 수많은 경쟁자들과 혈투를 벌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좋은 전략 대안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외부의 시장 트렌드를 자신만의 문법으로 해석하고 내면에서 나오는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와 결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란 책을 쓴 찰스 두히그 <뉴욕타임스> 기자에 따르면 창의적 발상으로 유례없는 성공을 거둔 겨울왕국의 경우 전형적인 공주 스토리를 다소 변형한 아이디어로 수차례 시나리오를 썼지만 참신성이 떨어져 내부 직원들의 비판을 받았다고 합니다. 결국 개봉 1년 전까지 시나리오를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제작진은 내면의 성찰을 거듭했고 한 여성 직원이 실제 삶에서 경험한 자매끼리의 감정을 공주 스토리와 결합해보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영화를 살려냈다고 합니다. 참신한 스토리를 원하는 시장 트렌드에 대한 통찰과 내면의 성찰이 결합해 히트 작품이 탄생한 것입니다.

이번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얻은 트렌드에 대한 지식과 지혜를 참고하시면서 동시에 우리의 삶과 비즈니스에 대한 성찰을 통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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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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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국

    김남국[email protected]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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