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없으면 사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모든 비즈니스의 초점은 고객이다.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려면 먼저 ‘누구(Who)’를 대상으로 사업을 할 것이지 결정해야 한다. 고객(Who)이 바뀌면 ‘핵심적 요구사항(What)’도 바뀌고, 그에 따라 고객의 요구를 ‘어떻게(How)’ 충족시킬 것인지도 달라진다. 따라서 고객중심 혁신전략은 하류의 How가 아니라 상류의 Who와 What을 ‘재정의(Redefinition)’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편집자주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창의성은 손에 잡힐 듯하면서도 잡히지 않는 존재입니다. 무수히 많은 창의적 사례들을 분석해보면 그 안에 뚜렷한 공통적 패턴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창의적 사고의 DNA를 사례 중심으로 체계화해 연재합니다.
지난 DBR 기고문을 통해 TRIZ의 핵심을 5가지 원리로 요약 정리한 SIT(체계적 발명사고·Systematic Inventive Thinking)에 대해 알아봤다. SIT의 5가지 사고도구가 기술적 영역에서는 매우 유용하지만 비즈니스 문제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SIT의 뿌리가 기술적 모순의 해결에 초점을 맞춘 TRIZ이기 때문이다. 이번 호부터는 비즈니스 문제의 창의적 해결 원리를 추출한 BCC(비즈니스 창의성코드·Business Creativity Code)에 대해 소개한다.
고객중심 혁신전략
삼성생명 대구 대륜지점의 예영숙 팀장은 2000년에 처음으로 보험왕에 오른 이후 10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수만 명의 보험설계사 중 한 번도 힘든데 10번, 그것도 연속해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으니 그야말로 보험업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됐다. 그녀의 성공은 고객을 새롭게 정의한 데서 시작된다. 보험영업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부자들이 은행과는 지속적인 거래를 하면서도 보험에는 무관심했지만 그녀는 ‘보험을 전혀 생각지 않는 부자들’의 시장이 오히려 엄청나게 큰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으로 그녀는 고객 개개인의 가치가 모두 다르다는 인식 아래 고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초점을 맞춘 제안서를 제시하고, 이에 맞는 상품을 설계해 고객들에게 제공했다. 단순히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보험 모집인이 아니라 고객의 핵심적 요구에 맞도록 보험을 설계해 주는 재정전문가(FC·Financial Consultant)가 된 것이다.
그녀는 “내가 고객이라면 어떨까? 나는 어떤 FC에게 마음을 열수 있을까?”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성공의 원동력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고객이 없으면 사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금언처럼 모든 사업의 중심은 고객이어야 한다.
고객중심 혁신전략(Customer-Centered Breakthrough Strategy)은 다음과 같은 3가지 물음에 대한 대답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① 누가(Who) 우리의 ‘고객’인가 - 고객의 재정의
② 그들의 ‘핵심적 요구사항(What)’은 무엇인가?- 고객 요구사항의 재정의
③ 고객의 핵심적 요구를 ‘어떻게(How)’ 제공할 수 있을까?
여기서 반드시 주목할 점은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이 바뀌면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도 바뀐다는 것이다. 또한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이 바뀌면 세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도 바뀐다.
“영어가 안 되면 시원스쿨”이라는 광고를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시원스쿨은 2005년 24살의 청년 이시원이 맨손으로 시작한 1인 기업이었으나 지금은 연간 매출액 400억 원이 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 당시 영어학원 시장에는 YBM어학원이나 파고다어학원 등과 같은 절대 강자들이 포진하고 있었는데 영어를 전공하지도 않은 청년이 어떻게 이들과 홀로 경쟁해 어엿한 중소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