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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gotiation Letter

협상 테이블, 심각한 분쟁 피하려면 ‘반대하는 방법’에 대한 합의 먼저

최두리 | 224호 (2017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협상 중 분쟁이 발생했을 때 이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몇 가지 장치들을 소개한다.

1) 분쟁해결 조항을 포함하라
2) 손해배상안을 협상하라
3) 분쟁 방지 조항을 사용하라
4) 돌발 상황에 대비하라
5) 분쟁 방지와 돌발 상황에 대비한 합의 내용을 합쳐라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Agreeing on How to Disagre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협상할 때는 상황이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여기에는 상대방과 불화가 발생해 소송까지 가는 경우도 포함된다. 법정 싸움까지 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분쟁을 빠르고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몇 가지 장치들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다음의 다섯 가지 기술을 참고하면 분쟁을 피하거나 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분쟁 해결 조항을 포함하라

한쪽이 계약 위반을 주장할 경우 분쟁 해결 조항은 제3자가 해당 사안을 조사하는 동안 양측이 계속해서 계약 의무에 충실하도록 규정한다. 혹은 소송까지 가기 전에 조정이나 중재 등의 분쟁해결 조항을 이행하도록 규정해 둘 수 있다.

분쟁 해결 협의서를 작성할 때는 조정이 비교적 명확한 오해를 해소할 목적으로만 쓰여야 한다는 점을 명기하는 것이 좋다. 조정 과정에서 중립적인 제3자는 분쟁 당사자들이 스스로 합의점에 이르도록 돕는다. 해결책을 직접 제시하기보다는 전문적인 조정자로서 대립 중인 양측의 기본적인 입장과 이해관계를 살피고 그들로 하여금 고충을 털어놓도록 한다. 지속가능하고 주도적이며 구속력이 없는 해결책이 도출되도록 돕는 것이 조정자의 역할이다.

반대로 중대한 계약 분쟁의 경우 조정보다는 중재를 통하도록 합의하는 것이 좋다. 중재에서 중립적인 제3자는 분쟁을 해결하는 책임을 가진 판단자가 된다. 중재자는 양측의 자기주장을 듣고 증거를 확인한 후 구속력 있는 결정을 마련한다. 중재인의 결정은 대부분 기밀사항이며 항소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손해배상안을 협상하라

미국 매사추세츠에 위치한 하버드경영대학원 및 하버드 로스쿨의 구한 수브라마니안(Guhan Subramanian) 교수에 따르면 계약 위반으로 발생한 구체적 배상액이 명시된 손해배상 조항을 계약서에 포함하는 것이 좋다.

만약 상대를 계약 위반으로 고소하면 통상 손해를 입은 물품이나 서비스보다는 금전적 피해를 보상받게 된다. 때문에 ‘운송업자가 당신의 화물을 분실하면 1000달러를 변상한다’는 식의 직접적인 조건에 합의해두면 이 조항은 이후의 분쟁 조정 시도나 법원의 결정을 좀 더 명확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분쟁 방지 조항을 사용하라

미 케임브리지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인 로런스 서스킨드(Lawrence Susskind)의 저서 에 따르면 ‘분쟁 방지(dispute prevention)’로 알려진 협상 기술은 우리가 서로의 차이를 생산적으로 극복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서스킨드에 따르면 비즈니스 계약과 달리 건설업계에서 작성하는 계약에는 이 같은 분쟁 방지 조항들이 오랫동안 널리 사용돼왔다. 건설업자와 재무담당자, 건축가 및 기타 이해관계에 있는 계약 주체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소통하고, 공동으로 사업 진척 정도를 점검하며, 소소한 의견 불일치가 발생하면 중재자와 논의해 빠르게 해결하도록 하는 등을 약속하는 계약을 맺는다.

신중하게 작성된 분쟁 방지 시스템은 심각한 분쟁과 업무 지연을 피할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장치라는 점이 오랜 시간에 걸쳐 확인된 바 있으며 또한 장기간(long-term)의 비즈니스 관계에서도 유용할 수 있다.



돌발 상황에 대비하라

향후 전망에 대한 견해의 차이로 협상 중 교착 상태에 빠지는 상황이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예를 들어 당신은 프로젝트가 정해진 예산에 맞춰 적시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반면 상대방은 당신의 제안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돌발 상황에 대비한 합의(contingent agreement)는 이런 상황에 양측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제공한다. 이 같은 합의는 약속을 이행할 동기를 부여하고 불이행에 따르는 페널티를 만들기도 한다고 서스킨드 교수는 말한다. 예컨대 납품이 지연되는 데 대한 벌금을 부과하거나 정해진 예산을 초과할 경우 계약 요율을 낮추는 등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돌발 상황을 위한 협의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하기 위해서는 계약 주체들이 각자 예상하는 시나리오를 공유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좋다. 그런 다음 각 상황에 적합한 기대치와 필요사항들을 협상하고, 마지막으로 각각의 전망과 그에 따른 합의된 조치 및 보상을 계약서에 포함하는 것이다.



분쟁 방지와 돌발 상황에 대비한 합의 내용을 합쳐라

서스킨드에 따르면 이 같은 통합적 접근은 매우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예컨대 계약기간 동안 소송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상대방이 협조한다면 상대방에게 금전적 보너스를 약속하는 조항을 계약서에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런 조항은 양측으로 하여금 계약이 이행되는 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문제가 감지됐을 때 중재인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든다.

계약 협상 과정에서 분쟁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분쟁 예방 및 분쟁 해결 장치를 계약서에 포함해두면 조화로운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번역 |최두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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