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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5G 기반의 B2B 비즈니스

이젠 B2B 협업 시대
통신·IT 업체와 손잡고 새 시장 만들어야

장재현 | 275호 (2019년 6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존 통신 서비스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가 주축을 이뤘다면 5G 시대의 통신서비스는 B2B(기업 간 거래)로 확대될 것이다. 기업들이 5G를 활용해 보다 고도화된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니즈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 및 자동차 기업이나 의료기관이 통신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원격 의료 등 5G의 대표적인 유망 기술을 선보이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인프라 구축부터 통신기술의 안정화까지 5G 시대가 본격화하기 위해선 많은 장애물을 극복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기업들은 5G 기술 도입을 망설이기보다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실제 시장이 열렸을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한다. 통신 관련 기업과 해당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시작해볼 수 있다.



5G 기반의 B2B 시장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가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이는 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사업경쟁력 강화에 활용해야 한다는 것인데 5G는 이러한 데이터의 취합과 분석에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인사이트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5G가 가져올 주요 변화 양상으로 고객 경험 제고, 더 빠르고 더 나은 의사결정, 운영 민첩성 등이 꼽혔다.(그림 1) 그만큼 5G는 향후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5G는 기업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자는 통신사가 공급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통신사는 기업에 다양한 통신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업은 자사 서비스에 적합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일종의 B2B2C(기업/소비자 모두 동시 거래) 구조인 셈이다.

기업들의 5G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스웨덴 통신장비업체인 에릭슨의 조사에 따르면 5년 내 5G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2016년에 59%에서 2018년에 11%로 크게 감소했다. 5G 상용화가 본격화된 시점부터는 기업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통신사업자 입장에서도 5G는 기존 사업 구조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LTE 시대까지 통신사의 주요 수익원은 B2C(기업과 소비자 간의 거래) 서비스였다. 통신사들은 가입자의 폭발적 증가와 이들이 소비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도달하면서 B2C에만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B2B(기업 간 거래)로의 확장은 통신사들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개별 기업에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 매출의 합이 기존 대중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통신 서비스의 매출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써 통신 서비스의 B2C 시장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대중시장을 형성하는 동시에 B2B 시장을 중심으로 하는 ‘롱테일’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글로벌 통신업계가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미국 통신사 AT&T의 존 도너번 대표는 “5G는 시장 초기부터 기업 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며, 영국 통신사 보다폰의 스콧 페티 최고기술책임자는 “5G와 관련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대부분의 적용 사례가 기업용이란 점”이라며 B2B 시장에 큰 기대감을 표명했다. 장비업체인 에릭슨이 통신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5G의 주요 타깃이 일반 소비자라는 의견이 2016년에 90%였지만 2017년에는 52%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기업을 타깃으로 한다는 응답은 46%에서 56%로, 특정 산업을 대상으로 한다는 의견은 34%에서 58%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B2B 서비스 확대의 허들

다만 5G 기반의 B2B 서비스 성장에는 여전히 많은 장애물이 존재한다. 실제로 기업들이 5G 통신 기술을 활용해 자사의 핵심 서비스를 개발하고 고도화해 시장에 내놓기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우선 이들 서비스가 본격화하는 시기가 5G 상용화 시점과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5G 네트워크 구축 비용부터가 문제다. LTE보다 인프라 구축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는 게 통신사들의 공통적인 얘기다. 장비 가격도 LTE보다 높은 편이고, 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하는 만큼 기지국도 보다 촘촘하게 설치해야 한다. 여기에 5G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한 통신사들의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의 50% 이상이 5G 통신 기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시점을 2023년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기술적인 요인도 존재한다. 현재 통신사들이 구축하고 있는 장비는 이동통신 관련 단체 간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로 표준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에서 제정한 5G 1단계 표준 ‘릴리즈 15’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표준하에서는 전송 속도는 보장되지만 지연 속도나 단말기 수용 능력에 대한 부분이 보장되지는 못한다. 현재 이를 업그레이드한 규격(릴리즈 16)이 준비되고 있다. 올해 말쯤에는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표준에 맞는 칩과 모듈, 장비, 단말기 등이 준비되려면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5G를 도입하려고 해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차, 원격 조종, 원격 의료, 스마트 팩토리 등의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매년 제시하는 신기술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에 따르면 자율주행 서비스가 자리를 잡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나 스마트 로봇 등 스마트 팩토리와 관련한 기술들도 5∼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2020년 전후로 상용화되는 5G와는 최소 5년 이상의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이때쯤이면 5G 이후 새로운 기술에 대한 논의도 시작될 것이다. 많은 B2B 애플리케이션이 5G 시대에 시작이 되더라도 5G 이후 세대 기술과 더불어 본격적인 서비스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업들이 5G를 활용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상용화하기 힘든 또 다른 이유들도 있다. 보안과 관련한 확신이 아직 부족하다거나 이들 서비스를 도입했을 때 기업이 거둘 수 있는 이점이 무엇인지, 필요한 투자비는 얼마인지 등이 아직까지 불확실해 기업들이 의사결정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에릭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적용 사례 부족이나 에코 시스템 미비 등이 문제라는 지적은 2016년보다 2017년에 오히려 줄어들었다. 하지만 보안, 5G 기대효과, 투자비 등과 관련한 우려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B2B 서비스가 불가능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5G를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해 아직까지 100%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와 서비스 기업 간의 협업

그렇다고 5G 통신 기술이 본격화할 때까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기업들에는 5G 도입 초기가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5G를 적용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게 될 분야는 제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서비스, 자동차, 공공안전, 헬스케어,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리테일, 교통 및 물류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편 가트너의 분석에 따르면 기능별로 5G의 적용 가능성을 봤을 때 IoT 서비스와 동영상, 제어/자동화, 고정형 무선 서비스, 에지 컴퓨팅에서의 고성능 분석, 위치 추적 등이 주요 사용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MIT 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곳에서 5G가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통신 서비스 사업자, 통신장비업체, IT 및 관련 서비스 기업들이 함께 협업해 다양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통신사들과 관련 기업들은 자원 배분 문제 등을 고려해 어느 정도 우선순위를 세우고 있다. 그 기준은 결국 시장별로 처한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통신사들과 관련 서비스 분야의 기업들은 함께 손잡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많은 선진 국가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로는 고령화와 생산성 하락의 위협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렇다면 통신사들과 글로벌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업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1. 스마트 팩토리

각국 정부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스마트 팩토리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 강국들의 관심이 높은 영역으로, 이들 국가의 기업은 이미 공장에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추구한 지 오래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생산 품질을 관리하고 예방 정비를 강화하는 데 익숙한 기업들이 적지 않다. 특히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등은 단순 조립을 넘어서는 사업들이어서 데이터 확보부터 분석까지의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국내 통신사들의 경우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LG유플러스와 LG디스플레이가 그러한 관계다. 이러한 스마트 팩토리 서비스 경험을 기반으로 계속해서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같은 사업들뿐 아니라 조립 중심의 공장에서도 5G는 충분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측면에서는 조립 공정에 더 적합하다고 할 수도 있다. 5G가 스마트 팩토리에 적합한 이유는 수많은 센서를 수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저지연성으로 인해 산업용 로봇을 제어하기에 유리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이상적인 스마트 팩토리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해 자유자재로 생산라인을 바꾸는 모델이다. 하지만 생산라인의 변경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차라리 상황에 따라 로봇에게 다양한 임무를 부여하거나 운반용 로봇이 생산품을 작업자에게 전달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로봇 제어에 있어 5G가 LTE보다 훨씬 유리한 만큼 해외 기업들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중국의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 스웨덴의 통신장비 제조회사인 에릭슨과 함께 로봇을 이용해 원격으로 조립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선보였다. 관람객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로봇을 제어해 상품을 조립하는 형태의 시연이었다.

제조기업들도 통신 관련 기업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독일의 대표 조명 제조업체 오스람은 독일 통신사인 도이치텔레콤과 에릭슨과 함께 5G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스람은 공장 내 이동형 로봇을 배치해 생산된 제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송하고 유연하게 공장을 운영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상하고 있다. 3사는 공장 내 생산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수 있는 네트워크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협업했다.

독일에서 5G 서비스가 아직 상용화하지 않은 만큼 도이치텔레콤은 우선 LTE를 활용해 사설 망을 구축했다. 향후에는 5G 기반의 사설 망 테스트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LTE 대비 5G가 갖는 우수성이 더 확연히 드러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도이치텔레콤과 에릭슨은 제조기업들에 어떠한 니즈가 있는지, 어떠한 기술을 고도화해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오스람은 자사가 구상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를 선제적으로 도입할 수 있었다.

2. 헬스케어

고령화 추세에 있는 선진 국가들에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는 것이 고령자들의 건강과 관련한 이슈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5G가 활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e헬스케어, u헬스케어, 모바일 헬스케어 등 IT와 헬스케어의 접목은 꾸준히 추진됐으나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제약이 따라 왔다. 규제 문제가 대표적이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한 문제이기 때문에 규제 완화도 그만큼 어려운 게 당연하다. 다만 기술 발전으로 규제 완화에 대한 요구는 좀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LTE 기술로는 대용량 영상 자료의 전송이나 원격 진료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5G가 도입되면 용량이 큰 데이터도 지연시간 없이 빠르게 받을 수 있다. 더 나아가 5G 통신기술과 결합한 의료 서비스가 안정화하면 로봇을 활용한 원격 수술도 가능해질 것이다. 최근 MWC 등의 전시회에서 이와 관련한 서비스들이 컨셉 개념으로 등장하고 있다. MWC 2019에서 보다폰은 콘퍼런스 도중에 바르셀로나 병원과 화상으로 연결해 원격 의료에 참여하는 테스트를 시연하기도 했다.

이러한 원격 진료에 관심이 많은 국가 중 하나는 일본이다. 고령화로 지방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들의 의료 문제가 중요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통신사들은 대학병원, 국립병원 등과 적극적으로 협업해 의료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NTT도코모는 와키야마 의과대학과 지방보건소를 5G로 연결하는 원격 진료 테스트를 진행했다. 4K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환자에 대한 문진이 가능할 뿐 아니라 4K 접사 카메라를 통해 상처 부위를 촬영해 전송하는 것도 가능했다. 나아가 NTT도코모는 MWC 2019에서 차량으로 이동 중에도 뇌수술까지 가능하다는 컨셉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5G 헬스케어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AT&T는 시카고에 위치한 러시(Rush)대학병원과 협력해 세계 최초로 5G 네트워크를 병원 내에 구축했다. 이를 통해 러시대학병원은 데이터 처리 역량을 향상시켜 더 나은 의료 서비스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버라이즌의 5G 랩은 컬럼비아대학 내 CG 및 UI연구소와 함께 VR 장비로 비대면 재활치료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테스트하고 있다. 재활치료사와 환자가 모두 VR 기기를 착용하고 컨트롤러를 통해 가상의 공을 굴리고 튕기며 치료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테스트에 의하면 5G의 저지연성으로 인해 20마일 떨어진 거리에서도 실시간 반응이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자율주행

고령 운전자로 인한 안전 문제와 도시화 진전에 따른 교통 체증 등의 문제도 많은 국가에서 해결해야 할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율주행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을 위해 5G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자율주행에 필요한 센서와 장비 등이 발전함에 따라 소량의 데이터만 받을 수 있다면 충분히 구현 가능하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하지만 기술적인 가능성만으로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5G를 활용한다면 실시간으로 차량에 데이터를 전송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량 자체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면서 자율주행을 보다 발전시켜 안정감을 배가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위해 통신사 및 IT 기업들 간 협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럽 통신사인 보다폰은 독일에서 지도 업체인 HERE와 손잡고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보다폰 독일은 5G 모빌리티 랩을 설립해 이곳에서 HERE의 HD라이브맵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HD라이브맵은 도로 환경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자동으로 업데이트하는 지도로서 자율주행용 차량의 지도로 활용될 때 큰 의미를 갖는다. 한편 보다폰은 AT&T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5G 기반의 자율주행뿐 아니라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스마트 시티와 관련한 사항까지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또한 차량 간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통일된 기술 표준도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사업자들과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B2B2C로 확장

지금까지 살펴본 서비스들 외에도 물류, 에너지, 농업 등 다양한 영역을 대상으로 5G 기반의 B2B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업들은 신규 수익 창출 관점에서 이러한 서비스의 상용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노력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기존에 해왔던 방식과 다른 비즈니스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통신사는 대중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서비스에 익숙했지만 B2B는 롱테일 시장이다. 대중 시장보다 수요가 보장돼 있지도 않고 수익성이 B2C와 크게 다를 수도 있다. 상품 개발에서부터 영업까지 일련의 과정이 B2C를 대상으로 할 때와는 차이가 있는 만큼 적응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기업용 회선을 제공하는 사업과는 차원이 다르다. 산업별로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일, 해당 솔루션을 개발 또는 공급하는 일, 산업 또는 기업별로 최적화된 다양한 솔루션과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일, 기업에 필요한 새로운 영업 체계를 구축하는 일 등에 익숙해져야 하며 그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도 확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통신사들에 우선 필요한 것은 각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일이다. 산업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어떤 업체가 핵심 사업자인지 등에 대한 정보를 넘어 산업별로 어떠한 게임룰이 작용하는지, 문제점과 개선 방안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액센추어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통신사가 산업별로 처한 문제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6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들뿐 아니라 IT 기업들도 변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서비스 자체의 경쟁력으로만 승부했지만 향후 B2B 시장에서는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 B2B2C 형태의 사업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통신사와의 제휴가 필요하다. 협회 설립과 같은 개방형 제휴뿐 아니라 특정 사업자 간의 전략적 제휴나 조인트벤처도 고려해야 한다. 협회는 공통 규격 마련 등 사업자들의 공동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반면 제휴 모델은 특정 사업자 간 연합 세력을 만들어 사업 추진력을 높이는 한편 연합 세력 간 경쟁으로 시장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

실제로 통신사들과 IT 업체들 간의 제휴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5G를 포함해 클라우드, AI 등의 사업을 위해 IBM은 영국 통신사 보다폰과 손잡았으며 MS는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향후에도 이러한 파트너십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5G 사업의 성패는 효과적인 파트너십과 전략적 제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의 출범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점을 최소화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5G는 개인의 생활을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변화의 속도에서는 기대와 다를 수 있는 만큼 관련 사업자들은 보다 넓은 시각과 긴 호흡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필자소개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mail protected]
필자는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학사, 기술경영경제정책대학원 석사를 마쳤으며 현재 LG경제연구원 사업전략1부문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통신, 미디어, IT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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