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Political euphoria and corporate disclosures: An investigation of CEO partisan alignment with the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2023) by Mazhar Arikan, Mehmet Kara, Adi Masli & Yaoyi Xi in Journal of Accounting and Economics, 75(2-3), 101552.
무엇을, 왜 연구했나?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 국가를 대표할 뿐 아니라 정부 수반으로 정부조직권과 행정 각부 장의 임명권을 가지며 경제 및 기업 경영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 정책을 형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지명하는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장을 겸직하며 국가의 통화 정책을 좌우한다. 증권시장, 금융기관 및 기업 재무 보고 등을 감독하는 금융감독원 원장과 국가의 경제·재정 정책을 수립하고 총괄하며 예산의 편성과 집행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 장관도 대통령이 임면한다.
기업의 경영자가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과 평가는 각자가 가진 신념, 경험 및 가치관에 따라 다를 것이다. 미국 캔자스대 등의 공동 연구팀은 경영자가 가진 개인적 특성 중에서 정치 성향에 주목했다. 구체적으로 집권 중인 대통령과 경영자의 정치 성향이 일치하는지 여부가 경영자의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평가와 미래 전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다시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파적 동기화된 추론(partisan-motivated reasoning)은 개인이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일치하는 특정 결론에 도달하도록 동기부여되는 경향성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개인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뒷받침하는 정보는 신뢰하지만 이와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당파적 동기화된 추론은 사회정체성 이론(social identity theory)에 따른 내집단 편애(in-group favoritism) 및 외집단 폄하(out-group derogation)와도 깊이 관련돼 있다. 내집단 편애는 자신이 속해 있다고 생각하는 내집단의 유리한 특성을 과장하고 높이는 경향을 의미하며, 외집단 폄하는 관련 외집단의 부정적인 특성을 과장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개인은 내집단의 사람들을 외집단의 사람들보다 더 우월하다고 인식하게 된다.
무엇을 발견했나?
대통령과 경영자의 정치적 성향이 일치할 때 경영자는 대통령 국정 운영의 긍정적인 측면을 과대 해석하고 거시경제 상황 및 사업 전망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이런 경영자의 미래 전망에 대한 기대는 기업 공시에 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구팀은 대통령-경영자 정치 성향의 일치 여부가 기업의 (1) 자발적 공시, (2) 재무보고의 어조(tone), (3) 보수주의 회계 처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첫째, 일부 기업이 제공하는 이익 예측 공시는 자발적 공시다. 이익 예측 공시를 제공하기 위해 경영자는 미래 경영 환경과 전반적인 경제 상황의 변화가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펼치는 경제 정책 효과에 대한 낙관적 평가는 기업의 미래 성과에 대한 기대치와 이익 예측 공시 제공에 대한 경영자의 동기를 상승시킨다. 반면 미래 사업 전망에 대한 비관주의는 이익 예측 공시를 제공할 의지를 약화시킬 것이다. 따라서 연구팀은 대통령과 정치 성향이 일치하는 경영자가 이익 예측 공시를 제공할 가능성이 더 높으며 보다 낙관적인 이익 예측을 제공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둘째, 기업 공시에 드러나는 어조는 기업에 대한 경영자의 마음가짐과 미래 전망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행 연구들은 기업의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경영자가 공시에 더 긍정적인 어조를 사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대통령과 정치 성향이 일치하는 경영자의 경우 대통령 리더십하에서의 경제 환경이 기업 경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해 보다 낙관적인 어조의 공시를 제공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Rutgers)대 경영대 교수,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및 기획재정부 공기업 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 감사 및 인수합병(M&A)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