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지분비율만을 기준으로 투자회사 A가 피투자회사 B에 대한 지배력이 있는지를 판단했지만 IFRS 도입 이후 지분비율이 50% 이하라도 다른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실질지배력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그러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거나 판단이 모호한 경우가 발생했다. 실질지배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지배회사 A와 피지배회사 B는 하나의 경제적 실체가 되기 때문에 A는 지배기업으로서 종속기업인 B를 합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해야 한다. 그런데 주식의 보유 기간 동안 지배력이 존재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변할 수 있다. 지배력이 변하면 그동안 장부가치로 기록돼온 주식 보유 기간 도중 일어난 시가 변동을 한꺼번에 회계장부에 기록하기 때문에 만약 시가변동이 많았다면 대규모 손익이 기록될 수 있다. 이런 지배력 변경에 따른 회계처리는 기업의 본질 가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며 기업가치가 달라졌다고 오해한 일부 투자자로 인해 일시적으로 흔들리더라도 장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경우는 흔하다. 그런데 그 주식을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회계처리는 달라진다. 예를 들어 투자회사 A가 피투자회사 B의 주식 중 20% 미만을 보유하고 있으면 이 보유 주식을 공정한 가치(대부분의 경우 시가)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B의 주식이 상장돼 있다면 B의 시가를 A의 재무상태표에 기록하며 B의 가치가 변한 부분만큼만 평가손익으로 포괄손익계산서에 기록한다. 만약 시가가 상승(하락)했다면 평가이익(평가손실)을 적는 것이다.
보유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회계처리가 변한다. 단기매매 목적으로 B의 주식을 취득해서 보유한 것이라면 이 주식을 재무상태표에서는 유동자산의 일부(정확한 명칭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또는 FVPL 금융자산)로 분류하고, 평가손익은 포괄손익계산서에서 당기순손익 계산에 포함시킨다. 그러나 만약 단기매매 목적이 아닌 다른 이유로 타사의 주식을 취득해서 보유한다면 예외적으로 이 주식을 비유동자산의 일부(정확한 명칭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또는 FVOCI 금융자산)로 분류하고, 평가손익은 포괄손익계산서에서 기타포괄손익에 포함한다. 즉, 이 경우 평가손익이 당기순손익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11포괄손익계산서의 구조를 알아야 이 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포괄손익계산서를 보면 당기순손익이 계산된 후 당기순손익에 기타포괄손익을 더해 포괄손익이 계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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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매매 목적이란 주식을 매수해 보유하다가 오르면 팔아 돈을 벌겠다는 목적을 말한다. 즉, 개인이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 바로 이 예에 해당한다. 기업도 개인투자자와 마찬가지로 여유자금을 이용해 주식투자를 할 수 있다. 단기매매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경우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가 변동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시가가 변동한 만큼 평가손익을 계산해 당기순손익 계산에 포함한다. 그러나 단기매매 목적이 아니라면 주식을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보유할 것이므로 당기에 발생한 시가 변동이 주는 의미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그러므로 이 주식의 경우 발생한 평가손익을 당기손익에 포함시키지 않고 기타포괄손익에 포함한다.
최종학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학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회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콩 과기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우수강의상과 우수연구상을 다수 수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 1, 2, 3, 4권과 『재무제표 분석과 기업 가치평가』 『사례와 함께하는 회계원리』, 수필집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