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d on “First impressions and analyst forecast bias” by D. Hirshleifer et al. (2019, SSRN)
무엇을, 왜 연구했나?
첫인상(first impression), 닻내림(anchoring), 자기과신(overconfidence), 의사결정 피로감(decision fatigue), 낙관주의(optimism), 군집행동(herding) 등과 같은 인지적 편향은 인간의 각종 의사결정 과정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특히 첫인상 편향은 선행정보가 후행정보의 유용성을 저해하는 현상을 일컫는 것으로, 사후 지각과 행동에 끊임없이 간섭하며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첫인상이 긍정적이면 그 기업의 미래에 대한 평가가 비상식적일 만큼 우호적으로 바뀌는 식이다. 반대로 부정적 첫인상에 꽂히면 상식 밖의 비관적 평가를 내린다. 평가 과정에서 첫인상에 부합하지 않는 의견이나 정보는 묵살하고, 옹호하는 사례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편향된 평가를 비판하는 주장을 오히려 편향성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의 허시라이퍼 교수팀은 첫인상 편향이 재무분석가의 기업 이익 및 기업 가치 예측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재무분석가가 범하는 예측오류의 근본적 원인을 탐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허시라이퍼 교수팀은 미국의 재무분석가가 예측하는 분기별 주당순이익과 주가를 활용해 첫인상 편향이 재무분석가의 예측 성향과 예측 정확도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분석했다. 첫인상은 재무분석가가 예측을 발표하기 직전 연도의 기업 실적으로 측정했다. 직전 연도의 기업 실적이 상위 10%에 해당하면 긍정적 첫인상, 하위 10%에 해당하면 부정적 첫인상으로 분류한 후, 기업에 대한 첫인상이 예측 성향과 예측 정확도에 어떤 변화를 유발하는지 심층적으로 검증했다. 더불어 주식시장이 재무분석가의 편향적 예측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도 추적했다.
분석 결과 긍정적 첫인상을 심어준 기업의 주당순이익 예측치는 평균보다 3%p, 주가 예측치는 평균보다 3.1%p를 각각 상회했다. 반대로 첫인상이 부정적인 기업의 예측치는 모두 평균을 하회했다. 또한 긍정적 첫인상은 매도 추천보다 매입 추천을 더 많이 유도한 반면, 부정적 첫인상은 매입 추천보다 매도 추천을 더 자주 유발했다.
비대칭적 부정편향(asymmetric negativity bias)도 관찰됐다. 즉, 재무분석가의 전체 매매 추천 유형만 놓고 보면 낙관주의적 성향(매입 추천 비율 53.1% vs. 매도 추천 비율 7.2%)이 두드러짐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첫인상 효과가 긍정적 첫인상 효과보다 훨씬 컸다. 구체적으로, 부정적 첫인상이 주당순이익 및 주가 예측치와 매매 추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는 긍정적 첫인상 효과보다 약 2배 정도 강했다. 첫인상 효과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긍정적 첫인상 효과는 24개월 후 사라진 반면, 부정적 첫인상 효과는 이보다 3배 더 긴 72개월이 지난 후에야 사라졌다.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경제학, 기업 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 및 규제, AI 재무 분석 등이고 역·저서에는 『재무관리의 이해』와 『생각과 행동, 그리고 투자』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