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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ounting

연령 다양성 높은 최고경영진, 팬데믹 위기 때 더 큰 성과

김진욱 | 409호 (2025년 1월 Issue 2)
Based on “The effects of top management team age diversity during a crisis: Evidence from the COVID-19 pandemic” (2024) by James Plecnik & Shan Wang in Journal of Management Accounting Research, 36(3), 177-20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기업에 즉각적이면서 때로는 급격한 운영 변화를 요구했다. 예컨대 원격 근무가 보편화되면서 기업은 기존의 물리적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하는 새로운 방법을 배워야 했으며 글로벌 공급망 중단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펼쳐야 했다. 그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거나 기존 기술을 재구성해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했으며 위기 상황에서 발표된 복잡한 정부 정책과 규제를 탐색하고 대응해야 했다.

이번 팬데믹은 공식적으로 종료 선언됐지만 기업은 향후에도 팬데믹과 같은 경제적 충격이 발생했을 때 어떤 접근법을 채택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팬데믹과 같은 전례 없는 위기를 극복하는 데 효과적인 전략 중 하나로 다양한 연령으로 구성된 최고경영진을 꾸릴 것을 제시하면서 기업 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촉진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 로욜라 매리마운트대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최고경영진의 연령 다양성(age diversity)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일반적으로 부사장 이상의 경영자들의 그룹으로 정의되는 최고경영진(Top Management Team)은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과 목표를 설정해 전략을 수립하며 주요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한편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대응해 기업 내 혁신 문화를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선행 연구들은 기업 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룹’으로 간주되는 최고경영진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기업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고 밝히고 있다. 예를 들어 최고경영진의 기능적 다양성(functional diversity)은 매출 성장률 등의 기업 성과를 향상시키며, 국적 다양성(nationality diversity)은 기업의 혁신성을 증대시키고, 성별 다양성(gender diversity)은 기업의 환경 전략 수립에 기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런데 기존 연구들은 연령 다양성에 대해서는 효용과 비용이 공존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령이 다양한 팀의 구성원들은 서로 다른 교육 시스템을 거쳤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 방식도 다르고, 상이한 업무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런 팀은 기술 정보와 규범 측면에서 더 넓은 지식 풀(pool)을 형성할 수 있으며 팀 구성원들의 생산적인 논의가 광범위한 지식 풀과 결합되면 문제 해결, 생산성 및 창의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한편 연령 다양성에 따른 팀원들의 다양한 가치관은 기업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고령자와 젊은 층은 인생의 다른 시기를 보내고 있으며 비즈니스와 사회가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에 대한 우선순위와 관점이 다르다. 예를 들어 젊은 직원은 업무 동기, 팀 운영 방식 및 사고방식의 측면에서 고령자와 다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 연령에 따른 다른 가치관은 팀 내에 균열과 갈등을 초래해 지식의 유익한 교환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엔 갈등, 기능 장애, 팀 구성원의 이탈을 초래해 팀과 기업의 성과를 낮추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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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연구팀은 연령 다양성의 효익과 비용은 기업이 직면하는 상황적 조건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 가정하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는 최고경영진의 연령 다양성이 만들어내는 효익, 예컨대 창의성과 의사결정 능력의 향상이 비용을 초과해 기업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코로나19 위기는 기업에 복합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요구했으며 최고경영진의 연령 다양성이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발생 전 2년(2018년과 2019년) 및 이후 2년(2020년과 2021년) 동안 미국 기업을 표본으로 삼았다. 기업 성과는 총자산이익률(ROA)로 측정하고 연령 다양성은 수석 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 이상의 직함을 가진 최고경영진 구성원의 연령 변동 계수(표준편차를 평균값으로 나눈 값)를 사용해 측정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분석 결과,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최고경영진의 연령 다양성이 기업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연령 다양성이 높은 최고경영진의 기업은 이전 기간보다 코로나19 기간에 더 나은 기업 성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연령 다양성이 표준편차 한 단위만큼 증가하면 코로나19 기간의 ROA(Return on Assets, 총자산 이익률)는 이전 기간 평균 대비 16.2% 증가했다.

연구팀은 추가 분석을 통해 연령 다양성이 특히 팬데믹으로 인한 압박을 크게 받는 기업, 예컨대 높은 물리적 투자 활동이 필요한 기업의 경우 성과 개선에 더 크게 기여하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혁신적인 기업은 연령 다양성의 이점을 상대적으로 덜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기업들은 이미 팬데믹에 더 잘 대비돼 있어 창의적인 리더십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포용적인 문화를 가진 기업, 즉 CEO 권력이 낮은 기업이 최고경영진의 연령 다양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데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본 연구 결과는 연령 다양성이 기업의 위기 대응 능력과 성과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주 및 기업 이해관계자들에게 다양성을 고려한 최고경영진 구성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주주들은 이사회 및 최고경영진 구성에서 연령과 같은 다양성 요소를 고려함으로써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장기적인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 연령 다양성은 창의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케 해 기업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기업 이해관계자들은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의 다양성 관련 정책을 평가하고 다양성을 촉진하는 경영진 선임과 기업 문화 조성을 요구할 수 있다.
  • 김진욱

    김진욱[email protected]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필자는 건국대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하고 코넬대에서 통계학 석사, 오리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했다. 럿거스대 경영대 교수,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및 기획재정부 공기업 평가위원을 역임했으며 2013년부터 건국대 경영대학에서 회계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건국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회계학회 부회장, 한국거래소 기술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연구 분야는 자본시장, 회계감사 및 인수합병(M&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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