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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워서 이겨도 상처가 남는 승리는 오래 못 간다

박재희 | 2호 (2008년 2월 Issue 1)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 다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가장 위대한 승리’라고 정의한다. “백전백승(百戰百勝), 비선지선자야(非善之善者也). 백 번 싸워 백 번 이긴다한들 진정 최고의 승리라고 할 수 없다. 부전이굴인지병(不戰而屈人之兵), 선지선자야(善之善者也). 싸우지 않고, 다치지 않고 상대방을 굴복시키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 가장 아름다운 승리다!” 상대방과 내가 상처나고 찢겨져 있는 승리라면, 승리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손자병법>은 승리의 네 가지 유형을 정의하면서 가장 위대한 승리를 ‘벌모(伐謀)’라고 했다. 상대방이 싸우려는 의도를 애초부터 꺾어놓아 싸우지 않고 이긴다는 뜻이다. 그보다 하책이 ‘벌교(伐交)’로 주변의 외교 관계를 끊어놓아 싸우려는 의지를 꺾는 것이다. 다음 하책이 ‘벌병(伐兵)’이다. 적의 병력과 직접적인 전투를 벌이는 것이다. 가장 하책은 ‘공성(攻城)’이다. 적의 성을 직접 공격해서 대규모 피해자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벌병과 공성은 싸워 이겨도 상처가 너무 많이 남고, 그 승리도 오래가지 못한다.
 
Vol.54 p.76 [슬퍼하는 자가 결국 이긴다]·박재희 철학박사, 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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