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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 인사를 망치는 세 가지 원인

김남국 | 234호 (2017년 10월 Issue 1)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지겹도록 들어봤지만 많은 한국 조직에서 승진 발탁 인사의 공정성 논란은 여전합니다.

다양한 조직에서 제기된 수많은 승진 인사 논란을 직간접적으로 접하면서 몇 가지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첫째, 사람 중심의 인사입니다.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자가 누구인지 고민하기보다 특정인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어떤 사람을 배려하기 위해 인사를 단행하는 경우입니다. 연차가 찼거나 과거 조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니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인사를 하는 사례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연고나 친분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 인사도 자주 목격됩니다. 이런 조직에선 승진 예정자에게 고과를 몰아주는 게 너무나 당연한 관행으로 여겨집니다. 결국 직원들은 조직보다 사람에 충성하게 됩니다.

둘째, 과거 성과를 토대로 한 인사입니다. 과거에 성과를 잘 낸 사람이 최우선 승진 대상이 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큰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성과는 노력에 의한 것과 운에 의한 것으로 구분됩니다. 따라서 운 덕분에 실적이 좋아진 건 아닌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환율이나 원자재 가격이 변하면 기업 실적이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그런데 매출이나 이익 같은 결과 지표로만 성과를 평가하면 능력보다는 운 좋은 사람이 승진합니다. 사실 금융회사나 투자회사가 아니라면 환율이나 원자재 변동으로 큰돈을 버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가격 변동 위험을 헤징하지 않고 그대로 노출했기 때문에 나중에 시장 상황이 변하면 회사에 엄청난 손해가 발생합니다.

또 과거 성과가 승진 이후의 미래 성과를 보장하지 못합니다. 실무자로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관리자로 승진시켰는데 리더십의 문제로 조직원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주는 사례를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무자 시절에는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잘 처리해야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관리자로 성공하려면 완전히 다른 역량을 필요로 합니다. 직원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자발적 추종을 유도하는 리더십이 요구됩니다. 그런데 실무자 때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던 사람은 오히려 부하 직원의 어려움에 잘 공감하지 못해 조직을 망가뜨리기도 합니다. 스포츠 선수로 화려한 경력을 쌓은 사람이 감독이 돼서 실패하는 사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와 관련이 있습니다.

셋째,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고려 부족입니다. 실력과 리더십을 갖췄다 하더라도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인재를 요직에 앉히는 것은 시한폭탄을 품고 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 사람의 행동은 가치관, 철학에서 나옵니다.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은 승진 인사는 조직을 심각한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습니다.

연말 연초 승진 인사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시점입니다. DBR은 이번 호에서 누구를 승진시켜야 할 것인지에 대해 집중 분석했습니다. 승진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연구나 책자는 많습니다. 하지만 회사 입장에서 누구를 승진시켜야 할지에 대한 지식과 노하우는 부족합니다. 인사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전략이 무엇인지를 가장 강력하게 조직원들에게 각인시키는 중요한 의사결정입니다. 전문가들의 다양한 진단과 해법을 토대로 조직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승진 인사를 단행하시기 바랍니다.

또 이번 호에는 CSV 포터상 시상식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와의 단독 인터뷰 내용도 실렸습니다.

대가의 통찰이 엿보이는 이 인터뷰에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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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편집장·국제경영학 박사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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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남국

    김남국[email protected]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편집장
    -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정치부 IT부 국제부 증권부 기자
    -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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