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al Science경제 위기가 부른 정치적 변화, 선제적 대비해야Based on “Political Responses to Economic Shocks.” by Yotam Margalit in Annual Review of Political Science(2019) Vol.22. pp.277-295.무엇을, 왜 연구했나?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은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때론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파산에 이르기도 한다. 경제 위기는 기업 경영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과 정치적 환경의 변화도 초래하게 된다. 이런 경우 때로는 경제 위기의 직접적인 효과보다 정치적, 사회적 변화가 기업 경영의 어려움을 배가하는 일도 벌어진다. 따라서 경제 위기의 정치적 영향과 그 결과에 대한 인식은 기업 경영자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마르크스주의가 얘기하는 계급혁명의 근본 원인도 경제 위기와 중산층의 감소다. 마르크스주의의 핵심 사상도 경제 위기가 사람들의 정치적 인식과 행동에 강력한 자극이 된다는 것이다. 경제 위기가 정치경제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분야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경제 위기가 갖는 정치적 함의에 대한 연구들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거시적 수준에서 중요한 경제적 변환과 위기가 정치적으로 균열을 일으키는지, 또 이로 인해 정치적 연합이 재구성되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미시적 수준에서의 접근법인데 개인이 경제적 충격에 노출됐을 때, 개인의 정치적 선호와 투표 행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대해 연구하는 것이다. 경제적 위기가 정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세부적인 이슈 중에서 학자들이 주로 관심을 보이는 이슈는 실업보험, 빈민구제, 복지국가, 소득분배, 정부의 역할, 정치 기구에 대한 신뢰, 정치적 효용성 인식 등이다. 본 논문은 거시적, 미시적 연구 경향을 모두 고려해 개인의 경제적 위치 변화에 따른 정치적 선호 변화 간의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무엇을 발견했나?우선, 사람들이 선호하는 정책이 바뀐다. 경제적 충격에 대한 개인의 경험은 개인의 정치적 태도와 정책 선호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실직 등과 같은 부정적 경제적 충격의 경험은 확장적 사회정책과 재분배에 대한 선호를 증가시킨다.
둘째, 경제적 충격이 정치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경감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효과는 단기적이라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진다는 증거도 있다. 또한 경제 위기를 경험하는 것이 지방 정부에 대한 신뢰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지방 정부가 실직자나 빈민층에 대한 지원 정책을 추진할 경우 이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지방 정부에 대해 보다 신뢰하게 되기 때문이다. 셋째, 정당 선호가 변화한다. 경제 충격의 부정적 효과로 재분배를 위한 확장적 사회정책에 대한 지지가 커지고, 좌파 정치 세력들의 어필이 더 강화된다. 한편, 기성 정당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급진 정당이나 포퓰리즘 정당들에 대한 지지가 증가하기도 한다. 다른 한편,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된 사람들은 반대로 우파 정당을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하기도 한다.
넷째, 경제 위기 상황에서 실질적인 실패 경험이 선호 변경에 중요하다. 실직의 경험이 재분배 선호 인식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이 논문은 발견했다. 실직자와 빈민에 대한 지원에 대한 지지와 사회안전망에 대한 정부 지출 증가에 대한 지지가 증가한다. 한편, 경제 충격으로 인해 소득이 감소하고, 여러 직업을 가지는 것이 필수가 된 사람들의 경우 정치에 대한 효용 인식이 떨어지고, 정부 신뢰도 함께 낮아지고, 투표율도 감소하게 된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경제 위기 상황에서 시장 외 정치사회 환경에 대해 판단하고 예측하는 것이 경영전략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제 위기가 온다고 모든 시장이 축소되지는 않는다. 경제 위기의 충격 속에서 정치적 선호가 변하기 때문이다. 정책 선호가 달라지는 것은 새로운 시장 환경을 조성하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재분배 정책 선호에 따른 정책 변화는 재분배와 복지정책에 관련된 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한 경제 위기 상황이라면 기업들이 실직 대책과 관련한 정부 정책을 촉구하고, 실직자를 돕기 위해 구체적으로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서 기업의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선제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이 중 경계할 것은 새로운 급진 정당이나 포퓰리즘 정당의 등장이다. 이는 곧 급진적 변동과 예측 불가능한 정치사회적 상황이 장기적으로 나타난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기존 정당 체계 밖에서 나타나는 급진성으로 인해 경제 위기 상황에서 더욱 어려운 경영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필자소개 이성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통일학센터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필자는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 평화와 민주주의 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비교정치경제, 한국 정치, 전환기 정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