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하면 파도에 휩쓸려 죽었을 것을, 덤으로 한 번 더 사는 인생,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다 가자. 구질구질하지 않게 사는 거야.” 집은 가난했고 식구는 많았다. 서울대의 문턱에서 수산대학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래도 꿈이 생겼다. 국내에서 첫 원양어선이 출항한다는 기사를 보고 가슴이 뛰었다. ‘무급 실습 항해사’로 참치잡이 국내 원양어선 1호 ‘지남호’에 올랐다. 긴 바다 생활 끝에 훗날에는 ‘참치를 잘 잡는 선장, 캡틴 킴’이라 불리기도 했다.
동원그룹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이야기다. 돈을 벌고자 목숨을 담보로 원양어선에 오른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그는 서두에서처럼 떳떳하게 살겠노라 선언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1969년 동원산업을 설립했고, 1982년에는 한신증권을 인수하며 오늘날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초석을 다졌다. 특히 2008년 세계 최대의 참치캔 회사 스타키스트를 인수한 게 그의 경영 인생의 하이라이트였다. 스타키스트는 동원산업 창업 초기 원양에서 물고기를 잡아 납품하던 회사 중 하나를 인수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동원은 세계 참치캔 1위 업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