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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rgizer >> 나는 동료에게 활력을 준다

이승윤 | 37호 (2009년 7월 Issue 2)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특정인과 함께 일할 때면 일에 대한 의욕이 솟아오르고, 활력이 넘치는 느낌을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자연스럽게 다음번에도 계속 그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고, 미팅 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반면 괜히 함께 일하기가 싫거나, 일할 의욕이 사라지게 하는 사람도 있다. 누구나 이런 사람과는 함께 일하고 싶어 하지 않으며, 미팅 시간에는 어떻게 하면 빨리 회의를 끝낼까 고민하게 된다.

 
 
이런 경험은 개인 차원뿐만 아니라 팀 내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어떤 팀에서는 팀원들이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하며 잘해보자는 의욕과 에너지가 넘치지만, 어떤 팀에서는 팀원들 사이의 교류가 별로 없고 심지어 갈등과 반목이 끊이지 않는다.
 
필자는 지난해 공저한 논문1 에서 활력 또는 에너지를 ‘사람들이 감정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무언가를 성취하고자 동기부여된 상태’로 정의했다. 활력은 개인 간 감정의 공유 내지는 전이를 전제로 한다. 사람들은 타인과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며, 그 감정이 강화되고 증폭될 때 활력과 에너지를 경험한다. 팀원들이 팀장으로부터 매우 고무적인 피드백을 받았다고 해보자. 그들은 기쁜 감정을 함께 나누며, 앞으로 더 훌륭한 성과를 내고자 하는 의욕을 갖게 된다. 리더의 열정은 부하 직원들에게 ‘전염’돼 그들 또한 열정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에너자이저의 특징
조직에는 분명히 남에게 활력이나 에너지를 주는 사람(energizer)과 활력을 빼앗는 사람(de-energizer)이 있다. 직장 내 활력에 대한 연구 결과는 개개인, 특히 관리자에 대한 피드백 및 코칭의 근거 자료로 큰 의미가 있다. 또 인력 개발 및 조직 내 사기와 업무 효율성 진작에도 유용하다.
 
조직 내 활력 관계와 관련해서는 2003년 MIT 슬론매니지먼트리뷰 (SMR)에 소개된 ‘무엇이 조직 내의 에너지를 창출하는가?(What creates energy in organizations?)’2 라는 논문이 많은 시사점을 준다. 이 논문의 필자들은 컨설팅과 금융, 석유화학 회사 및 정부기관 일곱 곳의 부서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하고, 응답자들에게 다른 부서원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활력·에너지를 느끼게 하는지 답하게 했다. 인터뷰에는 5점 척도가 쓰였다. 1점은 ‘활력을 크게 빼앗아간다(strongly de-energizing)’, 5점은 ‘활력을 많이 준다(strongly energizing)’였다. 흥미롭게도(?) 활력을 빼앗아가는 사람들 중 다수가 상사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에서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드러났다. 개인이 다른 사람에게 활력을 주는 정도와 업무 성과의 관계를 살펴보니, 타인에게 활력을 많이 느끼게 하는 사람(energizer)일수록 업무 성과가 높게 나타났다. 논문의 필자들은 그 원인을 데이터 분석과 인터뷰, 문헌 연구에 근거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 에너자이저들은 대부분 자신의 아이디어를 남보다 쉽게 실현하고 수행한다. 이는 다른 사람들이 에너자이저로부터 활력을 느껴 일을 의욕 있게 수행하기 때문이다.
 
둘째, 에너자이저들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보다 많은 것들을 이끌어낸다. 사람들은 에너자이저와 일할 때 완전히 그 업무와 관계에 몰입하고 집중하기 때문에, 일의 효율성이 높아진다. 이들은 또 업무 이외의 사적인 시간에도 에너자이저와 함께하는 업무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에너자이저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출퇴근 길에서도 업무를 생각하며,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퇴근 후 집에서 e메일을 보내거나 인터넷을 검색한다. 에너자이저에게 업무상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셋째, 데이터 분석 결과 성과가 뛰어난 사람들이 에너자이저 주위에 모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직장 내에서 특정인이 에너자이저로서의 명성을 쌓으면, 많은 사람들이 그와 함께 일하기 위해 모여든다. 특히 성과가 높은 사람일수록 업무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에너자이저와 함께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
 
마지막으로, 에너자이저들은 스스로가 높은 성과를 낼 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학습(learning)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직장의 주변 동료들로부터 업무 관련 정보와 조언을 얻는다. 이때 자연히 활력을 빼앗아가는 사람보다는 활력을 주는 에너자이저들로부터 정보와 조언을 더 활발하게 구한다. 아무리 귀한 정보와 조언이라도 좋지 않은 기분이 들게 하는 사람을 통해서는 얻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디에너자이저들은 이럴 때 종종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느낀다. 하지만 이들은 건설적인 방향으로 자신들의 행동이나 태도를 변화시키기보다는, 끝까지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즉 언쟁을 벌이거나 화를 내는 등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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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승윤[email protected]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학사·석사 과정을 마쳤으며 미국 미시간대에서 조직행동론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경영학회 조직행동 분과에서 수여하는 '최고박사학위논문상'을 받기도 했다.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미국 UC-irvine 방문교수 등을 거쳐 현재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직 내 에너지와 활력, 정서 및 감정, 긍정조직학, 사회적 네트워크의 효과 등을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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