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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by Map

인도로..바다로..떠난 사람들, 나는 어디로 가는 인생지도를 그릴 건가

송규봉 | 206호 (2016년 8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일상에 지친 한국인이 여행지에서 선택하는 것은휴식음식이라고 한다. 오래 일하고 짧게 쉬기 때문이다. 두꺼운 책을 들고 앉아 읽을 시간은 없어 보인다. 이번 호 Management by Map 연재에서는 휴가철을 맞아 위대한 기업가 2명의 평전을 소개한다. 한 명은 미국인이고 다른 한 명은 한국인이다. 두 평전은 결국 편집된 타인의 이야기다. 다시금 자신의 삶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편집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과 마주해야 한다. 자기를 뛰어넘는 새로운 자기를 창조하길 원한다면 자기를 재해석해야 한다. 이번 휴가 때에는 용기를 내어 자신을 만나는 여정을 떠나 자신의 인생 지도를 그려보자.

 

 

편집자주

DBR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활용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거나 혁신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하는 ‘Management by Map’ 코너를 연재합니다. 지도 위의 거리든, 매장 내의 진열대든, 선수들이 뛰는 그라운드든 공간을 시각화하면 보이지 않던 새로운 정보가 보입니다. 지도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지혜와 통찰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자신을 만나는 인생지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여행지는 어디일까? 자신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인생의 최대 과제는 자신을 뛰어넘어 새로운 자신을 창조하는 것이다. 자신을 만나야 새롭게 창조할 수 있다. 산이든, 바다든, 국내든, 해외든 상관없다. 특급 호텔이건, 홀로 웅크린 노숙 침낭이건 상관없다. 혼자라도, 함께라도 상관없다. ‘너 자신을 만나라는 제안은 흔하다. 대신 실행하기는 간단치 않다. 진정 만나고 싶지만 정작 만나기 어려운 자신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을까?

 

직장인으로 구성된디자인경영대학원 워크숍에서 실험했던 방법이다. 백지 한 장과 필기도구가 필요하다. 세계지도도 좋고 한반도 지도도 좋다. 지도를 먼저 그려보라. 인생의 궤적을 점으로 나열해보고 삶이 바뀐 전환점을 추려보라. 당신의 운명이 바뀐 장소 세 곳에 점을 찍어보라. 지금의 당신을 당신이게 만든 가장 중요한 장소 세 곳을 꼽아보라. 전환점 이전과 이후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인지 살펴보면 어떨까? 무엇 때문에 이전의 당신으로 돌아갈 수 없었는가? 왜 새로운 당신이 탄생됐는지 추적해보길 바란다.

 

개인도, 기업도 과거를 뛰어넘길 원한다. 그럼에도 과거의 포로가 되기 쉽다. 때론 남들은 어떻게 해왔는지 사례를 연구하곤 한다. 여기 두 토막의 짤막한 이야기를 소개하려 한다.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두 기업가의 인생 이야기다. 그들의 여정을 거울 삼아 자신도 비춰 보길 바란다. 그들의 인생이 한 구간 진행될 때 자신의 인생행로도 새롭게 재해석되기를 기대한다. 남의 여정에서 영감은 얻을 수 있을지언정 자신은 전혀 다른 여정을 그려가야 한다. 끝내 자신이 서 있는 환경으로 돌아와 새로운 여정을 감당해야 한다. 그저 다른 눈으로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좋겠다.

 

 

      <지도1> 미국 오리건주 리드대학교(①)와 올원팜 사과농장(②)의 도보 경로1     출처: 구글

 

 

 

어느 채식주의자의 도보 여행

- <스티브 잡스(2011)>를 기초로 재구성

 

서쪽으로 향했다. 오래 걸어야 했다. 두렵지는 않았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내내 매일 혼자서 걸어 다녔으니까.(41) 문학 수업이 좋았다. 과학이나 기술 분야는 물론이고 그 밖의 책들도 더 많이 읽기 시작했다.(45) 친구들과 어울려 대마초도 피웠다. 사고도 많이 쳤다. 정학 처분도 받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많이 듣기 시작했다. “커다란 스피커 대신 묵직한 헤드폰을 사서 끼고 침대에 누워 몇 시간이고 테이프를 듣곤 했다.”(56)

 

대학에 입학했다. 주립대는 싫어 사립대를 선택했다. <지금 이곳에 존재하라>를 읽고 친구들과 토론했다. 영성과 깨달음에 관한 책이다. “정말 심오한 책이었어요. 저와 친구들 상당수를 완전히 개조해 놓았지요.”(69) 친구들과 히치하이킹을 하며 바닷가 여행을 했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감수성 훈련 프로그램도 참여했다. 학교 근처의 힌두교 명상센터에도 나갔다. 도서관을 뒤져 명상과 선에 관한 책들을 파고 들었다. <선심초심> <어느 요가 수행자의 자서전> <우주의식>

<마음공부>를 탐독했다.(70)

 

책이 사람을 바꾼다면 이를 두고 하는 말일까? 신입생 시절 <작은 지구를 위한 식습관>이란 책을 읽고 육식을 영원히 멀리하기로 결심했다.” 채식주의와 선불교, 명상과 영성, 환각과 록음악을 넘나들었다. 캠퍼스에서 서쪽으로 10시간을 걷곤 했다. 그곳에는올 원 팜(All One Farm)’이라는 이름의 선불교 명상 공동체가 운영하는 사과농장이 있었다. 서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유기농 사과주스를 만들어 판매했다. 그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76)

 

학비는 바닥이 났다. 평범한 노동자로 살아온 부모는 답답해 했다. 평생 모아온 저축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어떻게든 책임을 지고 싶었다. 반항심 강한 아들은 거부했다. 지도교수는 자퇴생인 반항아를 외면하지 않고 그가 기숙사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79) 맨발로 캠퍼스를 걸어 다니며 듣고 싶은 과목만 골라 청강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인도로 갔다. 7개월 동안 자신의 영혼이 이끄는 대로 걷고 또 걸었다.(93) 버림받았던 입양아로서 세상을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고자 했다.(96) 전념할 수 있는 인생의 목표를 발견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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