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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로 본 트렌드: 김말봉의 『찔레꽃』

도덕적 대중, 상류층의 민낯을 폭로하다

이경림 | 271호 (2019년 4월 Issue 2)

김말봉이라는 작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녀가 펜을 잡자마자 1930년대 대중문학계를 쥐락펴락했다는 사실, 1962년 별세하기까지 쉬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해 이십여 편이 넘는 대표작을 남겼다는 사실, 작품 활동 이외에도 공창(公娼) 폐지 운동, 박애원(博愛院) 경영 등 사회운동을 병행했으며 1957년 한국 최초로 여성 기독교 장로직에 오르기도 했다는 사실 등은 대중에게는 물론 한국문학 연구자의 귀에도 낯설다. ‘여류(女流)’와 ‘통속소설’이라는 두 딱지가 스타 작가 김말봉을 한국 문학사에서 지워버린 데서 빚어진 안타까운 결과다. 뜬구름 같은 예술성에만 매달리는 작가들을 ‘순수 귀신’이라고 당당히 비판하고, 대중문학이 지녀야 할 미학과 방향성에 대해 굳건한 신조를 지니고 ‘통속작가’를 자처하며 자기 길을 꿋꿋하게 걸어갔던 작가 김말봉. 1937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찔레꽃』은 그녀에게 ‘통속작가’라는 명성을 안겨준 출세작이자 오늘날에는 까맣게 잊힌 불운의 베스트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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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림[email protected]

    서울대 국문과 박사

    필자는 서울대 국문과에서 현대소설을 공부했다. 신소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문화와 문학 연구가 만났을 때 의미가 뚜렷해지는 지점에서 한국 소설사를 읽는 새로운 계보를 구성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국민대, 홍익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국립중앙도서관 주관 한국 근대문학 자료 실태 조사 연구, 국립한국문학관 자료 수집 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 연구 등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상아탑 너머에서 연구의 결실을 나누는 방식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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