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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고전읽기

장기 성장 가져오는 ‘과대 확장’ 전략

이동현 | 65호 (2010년 9월 Issue 2)

 

이타미 히로유키는 일본을 대표하는 경영학자다. 1972년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그는 자신의 모교이자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경영대학 중 하나인 히토츠바시대에서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이타미 교수는 일본의 산업과 기업을 분석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실제 그는 일본의 산업을 연구한 저서를 매년 출간했다. 1984년 스탠퍼드대 방문 교수 시절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산업을 비교 분석한 책을 낸 이래, 1988년 자동차, 1989년 VCR(비디오카세트리코더), 1991년 화학, 1992년 조선, 1993년 은행, 1994년과 1995년에 다시 자동차와 반도체, 1997년 철강, 2001년에는 섬유와 IT 산업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일본의 산업들을 연구했다.
 
뿐만 아니라 이타미 교수는 이러한 일본 산업과 기업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일본식 경영, 나아가 동양식 혹은 아시아식 경영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개발하는 데도 주력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그는 1987년 널리 알려진 고전인 <무형자산(Mobilizing Invisible Assets)>을 출간했다. 사실 이 책은 이보다 앞선 1980년 <기업 전략의 논리(The Logic of Corporate Strategy)>라는 제목으로 일본에서 먼저 출간됐고, 1984년에 일본어 개정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타미 교수는 이 책에서 성공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데는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첫 번째는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의 경영이론에서 활용하는 접근법인 ‘시장과 경쟁의 논리’다. 1960년대 이후 경영전략 이론을 대표했던 이고르 앤소프의 다각화 이론과, 컨설팅 회사인 BCG를 설립한 브루스 핸더슨의 포트폴리오 기법,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의 경쟁전략 이론 등은 모두 시장과 경쟁의 논리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반면 이타미 교수가 강조하는 두 번째 접근법은 일본 기업의 성공으로부터 도출한 ‘기술과 인간(조직 심리학)의 논리’다. 즉 시장이나 경쟁 등 기업 외부 요인에서 전략의 논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보유한 기술이나 인적자원 등 기업 내부 요인에서 전략의 새로운 논리를 찾았던 것이다. 물론 두 번째 접근법은 비록 일본 기업의 성공 사례에서 찾아낸 것이지만, 일본 기업에만 적용되는 논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그의 새로운 전략 이론을 상징하는 핵심 개념이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무형자산’이다.
 
무형자산은 고객의 신뢰, 브랜드 이미지, 유통 관리, 기업 문화, 관리 기술 등 눈으로 볼 수 없는 자산을 의미한다. 무형자산은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경쟁력의 진정한 원천이며 기업의 적응력을 제고하는 핵심 요소로 축적할 수 있다. 무형자산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으며, 기업 활동의 투입물인 동시에 산출물도 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경영자들은 흔히 기업 목표를 달성하는데 설비, 제품, 자본 등 눈에 보이는 자원들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업 경영에서 이러한 유형 자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정보 기반의 자원, 즉 무형자산이다. 무형자산은 기업의 장기적인 성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때 ‘정보(information)’는 무형자산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의 양뿐 아니라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는 채널도 기업의 중요한 무형자산이 될 수 있다. 예컨대 기업문화는 조직이 상식적으로 따르고 있는 태도와 사고 과정, 기업이 가치를 두는 사람의 유형 등을 나타낸다. 그런데 이를 정보 흐름이라는 시각에서 보면 결국 기업 문화라는 것은 기업에 소속된 각 개인들이 정보를 전달하고 처리하는 공통된 방법을 제공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이처럼 기업문화는 그 자체가 기업의 무형자산인 동시에 다른 무형자산의 축적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형자산을 효과적으로 축적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직접적 방법’이다. 직접적 방법은 목표 달성을 위해 명시적인 행동을 취하는 경우를 말한다. 예컨대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광고를 하거나, 특정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활동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이 흥미로운데, 이타미 교수는 이를 ‘운영적 방법(operations route)’이라고 명명했다. 운영적 방법은 일상적인 기업 운영의 부산물로써 무형자산을 축적하는 간접적인 방법이다. 예컨대 오토바이 사업에서 쌓은 혼다의 경험은 나중에 혼다가 미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운영적 방법에 의한 무형자산의 축적은 직접적 방법을 활용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더 믿을 만하고 안정적이다. 따라서 기업은 이 두 가지 방법을 잘 조합해서 무형자산을 효과적으로 축적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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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동현[email protected]

    - (현)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
    -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 방문 교수
    - <경영의 교양을 읽는다: 고전편, 현대편>, <깨달음이 있는 경영>, <초우량 기업의 조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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