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HBR Korea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진짜 리더로 가는 길

지속적으로 성과 창출해야 진짜 리더
상황별 ‘가면 전환’ 못하면 자격 미달

이수민,정리=이규열 | 413호 (2025년 3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진짜 리더는 일하는 태도에도 차이가 있다. 우선 의사결정 과정에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따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러한 성과를 지속가능하게 창출할 수 있을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우리 몸에 큰 충격이 가해지면 고통을 느끼듯 조직에서 발생한 문제를 통감할 줄 알아야 한다. 한편 상황에 맞게 ‘리더의 가면’을 써야 한다. 업무에 관한 자리에서 구성원을 대할 때는 리더, 업무와 관련 없는 자리에서 구성원을 대할 때는 동료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광주FC 이정효 감독의 승리 소감이 화제가 된 적 있다. 그는 남다른 실력과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는 스포츠 리더이다.

“나는 좋은 사람, 좋은 감독이 아니다.
좋은 말 듣고 싶은 생각도 없다.
능력 있는 감독이 되고 싶다. (팀을)
성장시키는 것이 내 의무라 생각한다.”

- 2024~2025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승리 후 소감 인터뷰 中(2024년 11월 27일)

비즈니스 리더도 다르지 않다. 좋은 사람, 좋은 리더가 진짜 리더가 아니라 성과를 내는 리더가 진짜 리더다. 아무리 그럴듯한 말로 포장해도 리더의 가장 본질적 역할은 성과 창출이다.

과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리더는 부모나 교사가 아니다. 조직을 책임지는 사람에겐 위험한 생각이다. 과정은 결과가 될 수 없고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과정은 의미 없다. 이와 관련된 삼성전자 대표를 지낸 고동진 의원의 말을 소개한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본분을 강조하는 말이다.

성과란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것이다. 성과를 내려면 일을 그만큼 주도면밀하게 해야 한다. 리더들, 특히 중간관리자 중에 ‘우리 결과물이 채택은 안 됐지만 만든 과정을 돌아보면 가치가 있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리더로서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다.

혼자 일해서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땐 울분을 삼키면 그만이지만 리더는 부하 직원들을 데리고 일하는 자리다. 함께 만든 결과물이 성과로 이어지도록 이끌어줘야 부하 직원들이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다. ‘성과는 못 냈지만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다’라는 식의 자위가 반복되면 그 팀은 결국 해체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태도가 조직 내 만연한 기업은 결국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1

그렇다면 진짜 리더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일해야 할까? 세 가지 유의점이 있다.2


성과의 달성 가능성과 지속가능성에 따라 의사결정하고 행동하자

리더가 의사결정이나 행동을 할 때는 ‘성과 달성 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습관적 관행, 개인적 선호, 막연한 기대감이 아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전략적 사고, 문제해결, 인간 심리 이해 및 활용, 코칭, 협상 등 다양한 역량이 받쳐줘야 한다.

이 중에서도 전략적 사고는 필수다. 의사결정 방식을 비교해보자. 주먹구구식과 전략적 의사결정, 어느 쪽이 성과 달성에 유리할까? 답이 명확하지 않은가.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선택이 곧 전략이다. 성과란 공통 목표 아래 리더십과 전략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성과 달성 가능성이 중요한 기준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하나가 더 필요하다. 다음 리더들의 행동에서 찾아보자. 이들의 행동은 성과 달성 가능성으로만 보면 나쁘지 않다. 오히려 유리한 행동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문제가 있다. 무엇일까?

• 자신이 경험 많고 더 빠르다며 매번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리더

• 구성원들과 소통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리더

• 그럴듯한 이유를 핑계로 거짓말과 폭언을 남발하며 업무를 지시하는 리더

성과가 나긴 하지만 일시적이란 것이다. 리더의 성과는 구성원들의 성과에 연결된다. 그런데 구성원들의 역량과 동기가 떨어지면 어떨까? 지속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리더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따라서 리더에게는 ‘성과 지속가능성’도 최우선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 구성원들의 역량을 개발시키고, 소통하고, 부하 직원을 비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이유도 이 기준 때문이다. 좋은 사람, 좋은 리더로 인기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다. 진짜 리더란 인기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존경을 얻는 사람이다. 그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성과다. 정확히 말하면 지속적 성과다.

성과 달성 가능성은 리더의 역량과, 성과 지속가능성은 리더의 자세와 관련이 있다. 역량과 자세, 둘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진짜 리더가 될 수 없다. 반쪽 리더다.

TI_1



편집광처럼 걱정하자

인텔의 CEO를 지냈던 엔디 그로브는 경영자의 책임을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경영자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다른 사람들의 공격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구성원들에게 그런 경계 마인드를 심어 주는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편집광적으로 대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제품이 불량이 나지 않을까 염려하고, 제품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로 시판되지 않을까 염려한다. 또한 공장이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공장 수가 너무 많은 건 아닌지 걱정한다. 올바른 사람을 채용했는지, 직원들의 의욕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늘 우려한다.3

인간이 통증을 느끼지 못하면 어떨까? 아프지 않으니 좋은 일일까? 선천성 무통각증(Con-genital Insensitivity to Pain with Anhidrosis, CIPA)이란 유전성 질환이 있다. 뇌에 감각을 전달하는 기능에 장애가 생겨 고통을 인지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뇌는 감각을 통해 몸의 상태를 확인하고 대응한다. 그런데 감각 전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몸에 생긴 문제를 알 수 없으니 뇌는 어떤 반응 명령도 내릴 수 없다. 예를 들어 뜨거운 오븐에 너무 가까이 붙어 살이 타고 있다고 해보자. 정상적이라면 고통을 느끼고 화기에서 즉시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무통각증 환자는 다르다. 고통이란 감각을 느끼지 못하니 뇌는 어떤 움직임도 명령하지 않는다. 결과는? 물론 끔찍하다.

이렇게 통증과 고통을 느끼지 못하면 온전한 몸을 유지하기 어렵다. 리더도 같다. 걱정과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면 조직의 문제를 인지하기 어렵다. 여기에 리더에게 문제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조직문화까지 더해진다면 심각하다. 조직이 위태로워진다. 물론 앤디 그로브처럼 편집광적으로 일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일신의 편안함을 버려야 한다. 그럼에도 그렇게 해야 한다. 리더에게 조직의 생존과 성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런데 이렇게 일을 하면 워라밸이 무너진다는 사람도 있다. 그럴까? 일과 개인적 삶을 단순 비교하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일과 삶의 가치는 다르다. 누군가는 일에, 누군가는 삶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 일과 삶의 균형을 판단할 때는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과 삶의 가치 크기에 따라 균형점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이동한다. 균형점이 일 쪽에 가깝다면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해도 균형이 유지된다.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하다. 리더의 균형점은 어느 쪽일까? 모두 같지는 않다. 하지만 진짜 리더일수록 일 쪽에 가까울 것이다. 조직 성과 창출을 우선시하는 특성상 일의 가치를 더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앤디 그로브의 워라밸도 균형을 이루지 않았을까? 물론 짐작일 뿐이다. 하지만 그의 편집광적인 노력과 헌신이 당시 인텔을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조직이 한층 성장한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그렇다면 일을 할 때는 편집광처럼 항상 걱정하고 두려워하자. 그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힘들지만 엔디 그로브 못지않은 성취감으로 보상받을 것이다.

TI_2



가면을 유연하게 쓰자

“아니, 그렇게 답변하면 안 되죠. 그 질문에 대해서는 ○○을 말씀하셔야 정확합니다. 왜냐하면….” 채용 면접 외부 전문가로 활동하다 보면 가끔 경험하는 일이 있다. 면접을 하면서 지원자를 가르치는 면접관들을 보는 일이다.

경험적으로 볼 때 대학교수 출신들이 이렇게 면접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오해는 말자. 이들 중 탁월한 면접관도 당연히 많다. 가르치는 면접관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역할 인식이 부족한 면접관이다. 면접관의 역할은 ‘올바른 사람의 선발’이지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교수의 가면’을 벗지 않고 면접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교수의 가면을 쓴 상태에서는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또한 그의 가르침에 대해 지원자들은 고마워할지 모른다. 좋은 면접관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좋은 리더가 진짜 리더가 아니듯이 좋은 면접관이 진짜 면접관은 아니다. 면접관은 반드시 ‘면접관의 가면’을 써야 한다.

TI_3


리더도 다르지 않다. 일을 할 때는 ’리더의 가면’4 을 써야 한다. ‘군자(君子)의 가면’도 ‘부모의 가면’도 아니다. 가면을 쓰고 일하는 것은 연기(演技)와 같다. 자신의 본모습과는 상관없다. 단지 리더라는 배역을 맡아 연기한다고 생각하자. 평소의 모습이 배역과 비슷하다면 연기가 조금 편할 수는 있다. 하지만 작은 차이일 뿐이다. 배역에 충실한 사람이 진짜 배우이듯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사람이 진짜 리더이다.

일과 관련이 없는 곳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여전히 리더 가면을 쓰고 있어야 할까? 아니다. 임금 연기를 한 배우가 무대 밖에서도 임금 노릇을 하려는 것과 같다. 상황에 어울리는 가면으로 바꿔 써야 한다. 이것을 가면 전환(Mask Change)이라고 하자. 가면 전환에 능숙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교수의 가면을 쓴 면접관처럼 되기 십상이다. 리더로서 자격 미달이다.

상황별 리더에게 필요한 가면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상황별로 가면 전환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 처음엔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리더십 훈련의 하나로 생각하고 꾸준히 하자. 이것이 진짜 리더로 가는 길이다.
  • 이수민[email protected]

    SM&J PARTNERS 대표

    이수민 대표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에서 경영전문석사 학위를 받았다. 잡 크래프팅 전문가 백수진 박사와 강의 중심 교육컨설팅사인 SM&J PARTNERS를 운영하며 문제해결 중심 리더십 코칭 및 기업교육 강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강의 분야는 ‘리더십’ ‘전략’ ‘잡 크래프팅’ ‘강의스킬’ ‘조직관점 MBTI’ ‘B2B 협상스킬’ 등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서로는 『불편하지만 진짜 리더가 되고 싶은가요?』 『좋은 강사가 되고 싶은가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가 있다.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 정리=이규열[email protected]

    동아일보 기자

    이 필자의 다른 기사 보기
인기기사

질문, 답변, 연관 아티클 확인까지 한번에! 경제·경영 관련 질문은 AskBiz에게 물어보세요. 오늘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