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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ential Cases in Books

비전 공유한 ‘타타’호텔 직원들 테러리스트 총탄에도 도망가지 않았다

서진영 | 153호 (2014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HR

 인도 타타그룹이 소유한 타지마할호텔 직원들은 2008 11월 무장 테러리스트들이 호텔에 난입했을 때 단 한 명도 도망가지 않고 고객의 안전에 최선을 다했다. 일부 직원들은 숨졌다. 직원들의 이런 행동은 타타그룹의 비전과 관련이 있다. 타타그룹은 국민의 행복을 주주의 이익보다 더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미국 홀푸드마켓은 현장 직원들이 신제품의 구매 여부까지 결정한다. 2007년 겨울 코네티컷 주 웨스트하트퍼드 시의 한 매장에서는 현장 직원들이 판단해서 4000달러에 달하는 고객의 물품 구입비를 받지 않았다. 당시 매장의 결제 시스템에서 고장이 발생했고 밖에서는 폭설이 내렸다. 직원들은 고객들이 빨리 귀가할 수 있도록 제품 구입비를 내지 않도록 배려했다. 이 역시 임직원이 기업의 비전과 가치를 공유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직원들과 비전을 공유한 타타그룹

인도의 타타그룹은 100여 개의 사업군을 거느리고 연매출 약 100조 원을 기록하는 재벌기업이다. 타타그룹이 소유한 뭄바이의 타지마할호텔은 1903년 개관부터 인도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꼽혔다. 이 호텔에서는 가장 저렴한 방값이 500달러 정도다. 인도의 국민소득을 고려할 때 매우 비싼데도 항상 부유하고 유명한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2008 1126일 타지마할호텔에 테러리스트들이 침입했다. 테러리스트들은 직원과 손님을 인질로 잡고 인도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 진압 과정에서 타지마할호텔에 불이 났고 인질 190여 명이 숨졌으며 3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 사건은 당시 전 세계 언론에 보도되며 관심을 끌었다. 특히 호텔 직원의 테러 대처에 관한 내용은 큰 관심을 끌었다.

 

무장한 테러리스트들이 호텔에 진입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총탄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두려움과 공포가 극도로 밀려온다. 빨리 빠져나가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든 도망갈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타지마할호텔의 직원들은 달랐다. 호텔의 내부구조를 잘 아는 직원들은 테러리스트의 눈을 피해 대피할 방법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고객을 팽개치고 도망치지 않았다. 이들은 고객의 안전과 편의를 책임지는 게 자신의 업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장에서 고객들을 보호하는 데 힘썼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단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직원 모두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다.

 

라탄 타타 당시 타타그룹 회장은 사건이 종료된 뒤 이런 사실을 보고받고 크게 감동했다. 그는 생존한 직원에게 포상한 것은 물론 숨진 직원의 가족에게는 보상을 약속했다. 숨진 직원의 경우 정년인 만 60세가 되는 시점까지 유가족에게 대신 급료를 지불하기로 했다. 또 유가족의 의료보험과 자녀의 평생교육까지 책임지기로 했다. 자녀 교육의 경우 전 세계 어느 학교에서 교육을 받아도 회사가 그 비용을 모두 지불하기로 했다. 이 사례가 소개된 <셀프 파워>의 저자 김종식 전 타타대우상용차 사장은 사건 이후 타지마할호텔에 투숙해 호텔 직원들에게 테러 당시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를 물어봤다. 이들은 모두고객과 함께 있었고 고객을 도왔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타타그룹은 인도의 국민기업이다. 국민의 행복을 주주의 이익보다 더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직원들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더 나아가 국민의 행복에 기여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생각했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단 한 명의 직원도 도망치지 않고 고객의 안전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행동은 승진, 보상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일까? 자칫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승진, 담보를 위해 위험한 상황에 자신을 내몰지는 않는다. 라탄 타타 회장은 사고 이전부터 기업의 비전과 존재 이유를 직원들과 공유했다. 비전은 직원들에게 체화돼 있었다. 직원들은 물질적 가치 때문이 아니라 의미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위기에도 고객을 살피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였다. 타지마할호텔 사례는 경영진과 직원이 비전을 공유한 합작품의 결과다.

 

 

 

당신은 제대로 미쳐본 적이 있는가 / 셀프 파워 / 김종식 지음, 오우아, 2014

 

현장 직원이 모두 결정하는 홀푸드마켓

미국의 홀푸드마켓(Whole Foods Market)은 유기농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슈퍼마켓 체인이다. 미국 500대 기업 중 하나로 지점 340여 곳에서 직원 7만 명이 일한다. 연간 매출액은 120억 달러에 달한다. 홀푸드마켓은 2008년 매출액 80억 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4∼5년 만에 50% 가까이 성장했다. 그러나 홀푸드마켓의 놀라운 점은 따로 존재한다. 폭설이 내리던 2007년 겨울 코네티컷 주 웨스트하트퍼드 시 인근 홀푸드마켓 매장에서 계산대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직원들은 고장 원인을 찾지 못했다. 계산을 기다리던 손님들의 표정도 점점 굳어졌다. 직원들은 고민했다. 시스템이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 손님들을 기다리게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돌아가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고민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매장 밖에는 엄청난 눈이 내리고 있었다. 직원들은 눈이 더 쌓이기 전에 고객들이 안전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곧 고객에게 안내방송을 했다.

 

“고객 여러분, 시스템 오류로 불편을 끼쳐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현재 폭설이 내리고 있으니 시스템이 복구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지금 귀가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냥 돌아가라는 소리에 고객들이 참았던 불만을 터뜨리려고 했다. 안내방송은 이어졌다.

 

“대신 물건 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구매하려던 물건은 그냥 가져가셔도 됩니다.”

 

홀푸드마켓 매장은 계산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때까지 30분 동안 고객이 구매하려던 제품의 값을 받지 않았다. 4000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런 조치를 내린 이유는 고객에게 불편을 끼치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결정을 홀푸드마켓 본사에 보고하지 않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내렸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가능할까.

 

홀푸드마켓의 창업자 존 매키(John Mackey)는 조직의 분리, 위임, 협력을 통해 혁신을 추구하고 기업과 사회가 상생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몸소 실천했다. 홀푸드마켓은 직원에게완전한 자율성을 부여하고하나의 꿈으로 응집한다. 340여 개의 매장은 본사의 승인, 허락을 받지 않고 신제품 판매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본사는 책임과 권한을 매장에 위임했다. 매장이 위치한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 제품 등의 판매는 장려된다. 채용 역시 경영자가 아니라 직원들이 직접 결정한다. 30∼90일의 수습기간으로 사원을 채용하고 수습기간을 마치면 팀원들이 투표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정식직원으로 채용된다. 경영자의 의견은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투명 경영과감한 복지제도도 주목된다. 홀푸드마켓에서는 직원들의 급여 수준이 모두 공개된다. 경영 투명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직원들은 서로 급여 수준을 알 수 있다. 회장 등 임원의 연봉은 직원 평균 연봉의 19배를 넘을 수 없다. 미국에서 홀푸드마켓과 비슷한 규모의 회사 CEO들이 받는 연봉은 직원 평균 연봉의 400∼500배에 달한다. 스톡옵션의 93%는 직원의 몫이다. 모든 직원에게는 1인당 약 3000달러 정도의 건강관리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매키 회장은 2007년에 앞으로 연봉을 1달러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매키 회장은 블로그에돈을 목적으로 일할 때는 지났다. 이제 일에서 보람을 얻을 때가 됐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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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진영

    서진영[email protected]

    - (현) 자의누리경영연구원(Centerworld Corp.) 대표
    - 최고경영자(CEO)를 위한 경영 서평 사이트(www.CWPC.org)운영 - OBS 경인TV ‘서진영 박사의 CEO와 책’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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